[23기 스프린트 1주차 후기] 이번엔 진짜 끝까지

[바이브코딩] 아이디어 한 줄에서 PRD·기능정의서까지 — "thxyou" 만든 이야기

소개

바이브코딩을 몇 번 시도했었는데 매번 중간에 흐지부지됐어요. 아이디어까지는 그럴싸하게 나오는데, 그걸 실제로 만들 수 있는 문서로 끝까지 좁혀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이번엔 "이번엔 진짜 끝까지 간다"는 마음으로, 아이디어 단계부터 PRD·기능정의서 작성까지 AI와 대화로만 밀어붙여봤습니다.

원래 목표는 거창하지 않았어요. "바탕화면에 캘린더가 있으면 좋겠다" 수준의 사소한 B2C 서비스 아이디어를 뽑아보자는 데서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대화를 이어가다 보니 방향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처음엔 그냥 아이디어 브레인스토밍이었는데, "감사일기"라는 흔한 아이템을 붙잡고 계속 파고들다 보니 어느새 커플 앱 하나의 PRD와 기능 정의서가 완성되어 있더라고요.

진행 방법

사용 도구: Claude 단일 도구. 별도 툴 없이 대화만으로 아이디어 발산 → 수렴 → 문서화까지 진행했습니다.

1단계 — 아이디어 발산 (재미없는 답 걷어내기)

처음엔 뻔한 B2C 유틸리티 아이디어(캘린더 위젯, 점심 메뉴 추천 같은 것들)를 물어봤는데, 나오는 답이 다 어디서 본 것 같은 뻔한 것들이었어요. 그래서 이렇게 다시 물었습니다.

프롬프트: "재미없어. 다른 획기적인 거"

이 한 줄이 대화의 톤을 완전히 바꿨어요. Claude가 "퇴사 시뮬레이터", "냉장고 임종 알림" 같은 바이럴성 아이디어들을 내놓기 시작했고, 그중 하나(냉장고 임종 알림)를 붙잡고 "이거 수익화 될까?"를 물으면서 아이디어를 실제로 검증하는 단계로 넘어갔습니다.

2단계 — 감사일기로 방향 전환, 그리고 리텐션 문제 정면돌파

수익화 관점에서 아이디어들을 추리다가 "감사일기를 수익화하고 싶은데, 기록이 귀찮아서 중간에 이탈하는 문제를 어떻게 풀까"로 질문을 좁혔어요. 처음 나온 답들(카톡봇 알림, 챌린저스식 보증금 챌린지, AI 회고 리포트)이 다 괜찮긴 한데 어디서 본 듯한 정석 플레이북이라, 이렇게 다시 밀어붙였습니다.

프롬프트: "너무 뻔하고 흔한 접근이다"

이 피드백 덕분에 Claude가 접근 자체를 바꿨어요. "매일/혼자/글로/일기장에"라는 감사일기의 네 가지 전제를 하나씩 부수는 방식으로 재접근했고, 그중 "혼자"를 부순 아이디어 — "남이 나 대신 써주는 감사일기" — 를 제가 골랐습니다.

3단계 — 컨셉을 한 번 더 비틀기: "훔쳐보기"

편지처럼 서로에게 감사를 보내는 컨셉으로 다듬다가, 제가 최종적으로 컨셉을 한 번 더 비틀었어요.

제가 제시한 방향: "감사일기 훔쳐보기라는 컨셉으로 가려고해. 편지지를 꾸미는게 아닌, 일기장을 꾸미는 걸로 가야해"

편지를 주고받는 게 아니라, 각자 자기 일기를 쓰고 상대가 몰래 훔쳐본다는 구조로 바뀐 거예요. 이 한 번의 방향 전환으로 "쓰면 열쇠가 생기고, 그 열쇠로 상대 일기를 열어본다"는 코어 루프가 나왔고, 여기서부터는 이 컨셉을 기준으로 리텐션 설계, 경쟁사 리서치, 서비스명 브레인스토밍까지 죽 이어졌습니다.

4단계 — PRD로 문서화, 그리고 반복 수정

여기서부터는 문서 작업이었어요. 뼈대만 대충 잡아서 던지고 채워달라고 했습니다.

프롬프트 (뼈대 제공 후): "이 뼈대를 기반으로 PRD를 구체화해서 작성해줘. 대충 적은 거라 내가 놓치는 부분있으면 고려해서 작성해서 줘"

이후로는 실사용을 염두에 두고 정책을 계속 수정했어요. 예를 들면:

"열쇠를 포인트로 구매해서 열람하는 구조도 추가할거야." "상대방 조르기는 무한 기능이고 5회 조르고 이후 조르면 광고시청으로 바로 넘어감" "부활하기 기능(확장) / 기억메모리 / 일기 템플릿(확장)..."

한 번에 다 쏟아내지 않고, 기능이 하나씩 떠오를 때마다 던지면서 PRD를 v0.1 → v0.2 → v0.3으로 계속 갱신했습니다.

마지막엔 PRD를 실제 개발 단위로 쪼개는 작업도 요청했습니다.

프롬프트: "당신은 10년 이상의 경험을 가진 Senior Product Manager입니다. PRD v0.2를 분석하여 핵심 기능 정의서를 작성해주세요. PRD의 요구사항을 그대로 나열하지 말고, 개발 및 디자인 관점에서 구현 가능한 기능 단위로 재구성합니다. 중복되는 기능은 하나로 통합합니다..."

결과와 배운 점

최종 산출물: 아이디어 브레인스토밍 대화 → 컨셉 확정 → PRD v0.1~v0.3 → 기능 정의서(전체/MVP) 까지, 문서 세트 하나가 완성됐습니다. 예전 같으면 아이디어만 붕 떠 있다가 흐지부지됐을 텐데, 이번엔 실제로 "다음에 뭘 개발해야 하는지"까지 손에 잡히는 상태로 남았어요.

한국어 텍스트가 적힌 ��모바일 앱

배운 점 · 꿀팁

  • 컨셉은 내가 정하고, 확장은 맡긴다. "훔쳐보기"라는 핵심 전환은 제가 직접 던진 아이디어였어요. 그 이후 파생되는 디테일은 Claude가 채웠고요. 이 분업이 잘 맞았습니다 — AI에게 처음부터 전부 맡기기보다, 결정적인 방향 전환은 제가 하고 나머지 뎁스는 위임하는 방식이요.

  • 문서는 한 번에 완성하지 말고 버전을 올려가며 키운다. PRD를 처음부터 완벽하게 쓰려고 하지 않고, 뼈대만 던진 뒤 기능이 생각날 때마다 하나씩 추가 요청해서 v0.1 → v0.3으로 키웠어요. 그리고 매번 "이전 버전과 모순되는 부분 없는지 검증해줘"를 시켰더니, 제가 놓친 정책 충돌을 잡아주더라고요.

    한국 달력 앱의 스크린샷

도움이 필요한 부분

  • PRD·기능정의서까지는 왔는데, 이제 실제 개발로 넘어가야 하는 단계라 여기서부터는 개발 리소스가 필요합니다. 특히 MVP에서도 뺀 "웹 보상형 광고" 구현 방식처럼 기술 검증이 필요한 부분들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민 중이에요.

앞으로의 계획

  1. MVP 스코프로 먼저 웹에서 빠르게 만들어서 지인 커플 10~20쌍에게 클로즈드 베타를 돌려볼 계획입니다.

  2. "주간 작성률"과 "열쇠 사용률" 두 지표로 코어 루프를 먼저 검증하고,

  3. 검증되면 템플릿 확장·스트릭·부활·마음 지도·책 출판까지 이어지는 v1.x로 확장할 예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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