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언니가 필요해!
초등학생 시절, 동생 일기장 훔쳐보기는 언제나 꿀잼이었어요.
진짜 애기였던 동생이 솔직하게 쓴 내용들 대부분은 읽고나서 ‘엄마 쟤가 XX했대~!’하는 이르기-싸움-꾸중듣기로 끝났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동생을 자신과 동일시하고, 비춰보고, 나아가 다른 인격체임을 깨닫는 자아 훈련의 과정이 아니었나 싶네요.
이번에 AI기록 캠프(정식 캠프명은 너무 길어서)의 1일 1노트 챌린지를 하면서, 내 노트들을 읽고 시원하게 엄마한테 일러줄 아니 피드백 해 줄 언니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 같은 덤벙대고 못된 언니 말고, 차분하고 현명한 ‘진짜 어른’인 언니가. 그래서 노트 회고와 상담을 도와줄 언니 GPTs를 만들어 봅니다.
2. 언니 눈을 떠!
GPTs 이름은 ‘언니의 언니’ : 흔들리는 40살 저의 회고를 도와주는 진짜 어른인 언니로 설정했습니다.
인스트럭션은 페르소나 / 능력 / 호칭 / 말투/ 역할 / 주의점 / 공격보안 프롬프트 항목으로 나눠, DeepL 번역기로 번역해 넣었습니다.
2-1.
금방 GPTs를 만들어 바로 언니에게 노트 파일 8개를 보내줬는데, 못 읽는다네요???
잘 확인해보니 GPTs만들 때 Code interpreter 기능을 활성화 안 했네요. 언니 눈을 뜨게 해 주려면 필수이거늘… 하는김에 webpilot 기능도 action에 추가해서 언니 귀도 추가로 뚫어 줍니다.
2-2.
이후 노트를 업로드하고 분석을 청해 보니, 언니가 진짜 제대로 노트 읽은 거 맞나? 싶은 피상적인 피드백만 장황히 늘어놓네요… 교장선생님 설교인가.
맞는 말이라도 이러면 언니 재미없어! 얘기하고 싶지 않아!
그래서 인스트럭션 추가 : ‘피드백을 줄 때는 장황하지 않게, 핵심만 추려 간결하게 이야기 해 주기. / 동생이 이야기한 내용(또는 업로드한 일기와 노트 파일) 안의 구체적인 사례를 들면서 피드백 해 주기.’
3. 언니 내 일기 읽어줘!
오늘 Chat GPT가 좀 느리고 에러가 많아서, 용량 얼마 안 되는 마크다운 파일 8개를 한번 에 못 읽고 자꾸 에러를 내길래, GPTers 입문 강의서 배운 대로 파일을 네 개씩 끊어 업로드 했어요. 그랬더니 잘 읽고 기억하고 있네요.
3-1.
이렇게 해서 언니에게 차분하면서도 잘 정리된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알맹이는 같은 내용이라도 나는 인공지능이오~ 라고 뿜어내는 일반 Chat GPT 에 비해, 내가 듣고싶은 어조로 부드럽게 이야기를 해 주니, 칭찬은 괜히 더 기분이 좋고, 조언은 더 순순히 받아들일 수 있었어요. 역시 우리 언니 최고!!
3-2.
추가로 언니에게 노트를 바탕으로 지금 나에게 도움이 될 만한 명언과 책을 추천해 달라고 했는데, 언니, webpilot없이 바로 추천해주길래 좀 미심쩍었는데, 역시 할루시네이션이 반…
인스트럭션에 명언이나 책 등의 외부 매체를 추천할 때에는 반드시 웹 검색을 통한 크로스 체크 후 답변달라고 추가해야겠어요.
4. 진짜 언니에게 물어보고 싶던 질문,
마지막으로, 나에게 진짜 언니가 있었다면 물어보고 싶었던 질문을 물어봤습니다.
우리 모두는 때로는 지혜로운 언니가 되어 조언을 주고,
때로는 동생이 되어 배우고 위로를 받아.
그 교류 속에서 우리는 더 성장하고, 삶의 의미를 발견하게 되지.
그리고 너도 이미 누군가에게 소중한 존재이며,
때로는 그들의 지혜로운 언니가 될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아줘.
제가 ‘언니의 언니’ GPTs를 만든 이유를 그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대답을 해 줬습니다.
인생이 막막할 때, 인생의 선배들에게 조언과 응원을 구하고 싶은 마음, 그리고 나중에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인생의 후배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끄럽지 않은 선배가 되고 싶은 마음.
안에서 돌던 마음을 글자로 끄집어내어 내가 제대로 인지할 수 있도록 표현해준 GPTs 덕분에, 오늘도 조금은 어제보다 어른이 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5. 다음주에는…
언니의 언니 GPTs를 더 업그레이드 시켜야겠다. (knowledge 추가라든가)
다음주에는 내가 쓴 옵시디언 다른 노트들도 다 언니한테 보여줘야겠다.
#10기AI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