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ude와 함께 만든 사내 재무·성과급 자동화 플랫폼 — 혼자 시작해서 팀을 바꾸고 싶은 이야기


시작은 단순한 불편함이었다

매 분기마다 반복되는 일이 있었다.

Excel 파일을 열고, 숫자를 복사하고, 보고서 양식에 붙여넣고, 다시 검토하고, 수정하고. EVA(경제적 부가가치)를 산출하고 성과급 재원을 계산하는 작업은 논리 자체가 복잡한 데다, 숫자 하나가 바뀌면 연결된 모든 셀을 다시 확인해야 했다. 오류가 생겨도 어디서 틀렸는지 추적하기 어려웠다.

"이걸 웹 앱으로 만들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개발자가 아닌 내가 그 생각을 실제로 실행에 옮기게 된 건, Claude Code를 만나면서부터였다.


무엇을 만들었나

결과적으로 두 개의 웹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었다.

fs-proforma — 재무·EVA 통합 관리 플랫폼

첫 번째 앱은 재무제표 관리와 EVA 산출, 그리고 성과급 재원 배분까지 처리하는 플랫폼이다. Vercel에 배포해 브라우저로 접근할 수 있다.

주요 기능:

  • Excel 재무제표를 업로드하면 DB에 저장되고, 본부별·시점별 비교 차트가 자동으로 그려진다

  • EVA 산출 공식이 내장되어 있어, 숫자를 입력하면 자본비용과 EVA가 자동 계산된다

  • 사업평가 점수를 입력하면 등급이 산정되고, 그 등급에 따라 성과급 재원이 자동 배분된다

  • 3개년 가중 재원도 자동으로 계산된다

EVA 앱 — 개인 성과급 배분 시스템

두 번째 앱은 fs-proforma가 산출한 본부별 재원(BonusPool)을 받아 개인별 성과급으로 쪼개는 시스템이다.

직책별 배분 비율과, 개인별 가중치로 곱해 최종 금액을 산출한다. 수기로 계산하면 한 번 기준이 바뀔 때마다 전체를 다시 돌려야 했던 작업이, 이제는 설정값 하나만 바꾸면 전 직원 결과가 즉시 재계산된다.

경영보고서 자동화

앱 외에도, DB 데이터를 쿼리해 Markdown 초안을 만들고 Word 문서로 변환하는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4개 부문의 결산 보고서, 성과급 산출 보고서를 이 방식으로 생성했다.


기술 스택

코드를 직접 짠 게 아니라, Claude와 대화하며 만들었다. 결과물의 기술 구성은 이렇다.

영역

사용 기술

프레임워크

Next.js 16 (App Router)

UI

React 19, Tailwind CSS 4, shadcn/ui

DB

PostgreSQL (Neon 서버리스)

ORM

Prisma 7

데이터 처리

SheetJS (Excel), docx (Word 생성)

배포

Vercel

개발자가 보면 현업에서 쓰는 스택과 크게 다르지 않다. 비개발자인 내가 이 수준의 앱을 만들 수 있었던 건 순전히 Claude 덕분이다.


솔직히 좋았던 점

검토 시간이 확연히 줄었다.

가장 큰 변화는 숫자를 '믿을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수식이 코드로 고정되어 있으니 사람이 실수할 여지가 없다. 전에는 보고서 검토에 몇 시간이 걸렸다면, 지금은 앱이 뱉은 결과를 한 번 훑는 것으로 충분하다.

팀이 변했다.

처음엔 혼자 만들어 쓰는 도구였는데, 팀원들이 이 작업을 지켜보면서 직접 Lovable과 Claude Code를 설치해 써보기 시작했다. 내가 "써봐"라고 설득할 필요도 없었다. 실제로 돌아가는 걸 보고 스스로 움직였다. AI 도구 도입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왜 써야 하는가"에 대한 설득인데, 그 문제를 결과물이 대신 해결해줬다.


솔직히 아쉬운 점, 그리고 다음 과제

프론트엔드 구축에는 성공했지만, 백엔드를 깊이 이해하며 만들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인증 구조, 보안, API 설계 — Claude가 만들어준 코드가 왜 그런 구조인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쓴 부분이 있다. 다음 단계는 거기까지 직접 파고드는 것이다.

그리고 더 큰 과제가 남아 있다. 팀 전체가 AI 환경에서 함께 일하는 체계를 만드는 것. 혼자 자동화하는 것과, 팀이 공동으로 AI 도구를 활용하는 협업 환경을 구축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도구 선택, 접근 권한, 작업 방식의 표준화 — 이것이 내가 다음에 도전하고 싶은 영역이다.


회고

저도 6개월 전에는 "나는 개발자가 아니라서"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생각이 다릅니다. 개발자가 아니어도 되는 시대가 아니라, 개발자처럼 생각하는 법을 AI가 도와주는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코드를 몰라도 문제를 정의하고, 요구사항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결과를 검토할 수 있다면 — 나머지는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시대를 살아가면서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질문과 각자의 역할에 대해 돌아보게 되네요.


사용 도구: Claude Code, Cursor, Lovable, Vercel, Neon PostgreSQL, Gam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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