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워케이션 1기] 매일 저녁 문자 돌리던 사장님, AI 비서 '나리'를 직접 만들다 — 비개발자의 이틀간 앱 개발기

📝 한줄 요약

공장에 인력을 보내는 아웃소싱 업체 대표(코딩 1도 모름)가 Claude Code와 대화만으로 문자 업무를 대신해주는 안드로이드 앱 '나리'를 이틀 만에 만들었습니다. 매일 저녁 1~2시간 걸리던 문자 릴레이가 알림 확인 몇 번으로 줄어들 예정입니다.

바쁘시면 이것만 읽어도 돼요:

  • Claude Code로 인력 배치 문자 업무 자동화 앱 제작 — 이틀간 버전 15번 업데이트

  • 문자 대화 캡쳐 14장을 통째로 줬더니 AI가 5개월치를 읽고 우리 회사 업무 규칙을 스스로 정리

  • 테스트 간 불편한 걸 말하면 몇 분 뒤 새 버전이 도착하는 사이클

  • "이럴 때 나는 뭘 해야 하지?"라는 업무 질문이 그대로 기능이 됨

  • 막혔던 곳: 문자가 앱에 안 들어와서 헤맴 → 알고 보니 '채팅+' 때문 (해결법 본문에)

  • 핵심 교훈: 실제 자료를 통째로 주고, 작게 만들어서 바로 써보기

🎯 이런 분들께 도움돼요

  • 문자·전화 반복 업무에 매일 시간을 뺏기는 자영업자·소상공인 사장님

  • AI 코딩 도구로 내 업무 자동화를 시도해보고 싶은 직장인

  • "개발을 하나도 모르는데 앱을 만들 수 있을까?" 궁금하신 분

😫 문제 상황 (Before)

우리 회사 저녁 풍경은 매일 똑같았습니다.

거래처 과장님 문자가 옵니다 — "내일 주간 5명 야간 2명 입니다~". 그럼 여사님들께 한 분 한 분 확인 문자를 보냅니다. "내일 주간 들어가세요. 출근 가능 여부 답주세요~". 회신을 기다립니다. "네"가 오면 명단에 적고, 안 오면 재촉 문자를 보내고, 그래도 없으면 전화를 겁니다. 못 온다는 분이 있으면 다른 분을 찾습니다. 그렇게 모은 명단을 저녁 8시 전까지 거래처에 회신해야 하루가 끝납니다.

중간에 "인원 정정합니다~"가 오면 처음부터 다시. 여기에 월초마다 여사님들께 출근일수를 문자로 걷어서 수작업 정산까지. 매일 저녁이 이 문자 릴레이에 묶여 있었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이 대수롭지 않지만 중요한 일을 자동화 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 사용한 도구

  • 도구: Claude Code (Windows 데스크톱 앱) + 클로드 폰 앱 (원격 제어)

  • 모델: Claude Fable 5

  • 특이사항: 개발 프로그램이 하나도 없는 일반 PC에서 시작 — 개발 환경 설치부터 앱 완성까지 전부 AI가 진행. 저는 코드를 한 줄도 쓰지 않았고, 볼 일도 없었습니다.


🔧 작업 과정

1. 업무를 말로 설명하는 것에서 시작

거창한 기획서 없이, 제 업무를 그대로 적어서 던졌습니다.

나는 현재 공장에 인력을 투입하는 아웃소싱 업체 대표야.
1. 거래처로부터 문자를 통해 주문을 받고,
2. 어떤 인원(특정)을 몇명 요청하는지를 파악 후
3. 해당 인원(인력)들에게 요청일자에 작업 투입이 가능한지 확인하는 문자를 보내고
4. 거래처 요청 인력을 충족하는 문자 회신 완료 갯수를 확인 후
5. 재차 거래처에게 요청일자 예정 투입인력에 대한 문자를 회신.

위 일을 대신하는 인력 관리 어플리케이션, '나리'를 만들고 싶어.
어떤 식으로 진행해야 할지, 더 필요한 자료들은 뭐가 있을지를 알려줘.
머리에 원뿔을 쓴 개

'나리'는 우리 집 강아지 이름입니다 🐶 이름을 이렇게 지은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건 사실 굉장히 귀찮고 정성이 들어가는 일인데, 정성을 쏟는 만큼 애착도 커지더라고요. 처음엔 그렇게 귀찮던 강아지가 어느새 우리 집 귀염둥이 막내가 된 것처럼 — 지피터스의 '뽀짝이'가 그런 존재가 된 걸 보고 벤치마킹했습니다. 이 앱도 처음엔 손이 많이 가겠지만, 정성을 쏟다 보면 결국 우리 회사의 막내 직원이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AI는 바로 만들기부터 하지 않았습니다. 문자를 주고받는 방식 세 가지를 비교해서 추천해주고, "문자 캡쳐본을 최대한 많이, 특히 취소·정정 같은 예외 사례를 모아달라", "머릿속에만 있는 업무 규칙을 알려달라"고 저에게 숙제를 줬습니다. 일 잘하는 신입사원 같다는 느낌을 처음 받은 순간이었습니다.


2. 캡쳐 14장을 던졌더니, 우리 회사 규칙이 정리되어 나왔다

거래처·여사님들과 주고받은 문자 캡쳐 14장(5개월치, 스크롤이 아주 긴 것들)과 연락처 엑셀을 폴더에 넣고 알려줬습니다.

컴퓨터의 파일 목록 스크린샷
한국어 파일 관리자의 스크린샷
자료를 "…\D산업" 폴더에 입력해뒀어.
진행하기 이전에 자료들을 모두 살펴보고 더 필요한 자료가 있다면 지금 말해줘.

잠시 후 돌아온 분석 결과에 놀랐습니다. 주문 문자의 패턴("내일 ○요일 주간 N명 야간 N명 입니다~"), 여사님들 회신의 90%가 "네" 한 글자라는 것, 제가 거래처에 보내는 명단 문자의 양식까지 — 제가 설명한 적 없는 우리 회사의 일하는 방식을 문자에서 스스로 뽑아냈습니다.

압권은 이거였습니다: "대화에는 나오는데 연락처 명단에 없는 분이 세 분 있습니다. 지금도 일하시는 분들인가요?" — 캡쳐 속에서 사람 이름을 대조해 빠진 사람을 찾아 되물은 겁니다.

한국어 문자 메시지 앱의 스크린샷

3. 그날 저녁, v0.1이 폰에 깔렸다

디자인 시안 3개 중 하나를 고르고, 업무 규칙 네 가지(최근 많이 나간 분 우선, 30분 무응답이면

재촉, 미달이면 거래처와 통화, 명단은 전날 저녁 8시까지)를 확정해주자 개발이 시작됐습니다.

개발 프로그램이 하나도 없는 PC였는데, AI가 필요한 도구들을 알아서 내려받아 설치하고, 앱을 만들고, 설치 파일을 클라우드 폴더에 넣어줬습니다. 폰에서 그 파일을 눌러 설치하니 — 아이콘에 우리 강아지 얼굴이 박힌 앱이 진짜로 폰에 떴습니다.

4. 폰으로 써보고, 말하면, 몇 분 뒤 새 버전 (이틀간 15번)

여기서부터가 진짜였습니다. 테스트폰으로 실제처럼 문자를 보내보면서 불편한 점을 그대로 말했습니다.

설치해서 테스트 해봤는데, 아래와 같은 문제를 발견했어.
1. 주간 오타나니까 인식 못함
2. 주간 야간 구분해서 최근 많이 나간 인원을 선별해서 추천해줘야 함
모레라는 말을 못알아 듣니? 모레는 2일 후를 말하는거야. 글피는 3일 후.
이정도는 알아들어줬으면 좋겠어.

이런 피드백을 보내면 몇 분 뒤에 고쳐진 새 버전이 도착했습니다. 오타가 나도 알아듣고, "주간 3"처럼 '명'을 빼먹어도 알아듣고, 글피까지 이해하는 앱이 되어갔습니다. 이틀 동안 이 사이클을 15번 돌렸습니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땐 화면 캡쳐를 보냈습니다. "버튼이 찌그러졌다", "세 번째 사람이 안 보인다" 같은 건 캡쳐 한 장이 백 마디 말보다 빨랐습니다.

물론 잔소리도 필요했습니다. 개선하겠다고 말만 하고 다음 버전에 안 들어가 있길래 한마디 했더니, 그 다음부터는 말한 것을 그 버전에 바로 반영하더군요. 강아지 사진을 옆으로 누운 채로 넣어놔서 "미적 감각 좀 발휘해봐"라고 다시 시킨 적도 있고요. AI도 직원처럼, 피드백을 정확하게 해줘야 잘합니다.


5. 내 질문이 기능이 되다

가장 신기했던 경험은 이겁니다. 데모 화면을 보다가 업무 질문을 그냥 던졌습니다.

김○분 씨가 내일 병원가서 못한다고 문자를 보냈어. 그럼 다음에 내가 어떤 행동을 할까?
1. 다른 대체 인력에게 문자를 보낸다
2. 다른 대체 인력에게 전화를 한다.
3. 인원이 불가하다고 거래처에 전화를 한다.

AI의 답: "1번이 첫 행동입니다. 그런데 이 질문 덕분에 앱에 그 '1번 버튼'이 없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바로 만들겠습니다." — 30분 뒤, 불가 회신이 오면 대체 인력 후보를 추천순으로 보여주는 버튼과, 자동 모드에서는 불가 문자가 오는 순간 다음 후보에게 알아서 확인 문자를 보내는 기능이 새 버전에 들어 있었습니다.

기능을 요청한 게 아니라 업무 고민을 말했을 뿐인데, 그게 기능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6. "네가 알아서 고칠 부분을 찾아봐"

이틀째에는 아예 이렇게 시켜봤습니다.

내가 얘기 하지 않았지만 너가 판단해서 필요한 부분이나 수정할 부분들을 찾아서 얘기해주는게 너무 맘에 든다.
나와 나눈 대화를 토대로 더 알려주거나 수정하거나 더해졌으면 하는 기능들을 알려주고 다시 만들어줘.

AI는 우리가 나눈 대화에서 제가 헷갈렸던 순간들을 복기해서 네 가지를 스스로 찾아 반영했습니다 — 버전 헷갈리지 않게 화면에 표시, 같은 날짜 주문이 겹치면 경고, 지나간 주문 자동 정리, 테스트 기록 한 번에 지우기. 시킨 것만 하는 도구가 아니라 같이 일하는 느낌을 받은 지점입니다.

7. 막혔던 이야기 — 문자가 안 들어온다?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테스트 문자에 앱이 전혀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앱이 고장난 줄 알았는데, 원인은 뜻밖에도 '채팅+'(RCS) — 요즘 폰 문자앱은 서로 지원하면 문자가 아니라 메신저(채팅) 방식으로 보내는데, 이건 문자가 아니라서 어떤 앱도 읽을 수 없는 구조였습니다. 해결은 간단했습니다: 앱이 설치된 폰에서 채팅+ 기능만 끄면, 상대가 뭘로 보내든 문자로 도착합니다.

이 사건 이후 AI에게 "문자마다 네가 어떻게 판단했는지 기록을 남겨라"라고 시켜서 앱 안에 진단 로그 화면이 생겼고, 그다음부터는 "왜 반응이 없지?"를 캡쳐 한 장으로 원인 파악할 수 있게 됐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포기하는 게 아니라, 문제를 진단하는 도구를 만들어달라고 하면 됩니다.


✅ 결과 (After)

Before vs After

항목

Before

After

저녁 문자 릴레이

매일 1~2시간 (주문 파악→개별 문자→집계→명단 회신)

알림 확인 + 버튼 몇 번, 자동 모드는 예외 상황만 개입

재촉·독촉

시계 보며 수동

30분 무응답 시 자동 재촉, 이후 전화 권장 알림

명단 실수

날짜 오타·오발송 가능

날짜는 주문 카드에서 자동 생성 — 손으로 쓸 일 없음

월초 정산

출근일수 문자로 걷어 수작업

앱이 월별 자동 집계

앱 수정

(외주라면 건당 비용+대기)

대화로 요청 → 몇 분 뒤 새 버전, 이틀간 15회

현재는 기존 방식과 병행하며 검증 중이며, 안정되면 자동 발송 모드로 완전 전환할 예정입니다.

결과물

한국어 문자 메시지 앱의 스크린샷
한국어 채팅 앱 스크린샷
  • 안드로이드 앱 '나리' v1.4 — 문자 주문 자동 해석, 실시간 현황판, 자동 발송 모드, 회신 자동 판정(번복까지 처리), 인원 편집, 정산 자동 집계, 진단 로그

  • 그리고 무엇보다: "내 업무 도구를 내가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 다음 자동화 아이디어가 벌써 여러 개입니다.

💬 이 과정에서 배운 AI 활용 팁

효과적이었던 것

  1. 실제 자료를 통째로 주기 — 말로 설명하려 애쓰지 말고 문자 캡쳐·엑셀을 그대로 던지세요. AI가 알아서 규칙을 뽑고, 빠진 것까지 되물어봅니다.

  2. 작게 만들어 바로 써보기 — 완벽한 기획 대신 반나절 만에 v0.1을 폰에 깔고, 쓰면서 고치는 게 훨씬 빠릅니다. 15번의 작은 업데이트가 한 번의 큰 기획을 이깁니다.

  3. 화면 캡쳐로 피드백 — "설명하기 어려운 불편함"은 스크린샷 한 장이 가장 정확한 언어입니다.

  4. 업무 질문을 그대로 던지기 — "이럴 때 나는 뭘 하지?"라는 질문이 빠진 기능을 찾아줍니다.

이렇게 하면 안 돼요

  1. 말한 것이 반영됐는지 확인 없이 넘어가기 — AI도 직원처럼 "말만 하고 안 했네?"를 잡아줘야 합니다.

  2. 디자인 감각을 전적으로 믿기 — 사진이 옆으로 눕는 일도 생깁니다. 결과물은 꼭 눈으로 확인하세요.

  3. 안 되면 바로 포기하기 — "통신망 법 때문에 안 된다더라" 같은 소문에 흔들리지 말고, 기록(로그)을 근거로 원인을 찾으면 대부분 답이 나옵니다.

🌍 다른 업무에 적용한다면?

문자로 굴러가는 반복 업무라면 구조가 거의 같습니다 — 미용실·식당의 예약 확인과 리마인드, 학원의 출결 안내, 소규모 도매의 발주 접수와 확정 회신, 기사님 배차 확인 같은 것들요. "받은 연락을 해석하고 → 여러 명에게 확인을 돌리고 → 집계해서 회신"하는 일이라면 이 글의 방식이 그대로 통합니다.

🚀 앞으로의 계획

  1. 실전 투입 — 1~2주 병행 운영으로 검증 후 자동 발송 모드로 전환

  2. 나리 에이전트화 — 나리를 텔레그램 대화 상대로 만들어서, 규칙 변경("재촉은 40분으로 바꿔")을 앱 재설치 없이 대화로 끝내는 구조로 발전

  3. 정산·급여 자동화 완성 — 출근일수 집계를 넘어 급여 계산까지

  4. 다른 업무도 AI로 — 이번에 익힌 방식으로 다음 반복 업무 자동화

📋 재사용 가능한 프롬프트

프롬프트 1: 업무 자동화 시작

나는 [업종]의 [역할]이야. 내 업무는 이래: 1) … 2) … 3) … 위 일을 대신하는 [앱/도구]를 만들고 싶어. 어떤 식으로 진행해야 할지, 더 필요한 자료들은 뭐가 있을지를 알려줘.

[업종/역할/업무 단계]를 본인 상황에 맞게 바꾸세요. 업무를 번호 매겨 순서대로 쓰는 게 포인트입니다.

프롬프트 2: 실제 자료 분석시키기

자료를 [폴더 위치]에 넣어뒀어. 진행하기 이전에 자료들을 모두 살펴보고, 더 필요한 자료가 있다면 지금 말해줘.

캡쳐·엑셀·문서를 폴더에 몰아넣고 위치만 알려주면 됩니다.

프롬프트 3: 테스트 피드백

설치해서 테스트 해봤는데, 아래와 같은 문제를 발견했어.

  1. [문제 1] 2. [문제 2] 위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수정해줘.

화면 캡쳐를 함께 첨부하면 효과가 배가 됩니다.

프롬프트 4: 알아서 개선시키기

내가 얘기하지 않았지만 네가 판단해서 필요한 부분이나 수정할 부분들을 찾아서 얘기해주고, 반영해줘.

작업이 어느 정도 쌓인 뒤에 쓰면 AI가 대화를 복기해서 빠진 것을 찾아옵니다.

🙏 감사한 분들

  • 도착하자마자 클로드 코드 설치부터 도와주신 SOPA님

  • 갈피도 못 잡고 방황하고 있을 때 첫 발걸음을 뗄 수 있게 해주신 타타님

  • 데이터 구조화에 대한 개념과 사업적인 방향까지 제시해주신 쭌님

  • 볼 때마다 잘 되고 있냐며 수시로 여쭤보고 작업 방향을 제시해주신 정기님

  • 사내 AI 활용 영상(빌더 조쉬)으로 깊은 영감을 주신 다혜님

  • 조 모임 때마다 부장님 잘하고 계시다며 격려해준 팀원분들

모두모두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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