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는 있는데 그 얘기를 책으로 만드는 게 더 오래 걸리고 있다. ㅠㅠ
솔직히 고백하면, CPPG는 벼락치기로 붙었습니다. 시험 일주일 전에 교재를 처음 폈고, 정독으로는 답이 없다고 판단해서 그냥 AI한테 요약시키고 문제 뽑아서 풀고 틀리면 다시 묻는 걸 반복했어요. 그렇게 붙었습니다.
그 경험을 전자책으로 내보자는 게 이번 스터디 과제고, 2주차는 '초고 쓰기'입니다.
그 얘기를 책으로 옮기는 게 더 막막했습니다.. 자료는 넘쳐났거 든요. 그때 Claude랑 주고받은 대화 로그가 통째로 남아 있으니까. 문제는 그게 '대화'지 '글'이 아니라는 거였습니다. 질문-답변-또 질문… 이걸 누가 책이라고 읽겠어요.
원고 폴더를 다시 열었더니 전부 빈 껍데기였다
1주차에 목차 짜고 원고 폴더에 장별 파일을 만들어는 뒀습니다. 딱 거기까지. 파일을 열어보니 전부 "2주차에 씀"이라고 한 줄씩만 적혀 있더라고요. 과거의 제가 미래의 저한테 떠넘긴 거죠.
게다가 일주일이 지나서, 지난주에 내가 뭘 어디까지 했는지도 가물가물했습니다. 이걸 AI한테 처음부터 다시 설명할 생각을 하니 벌써 지쳤어요.
그래서 그냥 설명을 안 했습니다. 대신 지난주에 남겨둔 작업 일지(DEVLOG)를 읽으라고 던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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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스터디 프로젝트야. DEVLOG랑 기획안 읽고 어디까지 됐는지 파악한 다음 이어서 하자.이게 통했습니다. Claude Code가 일지랑 기획안을 읽더니 "1주차 끝났고, 원고 7개는 뼈대만 있고, 지금 할 건 2주차 초고네요"라고 자기가 정리하더라고요. 심지어 2주차 튜토리얼 페이지까지 찾아 읽고 "장당 5천~7천 자, 톤 유지, 70% 되면 다음 장으로" 같은 조건을 제가 안 알려줬는데 먼저 챙겼습니다.
지난주에 귀찮아도 일지 남겨둔 나한테 고마웠어요. 이번 주 나를 살렸습니다.
대화 로그가 어쩌다 '책'이 됐나
핵심 작업은 서론부터 결론까지 7개 파일을 채우는 거였는데, 저는 사실 별 기대 안 했어요. 로그를 예쁘게 정리해주는 정도겠거니 했죠.
근데 결과물을 보니 제 로그에 없던 게 붙어 있었습니다.
서론이 "시험 일주일 전, 교재 두께 보고 아 이건 다 못 읽는다 싶었던 그 밤" 장면으로 시작하더라고요. 저는 그런 감정을 로그에 쓴 적이 없는데.
각 장마다 "똑같이 일주일 남은 두 사람이, 한 명은 정독하고 한 명은 문제부터 푼다" 식의 비교 장면이 들어갔고요.
그때 제가 실제로 쓴 프롬프트("5지선다, 함정 섞어서, 실제 난이도로")가 예시로 박혔습니다.
기획안에 "합격 수기 실용서, 강의체"라고 방향을 적어둔 게 컸던 것 같아요. 자료에 없는 부분은 그 '역할'에 맞게 알아서 살을 붙이더라고요.
그리고 이게 제일 좋았는데 —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한 문장이 생겼습니다.
다 이해하려 하지 마라. 합격할 만큼만. 읽지 말 고 풀어라.
이건 제가 시험 끝나고 실제로 느낀 거예요. 그게 서론에 깔리고, 각 장에서 반복되고, 결론에서 다시 회수되는 구조로 짜였습니다. 로그를 흩어놓고 볼 땐 안 보이던 '흐름'이 이때 생겼어요.
장 순서는 제 실제 공부 순서 그대로 갔습니다. 배점 보고 시간 배분한 얘기(1장) → 개념 요약·법령 표로 압축(2장) → 예상문제 뽑기(3장) → 오답 다시 묻고 다시 풀기(4장) → AI가 조문 틀린 거 교재로 잡은 얘기(5장).
문제는 오류가 그대로 옮겨왔을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AI가 알아서 '보강'한 부분에 숫자가 껴 있으면 더 의심해야 하고요. 그래서 3주차 퇴고 때 법령 수치·조문은 전부 최신 원문이랑 대조하는 걸 1순위로 잡아놨습니다.
한 줄로 정리하면: 초고는 AI한테, 팩트체크는 나한테.
2주차 끝난 시점 상태
뼈대만 있던 7개 파일 → 초고 다 채움. 대략 3만 2천 자.
튜토리얼 예상 5~8시간짜리를 대화 한 세션으로 끝냄.
흩어진 대화 로그 → 장별 요약표랑 따라 하기 프롬프트까지 붙은 원고.
다음 주 시작 비용: "이어가자" 한 문장. (일지 남겨뒀으니까.)
문장 다듬기는 일부러 안 했어요. 튜토리얼이 "70% 되면 넘어가라"고 했고, 문장 붙잡기 시작하면 초고는 영영 안 끝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