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줄 요약
검증된 게임(수박게임)의 룰에 우리 세계관을 입혀, 리서치부터 프로덕션 배포·오락실 입점까지 하루 만에 끝냈습니다. 그런데 이 글의 진짜 주인공은 "만든 것"이 아니라 "지운 것" 입니다.
바쁘시면 이것만 읽어도 돼요:
Claude Code로 글밭 오리지널 게임 「씨앗 대작전」 제작 — 아이디어부터 배포까지 1일
재미를 발명하지 않 았다: 검증된 수박게임 룰 + 기존 클레이 캐릭터 자산 재활용
그래픽 없는 회색 동그라미 프로토타입 단계에서 이미 재미있었다 → 이때 성공 확신
공들여 만든 캐릭터 연출(거북 농부, 관객 7종, 애벌레)을 직접 플레이해보고 전부 삭제 — 게임이 더 좋아짐
AI 시대의 진짜 무기: 추가도 빠르지만 제거도 빠르다. 일단 만들어보고 실물을 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다
로고는 4번 고쳤다: "예쁘지 않아"보다 "'대' 글씨 색만 밝게"가 훨씬 빨리 도착한다
🎯 이런 분들께 도움돼요
AI로 게임이나 웹 결과물을 만들어보고 싶은 바이브코딩 스터디 동료들
기획서를 완벽하게 쓰고 시작해야 한다는 부담에 시달리는 분
AI가 만들어준 결과물에 "뭔가 아쉬운데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는 분
😫 문제 상황 (Before)
'글밭 오리지널' 라인업을 늘리고 싶었습니다. 마침 이전 게임들(리듬 수확, 방울 대작전)을 만들며 쌓인 클레이 점토풍 캐릭터와 정원 배경 자산이 있었고요. 재미를 처음부터 발명하는 건 위험하니, 이미 전 세계가 검증해준 게임의 룰을 빌려오고 우리 세계관을 입히자 — 이게 시작이었습니다.
🛠️ 사용한 도구
도구명: Claude Code (이미지 생성은 Codex CLI의 image_gen 연동)
특이사항: 브라우저 자동화로 AI가 직접 게임을 플레이하며 검증, 이미지도 대화 안에서 바로 생성
🔧 작업 과정
재미는 발명하지 않는다 — 벤치마킹부터
첫 요청은 코드가 아니라 리서치였습니다.
우리 캐릭터를 활용한 게임을 더 만들어보고 싶어. 단순하면서 재미있는 게임을 벤치마킹하자.
글밭 오리지널 게임으로 만들려고 해. 우리 캐릭터가 살아 숨쉬는 듯한 게임으로
글밭에서 씨앗을 키우는 식의 게임을 리서치 해주고, 적용할 부분을 정리해줘.
AI가 수박게임(왜 그렇게 중독적인가), 네코아츠메(캐릭터가 살아있는 느낌은 어디서 오나), 칠쿠아리움, 가든스케이프 같은 게임들의 성공 요인을 정리해왔습니다. 결론은 명확했어요. 수박게임의 합치기 룰에 "씨앗 → 새싹 → 꽃 → 황금 글나무" 성장 스토리를 입히자. 기획서 한 장을 뽑고 바로 제작에 들어갔습니다.
회색 동그라미가 굴러가는데, 이미 재미있었다
첫 프로토타입은 일부러 그래픽 없이 만들었습니다. 색깔 동그라미에 이름표만 붙은 상태.
M1 프로토 타입 만들어줘
그런데 이 못생긴 화면에서 동그라미를 떨어뜨리고 합치는 순간 — 이미 재미있었습니다. 그래픽도, 사운드도, 캐릭터도 없는데요. 이게 검증된 룰을 빌려온 것의 힘이더라고요. 재미의 뼈대가 이미 완성되어 있으니, 남은 건 살을 붙이는 일뿐이라는 확신이 이때 생겼습니다.
거꾸로 말하면 — 예쁜 그래픽부터 만들었다면 재미가 있는지 없는지 끝까지 몰랐을 겁니다. 못생긴 버전에서 재미없으면 예쁜 버전도 재미없다. 순서가 중요했어요.
그림 한 장 안 그리고 클레이 아트 11종
재미있어. 계속 진행하자. m2 클레이 아트 진행해줘.
성장 11단계(씨앗부터 황금 글나무까지) 스프라이트를 AI 이미지 생성으로 뽑았습니다. 핵심은 기존 게임의 이미지를 참조로 함께 넣는 것 — 그래야 신작인데도 기존 시리즈와 같은 세계관의 그림이 나옵니다. '낱말열매'에는 한글 자모 'ㄱ ㄴ ㅅ'을 새겨달라고 했는데 정확하게 새겨져 나왔고요.
배경은 아예 새로 만들지 않고 전작(리듬 수확)의 밤 정원을 재사용했습니다. 자산이 쌓일수록 다음 게임이 빨라집니다.
살아 숨쉬는 정원을 만들었다... 그리고 전부 지웠다
기획서에는 야심찬 연출 계획이 있었습니다. 거북 농부가 씨앗을 들고 따라다니고, 합체가 터지면 친구 캐릭터 7종이 걸어 들어와 박수치고, 애벌레가 흙길을 기어가는 — "살아 숨쉬는 정원". 실제로 다 만들었습니다. 잘 움직였고요.
그런데 직접 플레이해보니 뭔가 이상했습니다.
가드너가 가리고 있어서 내려올 씨앗이 보이지 않아. 오히려 가드너가 방해가 되는 분위기.
농부를 옆으로 비켜 세워봤지만, 문제는 위치가 아니었어요.
가드너가 위에 있어야 할 이유가 없어. 오히려 간단하게 만드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은데.
벌레도 그닥 이 장면에 어울리지 않아. 벌레와 가드너 모두 없애자.
방문캐릭터도 필요없어. 다 없애자. 간단하고 지저분하지 않게.
세 번에 걸쳐 공들여 만든 연출을 전부 걷어냈습니다. 화면에는 씨앗과 조준선, 클레이 정원만 남았어요. 그리고 게임이 확실히 좋아졌습니다.
기획서 위에서는 "캐릭터가 살아 숨쉬는 정원"이 분명 좋아 보였습니다. 실물 위에서는 소음이었고요. 기획과 실물 사이의 이 간극은 만들어보기 전엔 절대 알 수 없습니다. 예전 같으면 개발자에게 "그거 다 지워주세요"라고 말하기가 미안해서 못 했을 거예요. AI랑은 몇 분이면 됩니다. 추가가 빠른 것보다 제거가 빠른 게 진짜 무기였습니다.
"예쁘지 않아"는 피드백이 아니었다 — 로고 4번 고치기
타이틀 로고는 4번을 다시 만들었습니다. 처음엔 이렇게 말했어요.
로고가 예쁘지 않아. 다시 만들어봐.
이런 피드백으로는 AI도 어디로 가야 할지 모릅니다. 시안을 눈으로 보면서 고칠 점을 하나씩 짚기 시작했더니 방향이 잡혔어요.
글씨 사이즈도 변화를 주고, 밑에 있는 화살표 연결된 그림은 없애도 좋겠어.
대작전에서 대 글씨 색만 바꾸자. 좀더 밝게 해서 가독성 있게 바꾸고, 로고와 커버 모두 통일해줘.
"전부 다시"가 아니라 "이것 하나만" 으로 좁힐수록 결과가 빨리 수렴했습니다. 마지막 요청은 글자 하나의 색이었고, 그걸로 끝났어요.
화려한 로고가 있는 한국어 앱
배포, 그리고 오락실 입점까지
배포하자
배포 전에 AI가 먼저 안전 점검을 했습니다 — 프로덕션에만 있고 로컬에 없는 게임이 있는지(예전에 이걸로 게임 하나가 증발할 뻔한 적이 있습니다), 함께 나가면 안 되는 미완성 작업이 섞여 있는지. 실제로 다른 세션에서 작업된 배포 대기 건을 발견해 확인을 받고 함께 내보냈어요.
이어서 스터디 오락실(game.dev-play.kr)에도 등록했습니다. 등록 후 랭킹 연동이 안 되는 문제가 있었는데, 기존에 등록된 게임의 설정과 나란히 비교해서 주소 오타 하나를 찾아 고쳤습니다. 막히면 "잘 되는 것과 뭐가 다른가"를 비교하는 것이 가장 빠른 디버깅이었어요.
✅ 결과 (After)
Before vs After
항목
Before
After
글밭 오리지널 게임
3종 (저작권 자유 라인업 부족)
4종 — 허락 필요 없는 게임 +1
개발 기간
게임 하나에 수 일
1일 (리서치→기획→개발→아트→배포→오락실)
아트 제작
외주 또는 포기
AI 생성 11종 + 로고, 그림 실력 불필요
화면 구성
연출 가득한 기획
뺄 것 다 뺀 미니멀 — 게임에만 집중
결과물
🎮 플레이: https://play.wherethoughtsgrow.com/play/seed (비로그인도 첫 판 체험 가능)
🕹️ 스터디 오락실에도 등록 — 랭킹 경쟁 중
💬 이 과정에서 배운 AI 활용 팁
효과적이었던 것
일단 만들고, 실물을 보고 빼기 — 기획 단계에서 "이거 넣을까 말까" 고민하는 시간에 그냥 만들어보세요. AI는 추가도 빠르지만 제거도 빠릅니다. 실물을 보고 내린 판단은 기획서 위의 판단보다 언제나 정확했습니다.
피드백은 한 번에 하나씩, 구체적으로 — "예쁘지 않아"(4번 재작업) vs "'대' 글씨 색만 밝게"(1번에 해결). 뭐가 마음에 안 드는지 말로 못 하겠으면, 시안을 보며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을 손가락으로 짚듯 하나만 골라 말하면 됩니다.
못생긴 버전부터 — 그래픽 없는 회색 프로토타입에서 재미를 먼저 확인하고 아트를 입히세요. 순서를 바꾸면 "예쁜데 재미없는" 게임에 시간을 다 쓰게 됩니다.
이렇게 하면 안 돼요
기획서의 연출을 다 넣고 시작 — 기획서에서 좋아 보이는 것과 화면에서 좋은 것은 다릅니다. 핵심 룰만 먼저.
뭉뚱그린 전면 재작업 요청 — "다시 만들어봐"를 반복하면 매번 복불복입니다. 유지할 것과 바꿀 것을 나눠 말해주세요.
🌍 다른 업 무에 적용한다면?
수업 자료·발표물: 일단 전부 담아 만든 뒤, 실제로 넘겨보며 "없어도 되는 슬라이드"를 지우는 방식이 처음부터 고르는 것보다 빠릅니다
문서·공지문: AI 초안에 "전체적으로 별로야" 대신 "이 문단 톤만 부드럽게"처럼 한 곳씩 짚기
어떤 제작물이든: 잘 되는 기존 사례를 참조로 넣기 — 스타일 통일은 설명이 아니라 예시가 해결합니다
🚀 앞으로의 계획
기획서에 심어둔 Phase 2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게임에서 수확한 열매를 "내 정원"에 심으면 실제 시간으로 자라나는 방치 정원, 그리고 글밭에서 글을 쓰면 게임 부스터(물방울)를 받는 글쓰기 연동 — 게임이 글쓰기를 부르고 글쓰기가 게임을 키우는 선순환이 목표예요.
📋 재사용 가능한 프롬프트
프롬프트 1: 검증된 게임 벤치마킹
[만들고 싶은 결과물]을 만들려고 해. 단순하면서 재미있는(잘 되는) 기존 사례를 벤치마킹하자. [우리 브랜드/세계관]에 맞게 만들려고 하니, 참고할 사례를 리서치하고 적용할 부분을 정리해줘.
프롬프트 2: 실물 보고 빼기
직접 써보니 [구체적 요소]가 오히려 방해가 되는 느낌이야. [요소들] 다 없애자. 간단하고 지저분하지 않게.
프롬프트 3: 한 곳만 짚는 수정
[전체 재작업 대신] ○○에서 △△만 바꾸자. 나머지(글자·배치·질감)는 전부 그대로 유지해줘.
프롬프트 4: 스타일 통일 이미지 생성
첨부한 기존 이미지와 같은 스타일·질감·팔레트로 [새 이미지 내용]을 만들어줘. 다른 장식은 넣지 말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