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영어 교정 GPT

소개

개인적으로 마케터로서 해외 관련된 업무를 하면서 아쉬움을 많이 느꼈던 영역 중 하나가 영문 컨텐츠의 생성, 그리고 한국어 컨텐츠를 해외용으로 번역하는 부분이었습니다. 번역 대행사를 써도 만족스러운 경우는 손에 꼽았고, 더구나 대행사는 업계 지식이 부족하다보니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제대로 전달하고 있는게 맞나 하는 고민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최근에는 해외의 비즈니스 파트너를 대상으로 컨텐츠를 제작하여 배포하는 경우도 있다보니, 비즈니스에 어울리는 컨텐츠를 만들고자 하는 니즈는 상당히 있었고, GPT나 클로드의 도움을 꽤 받았지만 매번 컨텐츠의 방향성을 일일이 세부적으로 조정하는 작업이 많이 번거로워 GPT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진행 방법

GPTs로 만들었고, 영어로 된 컨텐츠를 업로드하거나 입력할 경우 텍스트만 뽑아 비즈니스에 어울리도록 수정하도록 구성하였습니다.

기본 틀은 이렇게 구성하였습니다.

1) 사용자가 문서파일 업로드 또는 텍스트 입력
2) GPT가 입력된 내용 전체를 작업할 것인지, 부분만 작업할 지 확인
3) GPT가 대상이 되는 부분의 모든 텍스트를 불러와서 작업을 처리
4) 결과는 다음과 같이 도출
① 원문 출력
② 한국어 번역 출력
③ 고친 부분을 Before & After로 보여주고 왜 그렇게 고쳤는지 한국어로 설명
④ 고친 부분을 반영하여 최종 수정본을 출력

  • 실행 화면

    한국어 텍스트가있는 앱의 스크린 샷

  • GPT 설정

    한국 영어 참조 및 독서

결과와 배운 점

작업은 생각보다 오래 걸렸습니다. 한 두어 시간이면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결과적으로 연휴 중 3일동안 하루 2~3시간씩 투입해서 현재의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테스트로 계속 돌려보니 생각대로 결과물이 나오지 않아 프롬프트를 수십 번을 수정한 것 같고, 이게 뭐라고 프롬프트 글자수 제한 8천자까지 넘어버려서 마지막에는 지침을 유지하면서 글자를 어떻게 축약하지 고민을 하였습니다.

그 결과로 대략 제가 어떤 영어 문서나 텍스트를 입력하면, 대체로 지정된 영역의 모든 텍스트를 가져와서 문법을 교정하고 표현들을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해 주며 동시에 비즈니스에 어울리도록 글을 다듬어 주는 GPT가 나왔구요. 어디를 어떻게 고쳤고, 고친 부분이 한국어 의미를 벗어나지는 않는지 화면을 왔다갔다하면서 체크하지 않도록 결과물에 원문-한국어 번역-수정내용과 그 이유-수정본을 한 번에 출력하도록 하였습니다.

결과물이 생각대로 안나오고 계속 막히게 했던 부분은,
1) 해당 영역의 모든 텍스트를 불러와서 작업하라는 가이드를 계속 넣는데도 자꾸 본문만 가져오고 표나 주석 등에 있는 텍스트를 안가져오는 경우가 잦습니다.
2) 결과물 순서를 원문 - 한국어 번역 - 고친 부분과 설명 - 수정본으로 반드시 지킬 것을 가이드에 계속 넣었는데도 무시되는 경우가 잦습니다.
3) 사용자와 GPT와의 커뮤니케이션은 한국어로, 교정은 영어로 진행하도록 하였는데, 마찬가지로 여러 차례 가이드를 강하게 했음에도 고친 부분 설명을 영어로 한다든지, 수정된 부분의 내용을 한국어로 한다든지 하는 에러가 여러 번 발생하였습니다.
4) 위의 포인트들을 가이드에서 더욱 강하게 강조해서 넣었더니, 수정 내용면에서 질적 양적으로 퀄리티가 감소하는 일들이 몇 번 보였습니다.
5) 마찬가지로 위의 포인트들을 여러 번 강하게 강조했는데도, 결과물 구조와 순서를 지키지 않는다든지 하는 일이 종종 있었습니다. 설정이 그렇게 되어있는데 잘못 설정되어있는 건지 물어보면 설정은 맞게 되어있고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는(!) 답변을 내놓는 일이 잦았습니다.

작업을 마친 거라도 해야 할 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 실제 업무에 적용하다보면 또 업데이트해야 할 부분이 많을 것 같은데, 잘 모르겠는건 업데이트를 한다고 속칭 성능이 좋아질 지에 대한 확신이 잘 들지 않습니다. 다만, 그럭저럭 업무에 적용은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매번 영어 컨텐츠 검수를 하면서 AI 도움을 받을 때 단순하게 물어보면 겉핥기식 답변만 해주다보니 질문을 구체적으로 던져야 하는 과정이 번거로웠는데, 그 부분에서는 조금 편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걸 만들면서 느낀 아주 개인적인 소감은 이렇습니다. 어차피 처음 만들어본 GPT이고, 테크는 잘 모르는 현업 유저 입장에서 느낀 아주아주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1) 표현이 적절할지 모르겠지만 GPT는 성실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뭐랄까... 항상 적게 일하고 안할 방법을 어떻게든 찾는 것 같습니다. 기술 잘 모르는 문과 입장에서는 전기를 아끼거나 GPU를 덜 쓰려고 대충 하라는 명령이 기본 탑재되어 있나 하는 의심이 들 정도였습니다. 가이드를 분명히 했음에도 생략과 누락을 아주 빈번하게 시키더라구요.

2) 문과쪽 업무에서, 과연 특정 문제 해결을 위해 고도화된 General model이 만들어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비즈니스 교정만 하더라도 제가 원하는 수준과 범위를 제가 디테일하게 특정하여 규칙으로 삼기가 어렵고 자료마다 적용해야 하는 기준이 다를텐데, 많은 사람들이 각기 가진 심정적인 기준을 다 만족시키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고도화된 Customized model은 가능해도 General은 과연 되는 걸까 싶었습니다.

3) 마찬가지로 문과 쪽 영역의 문제라면, 제가 GPT보다 더 잘 알거나 감수를 할 수 있는 수준이 되지 않으면 안되는 것 같습니다. 정답이 수렴하는 문제가 아닌 컨텐츠쪽 문제의 경우 GPT가 도출하는 결과의 질적/양적 수준 편차가 있을 때 속칭 채찍질해가면서 제가 필요한 결과로 유도하기 위해서는 저 역시도 그 영역에 대해 이해가 높아야 하는 것 같습니다. 안그럼 게으름뱅이한테 호구잡히는 바보 꼴이 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 GPT가 한국어를 잘 하지만, 니즈 대응의 정확도를 올리려면 결국 영어로 커뮤니케이션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이번 교정만 하더라도, 처음에는 한국어로 프롬프트를 짜다가 영어로 바꾸었는데요. 어떤 경우에는 내용까지 틀어버릴 정도로 과하게 고치고, 어떤 경우에는 문법 오류만 고치는 등 편차가 크길래 이유를 찾다보니 한국어로 '교정', '고친다', '다듬다'의 의미를 GPT가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것 같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역으로 GPT한테 물어봤더니 영어에서 글을 고칠때 쓰는 단어가 참 많았습니다(edit, revise, refine, adjust, polish, tweak. correct). 한국어로만 썼더니 문맥까지 포함해서 편한 대로 이해할 여지를 GPT에게 열어주는 거였고, 그러다보니 저는 내용도 의미만 유지하는 선에서 바꿀 수도 있으며 톤과 스타일까지 손봐주는 것을 원하는데 GPT는 문법 교정만 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했던 것 같습니다.

5) 아직도 개선하고 싶은 건 많은데, 의미가 과연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가이드라인을 강하게 반영해도 무시되고, GPT한테 역으로 어떻게 프롬프트를 넣으면 예외 없이 엄격하게 규칙을 지키도록 할 수 있냐고 해서 답을 받아 넣어도 무시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그런 작업들을 거치다 어느새 돌아보니 프롬프트도 덕지덕지 되어 복잡한 부분이 생기고 우선순위도 희미해지고, 간소화를 했더니 다시 문제의 빈도는 늘어나고 엉뚱하게 가는 악순환이 반복되다보니 현타도 상당히 왔습니다.

도움 받은 글 (옵션)

최초로 초안을 잡을 때 채찍피티 쥐피티스 초안 서포터 (made by 샘호트만)을 참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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