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줄 요약
주말 1시간, AI(Claude Code)와 함께 흩어져 있던 내 업무 시스템을 1개월짜리 6단계 로드맵으로 통째로 설계했다. 코드 한 줄 없이 디자인만.
바쁘시면 이것만 읽어도 돼요:
AI 도구로 한 일 → "내 업무 OS" 아키텍처 설계 (코딩 X, 설계 O)
한 일의 본질 → 막연한 "누락 불안"을 그물망 4종으로 구조화
가장 인상적인 순간 → AI가 추상적인 한 마디를 19개 결정으로 풀어준 진행 방식
시간 → 약 1시간, 결정사항 19개 확정, 디자인 문서 1건 + 로드맵 완성
결정 → 매일 밤 그물망 4종 + 한국어 짧은 명령어 11종 + 외부 시스템 연결 패턴
핵심 팁 → 추상적 요청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그대로 던져봐라. AI가 선택지로 풀어준다.
🎯 이런 분들께 도움돼요
동시 진행 업무가 많아서 직관에 의존해 점검하는 분
"AI로 본인 업무 시스템 만들고 싶은데 어디서 시작할지 모르겠는" 비개발자
AI 활용 = 코딩만 떠올렸던 사람
😫 문제 상황 (Before)
매주 진행 중 안건을 점검할 때마다 같은 불안이 있었다.
"이번 주에 어떤 안건을 빠뜨리고 있는 걸까?"
엑셀로 관리하면 매번 갱신이 안 되고, 다음에 뭘 해야 할지 적혀 있지도 않다. 결국 머릿속의 직관에 의존해 점검하는데, 그게 항상 모든 걸 다 잡아주지 않는다는 걸 안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 AI 도구는 이미 단편적으로 잘 쓰고 있었다는 점이다. 통화/회의 녹취 → 자동 회의록 생성, 일지 자동 정리, 매일 밤 8시에 돌아가는 자동 정리 루틴. 각각은 잘 굴러가는데, 정작 "모든 진행 안건의 현재 상태를 한곳에서 보는 통합 시스템"이 없었다.
이번 주말, 더 이상 미루지 말고 한 번에 정리해보기로 했다.
🛠️ 사용한 도구
도구: Claude Code (CLI 형태의 AI 코딩 도구)
모델: Claude Opus 4.7
활용 방식: 코딩이 아니라 설계(브레인스토밍 + 디자인 문서 작성) 용도. AI 에이전트의 스킬 시스템(superpowers:brainstorming) 활용.
🔧 작업 과정
시작 — 추상적인 한 마디로 던졌다
처음에 한 말은 이거였다.
그동안 나와 AI의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나한테 필요한 아키텍처 설계를 할건데, 만약 개인적인 대화가 많이 섞여있다면 개인적인 대화는 제외하고 나에게 OS구조 제안해줘
"OS구조"라고 던졌는데, 솔직히 나도 정확히 뭘 원하는지 모호했다. 운영체제(OS) 같은 시스템 구조? AI 어시스턴트의 구조? 둘 다 합친 것?
그런데 AI가 추측해서 멋대로 가지 않고, 첫 번째로 한 일이 선택지 3개로 의미를 명확히 물어본 것이었다.
본인의 업무 OS — 영업 사이클을 시스템화
AI 어시스턴트 OS — 흩어진 AI 기능을 통합
본인 + AI 협업 OS — 둘이 함께 일하는 체계 전체 (가장 야심찬 범위)
3번 골랐다. 가장 큰 범위지만 어차피 둘이 같이 일하니까 통합 체계가 맞았다.
이 순간 깨달았다. 추상적 요청을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되는구나. AI가 알아서 선택지로 정리해주니까, 내가 처음부터 완벽하게 가져올 필요가 없다.
"막연한 불안"이 4종 그물망으로 분류된 순간
설계 들어가기 전에 AI가 또 물었다.
영업 사이클에서 어떤 종류의 "누락"이 가장 아프고 잦아?
선택지 4개:
미팅 후속 (회의록·액션아이템 정리 누락)
응답 대기 고객 (견적·제안·메일 회신 기다리다 놓침)
백오피스 사슬 (계약 → 세금계산서 → 수금)
단계 정체 (디스커버리에서 한 달째 안 움직이는 안건)
이 순간이 이번 세션에서 머리에 가장 오래 남은 장면이다.
나는 그동안 "누락 불안"이라는 한 덩어리 감정으로만 갖고 있었는데, AI가 4개로 갈라놓으니 '아, 이렇게 잡으면 되는구나' 싶었다.
4개 다 골랐다. 모두 신경 쓰는 누락이었으니까. AI는 곧 각 누락마다 매일 밤 던지는 "그물망 4종"을 설계해줬다. 응답 대기 임계치도 단계별로 다르게 (제안 답변 5일 / 입찰 7일 / 협상 10일).
여기서 진짜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이 4종 분류가 시스템 만들어지기도 전에 이미 머릿속에 이름이 붙은 것이다. 다음에 안건 점검할 때 "이 건은 N1(응답대기)이네", "저건 N3(백오피스)야" 같이 생각이 자동 분류되기 시작했다.
시스템 운영 시작 전부터 디자인 자체가 사고의 틀을 바꿔준 것이다. 이건 예상 못한 보너스였다.
큰 그림 — AI 추천을 신뢰하고 받았다
다음으로 AI가 OS의 전체 구조 3가지 옵션을 텍스트 도표로 제시했다.
옵션 A: 보관함 안에서 모든 걸 해결 하는 자족형
옵션 B: 보관함을 중심에 두고 외부 시스템(메일/사내 위키 등)을 연결하는 형태 ⭐ AI 추천
옵션 C: 들어오는 이벤트가 자동으로 분류·처리되는 형태
AI는 명확히 옵션 B를 추천했다. 근거 4가지 — "누락 방지" 목적에 가장 본질적, 기존 자산 흡수 잘됨, 외부 연결을 분리해서 안정성 좋음, C는 매력적이지만 자동 분류 정확도 검증 전엔 위험.
나는 그대로 받았다. 모든 의사결정을 본인이 다 짊어져야 한다는 압박을 버리는 게 협업의 핵심이다. AI가 근거와 함께 추천하면 받아들이고, 거기서 디자인을 더 구체화하는 게 훨씬 빠르다.
5개 섹션, 1시간, 19개 결정
이후 약 1시간 동안, AI가 디자인을 5개 섹션으로 나눠서 차례차례 제시했다.
§1 전체 아키텍처 — 5계층 + 메모리를 별도 횡단 영역으로
§2 데이터 양식 — 고객 카드 / 프로젝트 카드 / 회의록의 메타 정보 구조
§3 자동화 그물망 — 4종 그물망 + 임계치 + 짧은 명령어 11종
§4 외부 연결 — 사내 위키 직접 연결 + 메일은 안전한 패턴부터
§5 이행 로드맵 — 6단계 1개월 계획
각 섹션마다 흐름은 똑같았다:
AI가 도표·예시·고려사항 제시
↓
내가 짧은 응답 (`1. 동의 / 2. 분리 좋음 / 3. 위하고는 빼자`)
↓
AI가 응답 반영 + 다음 섹션 진행
나는 거의 클릭만 했다. 그런데도 1시간 후, 11개 섹션과 결정사항 19개가 담긴 디자인 문서 한 편이 완성됐다.
"제안 모드" 원칙 — 자동화에 통제권 유지
자동화 그물망을 설계할 때 한 가지 원칙을 분명히 정했다.
AI가 자동으로 일을 처리하지 않는다. 그물망이 잡은 건 일일 보고서에 띄우고, 내가 짧은 명령(
/계약체결,/검수완료,/수금완료등 한국어 명명)으로 확정한다.
이 결정이 마음에 들었다. 자동화는 원하지만 통제권은 놓치고 싶지 않다. 오분류로 영업 단계가 자동으로 바뀌어버리면 사고다. "제안 모드"는 자동화와 통제감의 균형 점이다. 이걸 처음부터 못 박아 두는 게 장기 운영에 중요하다.
끝맺음 — AI가 스스로 자기 문서를 다시 검토했다
마지막으로 AI가 본인이 쓴 디자인 문서를 다시 훑어보더니 두 군데 모호한 표현을 발견해서 스스로 수정했다.
자가검토 결과 두 군데 약간 모호한 게 보여 수정할게:
/계약체결명령 — "backflow 초기화"가 모호. 명확히 "stage 07 진입 + 계약 완료 표시, 나머지는 대기 상태 초기화"로 수정.
/Confluence발행— 다른 명령(/녹취처리)에 이미 통합됨이라 중복. 카탈로그에서 제거.
이건 내가 시키지 않은 일이었다. AI 스스로 결과물의 품질을 한 단계 더 올린 것이다. 좋은 협업 도구는 시키는 것만 하지 않는다는 걸 느꼈다.
✅ 결과 (After)
Before vs After
항목
Before
After (시스템 운영 시작 후 예상)
안건 점검 방식
매주 직관 의존
매일 일일 보고서에 4종 그물망 결과 자동 표시
누락 불안
막연한 한 덩어리 감정
4종(응답대기·단계정체·백오피스·미팅후속)으로 이름이 붙음
자동화 시스템
단편적 (녹취/일지/야간루틴)
통합 5계층 아키텍처
다음 행동의 명확성
불명확
1개월 6단계 로드맵
의사결정 기록
없음
디자인 문서 + 작업 로그가 글로 남음
즉시 얻은 결과물
디자인 문서 1건 (11개 섹션, 결정사항 19개 요약 테이블 포함)
DEVLOG 1건 (12개 작업 단계 + 산출물 정리)
1개월 6단계 실행 로드맵
예상하지 못한 보너스
시스템을 만들기도 전에 사고의 틀이 바뀌었다. 4종 누락이 머릿속에서 이미 이름이 붙어서, 점검할 때 "이 건은 N1이네" 같이 자동 분류되기 시작했다. 디자인 자체가 보상이었다.
💬 이 과정에서 배운 AI 활용 팁
효과적이었던 것
추상적인 요청을 부끄러워하지 않기
"OS구조 제안해줘" 같이 본인도 모호한 한 마디로 시작해도 괜찮다. AI가 선택지로 풀어준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정리하려고 시간 쓰지 마라.AI 추천을 적극 받아들이기
"옵션 A·B·C 중 B 추천 + 이유 4가지" 같이 AI가 근거와 함께 추천하면 그대로 받고 다음으로 넘어가는 게 훨씬 빠르다. 모든 의사결정을 본인이 다 짊어질 필요 없다.자동화는 "제안 모드"로 설계
AI가 자동으로 처리하는 게 아니라, 제안만 하고 사람이 확정하는 구조. 통제감이 유지되어야 장기로 안심하고 쓴다.선택지 형식으로 한 번에 하나씩
AI 에게 선택지 형식으로 한 번에 하나씩 물어달라고 미리 요청해라. 19개 결정을 1시간에 끝낸 비결.
이렇게 하면 안 돼요
추상적 요청을 다 정리해서 와야 한다는 부담
처음부터 완벽한 요구사항을 가져올 필요 없다. 모호한 채로 던지고, AI가 선택지로 명확화하는 게 더 빠르다.AI에게 모든 걸 자동 처리하게 두기
특히 업무의 핵심 데이터(고객 단계, 백오피스 상태 등)에 대해서는 "제안만, 확정은 사람"이 원칙. 오작동 시 복구 비용이 큰 영역엔 절대 자동 처리 금지.
🌍 다른 업무에 적용한다면?
이 패턴은 영업뿐 아니라 "여러 안건이 단계별로 진행되는 모든 일" 에 적용 가능하다.
채용 담당자 — 후보자별 진행 단계 (스크리닝/1차/2차/처우/입사)
제품 PM — 기능별 단계 (백로그/디자인/개발/QA/출시)
컨설팅 매니저 — 클라이언트별 프로젝트 단계
콘텐츠 크리에이터 — 기획·촬영·편집·발행 단계
학원 운영 — 학생별 등록·결제·진도·종료
핵심은 단계가 명확하게 정의되고, 단계별로 빠뜨리면 손실인 작업이 있는 일이다.
🚀 앞으로의 계획
이번 주에 바로 Phase 0과 Phase 1을 시작할 예정이다. 폴더·시스템 파일 구조만 잡고, 진행 중 안건 1~2건만 새 양식에 시드로 넣어보면서 그물망이 실제로 쓸 만한지 작게 검 증하려고 한다.
한 번에 다 적용하지 않는 이유는 — 새 시스템에 익숙해질 시간을 주고, 그물망 임계치(5/7/10일)가 적절한지 작은 샘플로 먼저 확인하기 위해서.
3개월 후에는 메일 자동 폴링·결재 시스템 자동 연동까지 단계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 재사용 가능한 프롬프트
프롬프트 1: AI에게 본인 업무 OS 설계 요청
그동안 나와 AI의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나한테 필요한 아키텍처 설계를 할 건데, 만약 개인적인 대화가 많이 섞여있다면 개인적인 대화는 제외하고 나에게 [원하는 결과물]을 제안해줘.
단, 진행 방식은 다음을 지켜줘:
한 번에 하나씩 선택지(3-4개)로 물어볼 것
트레이드오프와 함께 보여줄 것
너의 추천 옵션을 이유와 함께 제시할 것
각 디자인 섹션이 끝날 때마다 동의 확인할 것
프롬프트 2: 직관에 의존하는 누락을 구조화
내 업무에서 "막연한 누락 불안"이 있어. 다음 정보를 바탕으로 누락이 일어날 수 있는 종류를 명확히 분류해주고, 각각에 매일 던질 수 있는 검출 룰을 설계해줘:
내 업무 영역: [예: 영업/PM/채용]
단계별 흐름: [단계 1 → 단계 2 → ...]
단계별로 자주 일어나는 누락 유형: [있다면 자유롭게]
룰은 자동 실행이 아니라 "제안 모드" 로 설계해줘. 사람이 확정하는 구조여야 해.
프롬프트 3: 디자인 문서 자가검토 요청
방금 작성한 디자인 문서를 다시 훑어봐줘:
모호한 표현 또는 두 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
섹션 간 모순
빠진 결정사항(TBD 등)
단일 구현 계획으로 갈 수 있을 만큼 스코프가 응집되어 있는지
발견하면 그 자리에서 수정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