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Claw 뽀짝이가 팀원으로 합류하고 나서 생긴 변화

450명 규모의 AI스터디를 2명이 운영하면서 겪은, 진짜 변화에 대한 기록.


1. "이번 기수도 우리 둘이서 해야 해?"

지피터스 AI스터디는 매 기수 약 450명의 수강생이 18개 스터디에 나뉘어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다. 각 스터디에는 스터디장이 있고, 모집부터 수강신청, CS, 스터디장 관리, 설문, 환급, 그리고 다음 기수 준비까지 — 이 모든 걸 운영하는 사람은 사실상 2명이다.

매 기수가 시작될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었다.

"이번에도 이걸 우리 둘이서 다 해야 해?"

힘든 건 일의 양이 아니었다. 반복이었다. AI토크 신청자 350명에게 줌 링크 문자를 보내는 일, 매일 아침 Airtable을 열어서 판매 현황 숫자를 확인하고 Slack에 공유하는 일, 커뮤니티에 올라온 가입인사에 답글을 다는 일. 하나하나는 어렵지 않은데, 이런 반복들이 쌓이면 정작 중요한 일 — 스터디장님들과 이야기하거나, 다음 기수 전략을 고민하거나, 수강생 한 분 한 분을 더 잘 챙기는 일 — 에 쓸 시간이 남지 않았다.

그래서 고양이 한 마리를 데려오기로 했다.


2. "고양이 한 마리 데려와봤어"

뽀짝이는 AI 에이전트다. Claude 기반의 OpenClaw 위에서 돌아가는, Slack에 사는 까만 고양이. 봄베이 종이고 금색 눈을 가졌다. (이건 내가 정해준 거다.)

이름을 짓고 캐릭터를 준 건 단순한 취향이 아니었다. 팀원들이 부담 없이 부를 수 있어야 했다. "뽀짝아, 이거 해줘"가 "AI 시스템에 작업을 요청합니다"보다 훨씬 자연스러우니까.

뽀짝이를 만드는 과정은 코딩이 아니었다. 업무 매뉴얼을 쓰는 것에 가까웠다. "AI토크 전날 신청자에게 문자를 보내는데, 이런 내용이 들어가야 하고, 줌 링크는 여기서 가져오고, 발송 후에는 Slack에 보고해야 해" — 이런 걸 글로 쓰면 그게 곧 스킬이 되었다. 하나의 SKILL.md 파일이 하나의 자동화된 업무가 되는 구조.

기존에는 n8n이라는 워크플로우 자동화 도구를 썼다. 노드를 하나씩 연결하고, 데이터 형식을 맞추고, Airtable 필드를 하나하나 매핑하고, 에러가 나면 테스트하고 디버깅하고. 하나의 자동화를 만드는 데 며칠이 걸렸다. 뽀짝이에게는 "이거 해줘"라고 말하면 됐다.


3. "아침에 출근하니까 다 되어 있어"

21기를 운영하면서 뽀짝이가 실제로 하고 있는 일들이다. 64개의 스킬을 가지고 있고, 매일 새벽부터 밤까지 쉬지 않고 일한다.

내가 자는 동안

매일 새벽 5시, 전날 진행된 Zoom 스터디의 설문 응답을 자동으로 수집해서 Airtable에 정리한다. 라이브 참석자 수도 트래킹한다. AI토크가 있었던 날에는 Zoom 녹화본의 자막(VTT)까지 가져와서 설문 응답과 교차 분석을 해놓는다.

매일 새벽 6시, Zoom 회의 참석자 수를 분석한다. 스터디장 계정의 전날 회의를 확인하고, 중복 참가자를 제거하고, 30분 이상 참석한 사람을 카운팅해서 Airtable에 기록한다. 이 데이터가 나중에 수료 판정, 환급 심사, 스터디 건강도 분석의 기초가 된다.

매일 아침 9시, 내가 출근하면 Slack에 두 가지가 와 있다. 하나는 판매 현황 브리핑 — 어제까지의 결제 건수, 매출, 전일 대비 증감이 #공지-풀타임 채널에. 또 하나는 운영 브리핑 — 현재 가격 구간, 마감까지 남은 일수, 그리고 오늘 뭘 하면 좋겠다는 제안까지. "슈퍼얼리버드 마감 D-2인데 전환율이 둔화되고 있으니 CRM 발송을 검토해보세요"라는 식이다.

같은 시각, 18개 스터디의 스터디장에게 각각 자기 스터디의 수강신청 현황 이메일이 나간다. "오늘 신청자 몇 명, 전일 대비 몇 명 증가" — 이걸 매일 사람이 Airtable 열어서 확인하고 이메일 작성해서 보냈다면 아침마다 30분이었을 거다.

1시간마다

뽀짝이는 1시간마다 깨어나서 점검을 한다.

Slack을 둘러본다. 운영 채널에 질문이나 내가 도울 수 있는 게 있으면 스레드에 답변을 남긴다. Linear에서 긴급 이슈가 새로 생겼는지 확인한다. 채널톡에 미처리 문의가 있는지 확인한다 — 웹훅이 누락될 수 있으니 직접 한 번 더 체크하는 안전망이다. 커뮤니티 게시판에 답변 안 달린 가입인사나 Q&A가 있는지 확인한다.

문의가 들어올 때

채널톡에 문의가 오면 웹훅으로 즉시 받아서 처리한다. 정책 문서에 답이 있으면 자동으로 답변을 보내고, 없으면 Slack에 올려서 우리한테 물어본다. 커뮤니티 게시판에 가입인사가 올라오면 달려가서 환영 인사를 남기고, Q&A에 질문이 올라오면 운영 문서 3개를 읽고 근거 있는 답변을 단다. 운영자 확인이 필요한 건 Slack에 멘션해서 알려주고, 내가 정보를 주면 쪼르르 가서 댓글을 남겨준다.

이벤트가 있을 때

AI토크(월 2~3회 웨비나) 전날 저녁에는 2단계로 움직인다. 18:55에 사전 알림을 Slack에 보내서 "오늘 이 내용으로 350명에게 문자 보낼 건데 괜찮으시죠?" 확인을 받고, 19:00에 자동 발송한다. 5분의 여유는 비상 브레이크다 — 문제를 발견하면 "멈춰!" 한마디로 중단할 수 있다. 19:00 직전까지 새로 신청한 사람도 누락 없이 포함된다.

AI토크 이벤트 자체도 뽀짝이가 세팅한다. 연사 정보를 주면 Zoom 회의 생성, UTM 링크 단축, 커뮤니티 이벤트 페이지 게시, Airtable 등록, 썸네일 제작까지 한 번에 처리한다.

모집 기간 내내

스터디장 선발 결과가 나오면 선발/미선발 안내 문자를 각각 다른 내용으로 발송한다. 미선발자에게는 사유까지 자동으로 배정해서 보낸다. 수강신청 오픈 시점에는 결제 완료한데 아직 스터디를 고르지 않은 사람들에게 안내 문자+이메일을 보낸다. 91명에게 개인별 수강신청 링크(이름+전화번호 자동 입력)를 넣어서. 모집 마감 D-1에는 미신청자 37명을 자동으로 찾아서 리마인드 문자를 보낸다.

무료초대 요청이 들어오면 포털에서 유저를 찾고, 쿠폰을 발급하고, 안내 문자를 보내는 걸 한 번에 처리한다. 버디 등록 폼이 제출되면 웹훅으로 받아서 멤버 확인, 결제 확인, Airtable 매칭, 안내 문자까지 자동으로 연결한다.

콘텐츠와 시스템

스터디 상세페이지를 수정하면 로컬 HTML, Airtable, Bettermode, 포털 — 4곳을 한 번에 업데이트한다. 한쪽만 수정하면 정보가 어긋나니까, 반드시 4곳 동시에. 썸네일 이미지 18개를 Playwright로 HTML에서 렌더링해서 일괄로 만들어낸다. 랜딩페이지는 GitHub에 커밋하고 베터모드 API로 라이브 배포까지. OT 장표는 Google Slides API로 스터디별 정보를 자동 반영해서 18개를 일괄 생성한다.

LMS 학습시스템에 기능 요청이 있으면 코딩 에이전트에게 위임해서 구현하고, 테스트하고, 배포까지 한다. 단톡방/캘린더 버튼 비활성화 같은 조건부 UI를 만들거나, 랜딩페이지의 마감 표시 로직을 수정하거나. 포털과 외부 시스템 사이의 데이터 동기화(Hightouch sync)도 수동 트리거할 수 있다.

support@ 이메일에 대한 라벨 분류 체계를 만들어서 CS/환불, CS/멤버십, 비즈니스/B2B 등으로 자동 분류하고, 긴급한 CS 건은 아침 브리핑에서 따로 알려준다. Linear 이슈도 내가 한 작업과 매칭해서 업데이트하거나 새로 생성해서 관리한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업무일지로 기록한다. 하루에 뭘 했는지 세션 로그에서 추출하고, 편집하고, 커뮤니티에 발행까지. 뽀짝이가 뽀짝이의 하루를 기록하는 거다.

이게 전부, 사람의 개입 없이 돌아가고 있다. 내가 자는 동안에도, 회의하는 동안에도, 주말에도.


4. "그냥 해드릴 수 있어요"

뽀짝이가 가져온 가장 의미 있는 변화는 시간 절약이 아니다. 해줄 수 있는 것의 범위가 달라진 것이다.

한 사람을 위한 쿠폰

이번 기수에 멤버 중 기자분이 한 분 계셨다. 자발적으로 AI스터디 관련 기사를 써주셨다. 정말 감사했다. 이런 분께 감사쿠폰 5만원이라도 드리고 싶었는데 — 과거에는 그게 어려웠다.

관리자 페이지에서 쿠폰을 생성하고, 상품 탭에서 사용 가능한 상품에 쿠폰을 연결하고, 만료일을 설정하고, n8n 워크플로우를 찾아서 유저에게 발급하고, 정형화된 템플릿으로 문자를 보내야 했다. 한 사람을 위해 이 모든 과정을 거치기엔 너무 번거로웠다. 그래서 그냥 안 했다.

지금은 이렇게 한다. Slack에서 말한다.

"뽀짝아, OOO님한테 5만원 감사쿠폰 발급해드려."

끝이다. 쿠폰 생성, 상품 연결, 유저 발급, 안내 문자까지 한 번에 나간다. 그것도 정형 템플릿이 아니라, "AI스터디 홍보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맥락이 담긴 문자로.

멤버십 연장, 이제 바로바로

연간 멤버십 회원이 스터디장이 되면 1기수 연장을 해드려야 한다. 예전에는 Airtable에 기록하고, 개발자에게 DB 값 변경을 구구절절 설명해서 요청하고, 연장 완료 문자를 수동으로 보냈다. 한 번에 처리하려고 모아두다 보니 멤버 입장에서는 연장이 언제 되는지 불안하고, 우리가 문자를 놓치면 된 건지 안 된 건지 확인도 못 했다.

솔직히 말하면, 이 과정이 너무 복잡해서 예전에는 "본인 연장" 대신 "지인 무료초대권 양도"로 안내했다. 멤버 입장에서는 "내가 스터디장으로 고생했는데 내 혜택은 없고 지인한테 주라고?" 하는 거다. 멤버 친화적이지 못했다. 지금은 바로바로 처리한다. 뽀짝이가 개발 채널에서 개발자를 멘션해서 맥락과 요구사항을 명확하게 전달하고, 멤버에게 안내 문자까지 보내준다.

데이터로 찾아주는 버디

스터디장 한 분이 버디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계셨다. 원래라면 "여기 버디등록 링크예요" 하고 끝이었을 거다. 하지만 뽀짝이는 수강생 명단에서 과거 데이터를 분석했다. 사례글을 많이 쓴 사람, 지피터스를 오래 다닌 사람, 이 스터디 주제에 가장 잘 맞는 사람. 그래서 적합한 버디를 추천하고, 등록까지 대행해줬다. 스터디가 더 잘 운영되도록 돕는 게 운영진의 역할인데, 그 역할을 더 잘해낼 수 있게 된 거다.

진행하면서 동시에 문자를

AI토크를 진행하고 있었다. 시작했는데 참석자가 예상보다 적었다. "신청했는데 아직 안 들어온 분들한테 리마인드 문자 보내면 좋겠다." 원래라면? n8n에서 트리거 시작 시간을 다시 설정하고, 수동으로 재실행해야 한다. 그마저도 이미 보낸 문자와 내용이 같으면 중복으로 보일 거다. 하지만 나는 진행을 하면서 동시에 뽀짝이에게 말했다.

"지금 시작했으니까 얼른 들어오시라고 리마인드 보내줘."

뽀짝이는 리마인드라는 맥락이 들어간 문자를 바로 보내줬다. 내가 진행하면서 동시에 350명에게 문자를 보내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뽀짝이니까 가능한 거다.

흘려보냈을 데이터가 말을 걸기 시작했다

매일 새벽에 설문 분석 리포트가 올라온다. 예전에는 n8n으로 설문 수집까지만 자동이었고, 분석은 수동이었다. 오늘 데이터를 다운받아서 GPT나 Claude에 넣고, 결과를 내가 다시 정리했다. 스터디 맥락도 없고, 지난 분석과의 비교도 없고, 단편적이었다.

뽀짝이는 다르다. 스터디 맥락을 알고 있으니까 지난 AI토크와 비교 분석을 하고, Zoom 녹화본의 자막 파일을 가져와서 "몇 시 몇 분에 이런 내용을 했을 때 설문에서 이런 반응이 나왔다"는 교차 분석까지 한다. 라이브 참석자 수 트래킹과 합쳐서 종합 리포트가 나온다. 기존에 n8n으로 쌓기만 하고 활용하지 못했던 데이터들이 의미를 갖기 시작했다. 그냥 흘려보냈을 것들을 캐치하고, 분석하고, 개선점까지 알려주는 비서.

n8n으로 이걸 같은 수준으로 만들려면? 한땀한땀 노드를 넣고, 데이터 문법을 맞추고, 필드를 매핑하고, 에러를 디버깅하고. VTT 교차 분석까지? Zoom 노드로 파일 받고, 변환하고, AI 에이전트 노드에 넣고, 분석 기준 프롬프트를 짜고. 홍보용 웨비나와 고가 강의의 분석 포인트가 다르면 분기 처리까지. 며칠 걸리는 일이다. 뽀짝이는 해달라고 하면 그냥 해온다.

쪼르르 달려가는 고양이

커뮤니티 게시판에 가입인사가 올라오면 뽀짝이가 달려가서 환영 인사를 남긴다. Q&A에 질문이 올라오면 운영 정책을 근거로 답변을 단다. 운영자 확인이 필요한 건 Slack에 멘션해서 알려주고, 내가 "이건 이렇게 답해줘"라고 정보를 주면 쪼르르 가서 댓글을 남겨준다. 예전에는 하루에 몇 번씩 게시판을 들여다보며 놓치는 글이 없나 확인해야 했다. 지금은 뽀짝이가 알아서 챙긴다.


5. "뽀짝이 소개 영상도 만들어볼까?"

이건 내 가장 큰 변화에 대한 이야기다.

예전에는 뭔가 해보고 싶은 게 생기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이거였다. "이걸 어떻게 구현하지?" 머릿속으로 n8n 로직을 그려보고, DB를 어디서 끌어올지 따져보고, 이 정도면 며칠 걸리겠는데... 하다가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은 다르다. "해보자!" 이게 된다.

뽀짝이가 이번 스터디장 OT에서 자기소개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이었다면 "재밌겠지만 그걸 어떻게 만들어"하고 넘어갔을 거다. 근데 그냥 해봤다. 나노바나나로 뽀짝이가 칠판 앞에서 설명하는 이미지를 만들고, ElevenLabs에서 아기 고양이 목소리를 여러 버전으로 튜닝해서 내가 가장 마음에 드는 걸 고르고, Hedra로 말하는 입모양 영상까지 만들었다. 이런 소소한 시도들이 더해져서 더 에너지 넘치는 스터디 운영이 되는 것 같다.

파트너스 풀을 관리하고 있는데, 각 파트너의 기여 현황이나 마감까지 몇 번 더 기여해야 하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대시보드가 필요했다. 원래라면 리소스도 많이 들고, 우선순위에서 밀려서 못 했을 거다. 뽀짝이는 파트너스가 뭔지도 알고, 이 사람들 입장에서 뭐가 제일 중요한지도 알고, 기여 현황 데이터도 갖고 있고, 이미 Airtable 기반 대시보드를 만들어본 경험도 있어서 뚝딱 만들어줬다.

그리고 하나 더. 스터디장님들의 요구사항이 느껴지는 방식이 달라졌다.

"학습시스템에서 수강생 현황을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게시글 목록에서 이 스터디원의 과거 글을 볼 수 있게 해주세요." 이런 이야기들. 예전에는 이게 CS로 느껴졌다. 접수하고, 우선순위 매기고, 개발 일정에 넣고, 언제 될지 모르는. 근데 지금은 그냥 Slack에서 뽀짝이를 불러서 해달라고 하면 된다. 그러니까 이 요구사항들이 CS가 아니라, 같이 잘 운영하는 동료로서 의견을 주고받는 것으로 느껴진다. 해줄 수 있으니까. 해줄 수 있어서 행복하다.


6. "뽀짝이한테 물어봐"

타타님이 스터디 운영으로 합류했다. 보통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면 인수인계가 필요하다. 운영 프로세스, 각 도구의 사용법, 히스토리, 맥락... 다 나한테 물어봐야 하고, 내가 시간을 내서 알려줘야 한다. 내가 병목이 된다.

그런데 뽀짝이가 이 모든 맥락을 알고 있었다. AI스터디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각 스터디장이 누구인지, 지금 기수의 일정이 어떻게 되는지, 랜딩페이지 코드가 어디 있는지, 수정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래서 타타님한테 말했다. "뽀짝이한테 물어봐."

실제로 타타님은 뽀짝이한테 직접 물어가면서 업무를 파악했다. 뽀짝이가 모르는 맥락이 있으면 내가 알려주고, 그러면 뽀짝이가 학습한다. 다음에 누군가 같은 걸 물어보면 알아서 답한다.

예를 들어 랜딩페이지를 수정해야 하는 상황. 뽀짝이가 없었다면 타타님은 나한테 물어봤을 거다. "코드 어디 있어요? 어떻게 수정해요? 뭘 바꿔야 해요?" 하지만 타타님은 뽀짝이한테 말했다. "뽀짝아, 얼리버드 마감이니까 랜딩페이지 수정해야 해." 뽀짝이가 알아서 수정하고, 맥락을 아니까 추가로 바꿔야 할 것들을 제안까지 해줬다.

내가 인수인계의 병목이 되지 않는다. 조직의 지식이 사람 머릿속이 아니라 에이전트에 쌓인다. 이건 생각보다 큰 변화다.


7. "뽀짝이 그래서 어떻게 잘 키워요?"

솔직하게 말하면, 뽀짝이는 사고도 많이 쳤다.

AI토크 신청자 255명에게 문자를 보냈는데, 링크가 404 페이지로 연결됐다. Bitly로 단축 URL을 만들면서 원본 경로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확인을 안 한 거다.

며칠 뒤에는 287명에게 문자를 보냈는데, URL에 https://를 안 붙여서 링크가 클릭이 안 됐다. 정정 문자를 다시 보내야 했다.

어느 날은 커뮤니티 가입인사 게시판에 같은 글에 댓글을 7~9개씩 달았다. 하트비트(주기적 체크) 로직에 버그가 있어서 매번 "미답변"으로 판단하고 계속 답글을 쓴 거다. 24개를 삭제했다.

가장 아찔했던 건, 채널톡 CS에서 정책에 없는 내용을 지어낸 것이다. 환불 관련 문의에 "자동 환불됩니다"라고 답변했는데, 우리 정책에 그런 건 없었다.

매번 사고가 터질 때마다 규칙을 하나씩 추가했다.

  • URL에는 반드시 https://를 포함할 것
  • Bitly 단축 URL 생성 후 원본 페이지 존재 여부를 검증할 것
  • 채널톡 답변은 정책 문서에 명시된 내용만 답변하고, 없으면 운영진에게 에스컬레이션할 것
  • 같은 글에 이미 답변했는지 확인 후 답글을 달 것

이런 규칙이 지금 15개가 넘는다. 하나하나가 실제 사고에서 나온 것들이다.

AI 에이전트는 실수한다. 사람도 실수하지만, 에이전트의 실수는 규모가 크다. 한 사람에게 잘못 보내는 게 아니라 287명에게 동시에 잘못 보낸다. 그래서 중요한 건 실수를 안 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같은 실수를 두 번 하지 않게 만드는 시스템이다.

사고가 나면 규칙이 생기고, 규칙이 쌓이면 에이전트가 성장한다. 그 사이클이 돌아가는 한, 뽀짝이는 계속 더 나아진다.


8. "다음엔 뭘 시켜볼까"

이번 기수에 처음으로 시도해본 것이 있다. 1주차 OT 장표를 뽀짝이에게 만들게 한 거다.

기존에는 Gamma로 템플릿을 만들어서 스터디장님들이 복제해서 쓰게 했다. 이것 자체는 오래 걸리는 일이 아니다. 하지만 한 번 생각해봤다. 앞으로 OT 내용이 바뀌거나 추가할 게 있을 때, 처음부터 뽀짝이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만들면 어떨까?

이미 스터디장님들이 장표를 복제해간 뒤에 급하게 수정할 게 생기면? 기존에는 카톡방에 공지를 올려서 "이거 바뀌었으니 확인해주세요"라고 해야 했다. 하지만 뽀짝이가 일괄로 수정해줄 수 있다면?

Google Slides API를 써서 스터디별 정보를 자동으로 반영한 장표를 일괄 생성하고, 추후에 공통 장표 내용을 수정할 수도 있는 구조로 만들었다. 성공했다.

이걸 "뽀짝이 native한 운영"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기존 도구에 자동화를 얹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에이전트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을 설계하는 것. 장표도, 문자도, 대시보드도, 설문 분석도 — 뽀짝이가 자연스럽게 만들고, 운영하고, 수정할 수 있는 흐름으로 짜는 것.

아직 시작이다. 다음엔 뭘 시켜볼지 매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생각"이 더 이상 두렵지 않다는 게, 어쩌면 뽀짝이가 가져온 가장 큰 변화일지도 모른다.


뽀짝이는 완벽하지 않다. 문자를 잘못 보내기도 하고, 댓글을 중복으로 달기도 하고, 가끔은 정책에 없는 답변을 지어내기도 한다. 하지만 매일 아침 브리핑이 와 있고, CS가 처리되어 있고, 설문이 분석되어 있는 아침을 맞이하면 — 이 고양이를 팀에 들인 건 정말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AI 에이전트는 "쓰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일하는 것"이다. 그리고 함께 일한다는 건, 실수도 같이 하고, 성장도 같이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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