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 한 줄로 전셋집 위험을 진단하는 AI 만들기 — jeonse-guard
GPTers 23기 1 주차 케이스 스터디.
결과물: https://github.com/Pakkoc/jeonse-guard (오픈소스, 무료)
1. 왜 만들었나
주변에 전세사기를 당한 친구가 있습니다. 보증금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전 재산에 가까운 돈인데, 그 큰돈이 걸린 계약을 우리는 의외로 "부동산에서 괜찮다고 하니까"라는 말에 기대어 진행합니다. 친구의 일을 지켜보며 알게 된 것이 하나 있습니다. 사고가 난 뒤에 되짚어보면, 계약 전에 확인할 수 있었던 신호들이 분명히 있었다는 것입니다.
전세 계약 전에 확인해야 할 정보들은 사실 전부 공개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그것이 여러 사이트에 흩어져 있고, 용어가 어렵고, 뭘 봐야 하는지조차 모른다는 것입니다.
이 보증금이 집값에 비해 적정한가? →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
이 건물이 서류상 진짜 '주택'인가? → 건축물대장 (정부24)
근저당은? 선순위 보증금은? → 등기부등본, 전입세대 열람...
부동산을 잘 모르는 사람이 이걸 다 챙기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미리 확인만 제대로 해도 막을 수 있는 일이라면, 그 확인을 AI가 대신해주면 어떨까?" 주소 한 줄만 넣으면 공공데이터를 교차 조회해서 30초 만에 안전진단 리포트를 만들어주는 도구 — jeonse-guard는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2. 무엇을 만들었나 — jeonse-guard
jeonse-guard(전세 지킴이) 는 두 가지 일을 합니다.
① 계약 전 — 원샷 안전진단
주소(+보증금)를 넣으면 이런 것을 자동으로 확인합니다.
확인 항목
쉬운 설명
전세가율
보증금 ÷ 집의 실제 매매가. 80%를 넘으면 집이 경매로 팔려도 보증금을 다 못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깡통전세" 신호입니다.
근생빌라 여부
건축물대장의 용도가 "주택"이 아니라 "근린생활시설"(상가)인 건물. 겉보기엔 빌라인데 서류상 상가라서 전세보증보험 가입이 안 되고 대출도 막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직접 확인 체크리스트
자동 조회가 불가능한 것들(등기부 근저당, 선순 위 보증금, 전입세대, 임대인 세금완납)은 정직하게 "직접 확인하세요"라고 목록으로 알려줍니다.
실제로 데모 주소를 진단해보니 재미있는 일이 있었습니다. 서울 마포구의 한 주소는 전세가율이 24.4%로 아주 낮아 겉보기엔 문제가 없었는데, 건축물대장을 떼보니 주용도가 "제1종근린생활시설" 로 나왔습니다. 아파트 단지 바로 옆의 근생 건물이었던 거죠. "대장까지 확인해야 하는 이유"를 도구가 스스로 증명한 셈입니다.
한 가지 중요한 설계 원칙이 있습니다. 이 도구는 절대 "안전합니다"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사실(수치와 출처) + 검토 신호(근거가 있을 때만) + 체크리스트만 보여줍니다. 전세사기 도구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잘못된 안심이기 때문입니다. 리포트 맨 아래에는 항상 "이 리포트는 참고 자료이며 계약 판단의 근거가 아닙니다"라는 면책이 붙습니다.
② 계약 후 — 보증금 워치독
계약을 했다고 끝이 아닙니다. 내 전셋집 정보를 등록해두면 매일 아침 7시에 GitHub의 무료 서버(GitHub Actions)가 알아서 같은 진단을 다시 돌립니다. 그리고 어제 결과와 비교해서:
우리 단지에 새 매매 실거래가 등장했는지 (시세가 움직이는 신호)
전세가율이 80% 경계를 넘었는지 (집값 하락으로 내 보증금이 위험해지는 신호)
건축물대장이 바뀌었는지 (위반건축물 등재 등)
변화가 있을 때만 GitHub Issue로 알림을 보냅니다. 아무 일 없으면 조용히 기록만 남깁니다. 내 컴퓨터를 켜둘 필요도 없 습니다.
3. 하네스는 어떻게 굴러가나
두 개의 자동 루프
진단 파이프라인 (원샷)
주소 입력
→ ① 카카오 지오코딩으로 주소 확정 (법정동 코드·지번)
→ ② 국토부 매매 실거래 12개월 수집
→ ③ 국토부 전월세 실거래 12개월 수집
→ ④ 전세가율 계산 (내 단지·면적대만 골라서)
→ ⑤ 건축물대장 표제부 확인 (근생 감지)
→ ⑥ 검토 신호 평가 → 리포트 발행
핵심 설계는 "실패 강등" 입니다. 어느 한 단계가 실패해도(예: 건축물대장 API 오류) 전체가 죽지 않고, 그 항목만 "확인 불가 + 사유"로 표기한 채 나머지로 리포트를 완성합니다. 자동화가 오래 굴러가려면 부분 실패를 견디는 구조가 필수입니다.
워치독 루프 (매일)
GitHub Actions cron (매일 07:00)
→ 등록된 주소 재진단
→ 어제 스냅샷과 비교(diff)
→ 변화 있음 → GitHub Issue 생성 (이메일 알림)
→ 변화 없음 → 스냅샷만 갱신
→ 결과를 저장소에 자동 커밋 (레포가 매일 스스로 갱신됨)
사용한 k-skill 스킬
스킬
하는 일
로그인/키
real-estate-search
국토교통부 매매·전월세 실거래가 조회
불필요
building-register-search
건축물대장 표제부 (주용도·층수·사용승인일)
불필요*
kakao-map (지오코딩)
주소 → 법정동 코드·지번 변환
불필요
전부 k-skill-proxy라는 공용 서버를 경유하기 때문에 사용자는 API 키를 발급받거나 로그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건축물대장만 공공데이터포털 무료 키가 있으면 더 안정적으로 동작합니다 — 3분이면 발 급됩니다.)
설계 철학은 k-skill의 biz-health-check(사업자 실사 스킬)에서 배웠습니다. 점수·등급 없이 사실만 나열하는 것, 실패한 항목만 강등하는 것 — 이 두 원칙을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만드는 과정 — 구현과 검증도 AI가 했습니다
사람이 한 일은 방향 결정과 검수뿐이고, 조사·구현·검증은 AI 에이전트들이 병렬로 했습니다.
계약서 먼저: 코드보다 설계 계약서(CONTRACTS.md)를 먼저 작성 — 모듈 5개의 입출력과 금지사항을 못 박았습니다
병렬 구현: AI 5개가 계약서만 보고 모듈 5개를 동시에 구현
적대적 리뷰: 각 모듈이 완성되는 즉시 다른 AI가 "이 코드를 믿지 말고 결함을 찾아라" 라는 지시로 검증 — 실제로 심각한 결함 4건을 찾아 그 자리에서 고쳤습니다 (감시 기준선이 파괴돼 오탐이 폭주하는 버그, CI가 실패를 숨기는 버그 등)
정직성 검증: 완성 후에도 실사용 중 "같은 조건인데 표본 수가 달라지는" 현상을 발견 → 데이터 수집이 부분 실패하면 리포트에 "12개월 중 7개월만 수집"이라고 표기하도록 패치
사람이 한 일은 방향 결정과 검수뿐이고, 조사·구현·검증은 AI가 했습니다. 테스트 76개가 전부 통과된 상태로 하루 만에 GitHub 공개까지 갔습니다.
4. 사용 방법 — 셋 중 편한 걸로
방법 1. AI에게 말로 시키기 (가장 쉬움)
Claude Code를 쓴다면 두 줄로 설치됩니다:
/plugin marketplace add Pakkoc/jeonse-guard
/plugin install jeonse-guard@jeonse-guard
그다음엔 그냥 말하면 됩니다:
"성산시영 아파트 50㎡ 전세 3억에 들어가려는데 괜찮은지 봐줘. 주소는 서울 마포구 성산동 200-1이야"
AI가 도구 설치부터 진단, 결과 해석까지 알아서 해줍니다.
방법 2. 브라우저만으로 (설치 없음)
https://github.com/Pakkoc/jeonse-guard 에서 Fork 버튼 클릭
내 저장소의 Actions 탭에서 워크플로 활성화
scan워크플로 → Run workflow → 주소와 보증금 입력1분 뒤 결과 화면에서 리포트 확인
계약 후 감시(워치독)까지 쓰려면 watchlist.toml 파일에 내 집 주소를 적어두기만 하면, 매일 아침 자동으로 돌고 변화가 있으면 이메일(Issue 알림)이 옵니다.
방법 3. 터미널 (개발자용)
pip install git+https://github.com/Pakkoc/jeonse-guard.git
jeonse-guard sc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