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시도하고자 했던 것과 그국어 강사가 반복 업무를 구조화하는 방식
저는 국어 강사입니다.
수업을 준비하고, 작품을 분석하고, 학생에게 설명하고, 때로는 출제와 검토까지 합니다. 겉으로 보면 모두 다른 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반복되는 요소가 꽤 많습니다. 작품을 고르고, 자료를 찾고, 정리하고, 다시 꺼내 쓰는 일들입니다.
예전에는 이런 반복 업무를 전부 사람이 붙잡고 했습니다.
찾고, 복사하고, 저장하고, 다시 찾고, 어디에 정리했는지 헤매는 식이었습니다. 이게 한두 번이면 괜찮지만, 작품 수가 늘고 자료가 쌓이면 생각보다 큰 피로가 됩니다. 특히 “분명히 예전에 해 둔 일인데 다시 처음부터 하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픈클로를 붙여 보기로 했습니다.
처음 목적은 단순했습니다. 문학 작품 관련 논문을 찾고 정리하는 반복 업무를 자동화해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해 보니, 이 경험을 통해 더 크게 배운 것은 “논문 찾기”가 아니라 내 업무를 자동화 가능한 단위로 다시 보게 되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오픈클로가 일을 대신해 줄 거라고 생각했다
처음 오픈클로를 붙일 때는 기대가 단순했습니다.
작품 목록을 주면 논문을 찾고, 저장하고, 정리해 주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성실한 조교 한 명을 붙이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오픈클로는 시키는 대로 하기는 하지만, 내가 기준을 명확히 주지 않으면 결과가 쉽게 흔들렸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식입니 다.
논문 링크는 찾았는데 제목이나 저자가 빠져 있다
같은 논문이 여러 곳에서 잡혀도 따로 센다
원문보기 버튼은 눌렀는데 실제 파일은 저장되지 않는다
결과는 쌓이는데 나중에 다시 꺼내 쓰기 어렵다
즉, 오픈클로가 일을 못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일을 시키는 방식이 아직 자동화에 맞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 지점에서 중요한 깨달음이 왔습니다.
자동화는 “시킨다”가 아니라 “기준을 만든다”에 더 가깝다.
오픈클로를 쓰면서 업무를 다시 쪼개 보게 되었다
그 뒤로는 단순히 “논문을 찾아라”라고 시키지 않고, 업무를 단계로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이건 사실 오픈클로를 위한 일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저 자신을 위한 일이기도 했습니다.
문학 작품 하나를 다루는 과정은 대략 이런 흐름으로 나뉘었습니다.
관련 논문 후보를 모은다
논문 정보를 확정한다
원문 접근 가능성을 판정한다
결과를 저장하고 다음에 다시 쓸 수 있게 남긴다
이걸 PASS 1, PASS 2, PASS 3 구조로 정리했습니다.
이 구조를 만들고 나서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오픈클로가 더 잘 움직였다는 점도 있지만,
저 자신도 일이 훨씬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예전에는 “자료 찾기”라는 하나의 덩어리로 느꼈던 일이,
실제로는
후보 찾기
서지 확정
원문 확인
저장
이라는 전혀 다른 단계였다는 걸 알게 된 것입니다.
이건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삶의 반복 업무를 보는 시야 자체가 달라진 경험이었습니다.
자동화의 핵심은 빠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헷갈리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
많은 분들이 자동화라고 하면 속도를 먼저 떠올립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빨리 찾고, 빨리 정리하고, 빨리 저장하는 것 말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속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헷갈리지 않게 만드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오픈클로가 논문을 10개 찾아왔다고 해도,
그중 어떤 것이 확정된 논문인지, 어떤 것이 중복인지, 어떤 것이 원문은 못 받았지만 존재는 확인된 것인지가 분리되지 않으면, 나중에 사람은 다시 처음부터 판단을 해야 합니다. 그건 자동화가 아니라, 판단의 선행 작업을 남겨 두는 것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픈클로에게 “많이 찾게” 하기보다,
명확히 구분하게 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확정된 것
애매한 것
중복인 것
열람만 가능한 것
기관 인증이 필요한 것
이걸 분리해 두니, 나중에 다시 볼 때 훨씬 편했습니다.
오픈클로를 쓰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자동화는 속도보다 판단의 반복을 줄여 주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오픈클로를 쓰며 겪은 시행착오 중 가장 큰 것은 ‘다운로드’였다
가장 오래 걸린 문제는 논문을 찾는 것이 아니라,
원문을 실제로 확보했다고 어디까지 볼 것인가 하는 문제였습니다.
처음에는 다운로드 버튼이 보이고, 클릭이 되면 성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버튼이 눌렸다고 해서 파일이 생긴 것은 아니고
원문보기 페이지에 갔다고 해서 저장 증거가 남는 것도 아니고
도서관 로그인이 됐다고 해서 다운로드가 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이때 오픈클로를 통해 오히려 더 분명히 배우게 된 것이 있습니다.
클릭 성공과 확보 성공은 다르다.
이건 자동화를 해 보기 전에는 별로 의식하지 못했던 부분이었습니다.
사람은 보통 화면에서 뭔가 열리면 “됐구나” 하고 넘어가기 쉽습니다.
하지만 자동화는 그런 식으로는 운영할 수 없습니다. 파일명, 저장 경로, 실제 파일 존재 여부 같은 기준이 없으면 결과가 모호해집니다.
결국 이 부분은 완전 해결이라기보다,
“여기는 구조 문제가 아니라 환경 문제”라고 분리해서 다루게 되었습니다.
이것도 큰 수확이었습니다. 자동화가 실패했을 때, 모든 것을 한 덩어리 실패로 보지 않고 어느 층위의 문제인지 분리해서 본다는 감각을 배우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오픈클로를 쓰다 보니 ‘좋은 경로’를 찾는 감각도 생겼다
특히 RISS를 다루면서 흥미로운 경험을 했습니다.
사람 눈에는 바로 들어가는 URL이 가장 빠르고 좋아 보였는데, 오픈클로가 자동으로 움직일 때는 오히려 그 경로가 잘 깨졌습니다.
반대로 일반 상세 페이지에서 시작해서 원문보기로 가고, 최종 제공처로 넘어가는 흐름은 더 안정적이었습니다.
이걸 통해 오픈클로를 쓸 때 중요한 것은 “사람이 편한 경로”가 아니라 자동화가 덜 깨지는 경로라는 걸 배웠습니다.
삶 자동화라는 말도 사실 같은 원리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보기엔 가장 효율적인 길이, 시스템 전체로 보면 오히려 가장 취약한 길일 수 있습니다.
오픈클로를 쓰면서 저는 단순히 도구 사용법이 아니라, 내 일을 덜 깨지는 방식으로 설계하는 감각을 배웠습니다.
오픈클로를 통해 결국 만든 것은 ‘조교’가 아니라 ‘업무 구조’였다
처음에는 오픈클로를 유능한 보조자처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오픈클로의 진짜 가치는 “대신 해 주는 것”보다 내 업무를 구조화하게 만드는 것에 있었습니다.
그 결과 저는 문학 작품 논문 리서치에서 적어도 다음을 확정할 수 있었습니다.
작품 하나를 처리하는 표준 템플릿
후보 → 확정 → 접근 상태의 단계 구분
중복 논문 정리 원칙
저장 구조
마스터 현황판
GitHub 원격 백업까지 포함한 누적 운영 방식
이건 단순한 자동화가 아닙니다.
오픈클로를 이용해 업무의 뼈대를 세운 것입니다.
그리고 이 뼈대는 단지 논문 수집에만 쓰이지 않습니다.
나중에는 강의 준비, 출제 포인트 정리, 학생용 콘텐츠 제작, 블로그 글, 유튜브 대본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즉, 오픈클로를 통해 자동화한 것은 “논문 찾기”가 아니라,
연구에서 설명과 콘텐츠 생산으로 이어지는 반복 구조였습니다.
지금 이 경험이 내게 주는 의미
지금 돌아보면, 이 작업은 단순히 AI 도구를 써 본 경험이 아닙니다.
국어 강사인 제 입장에서 더 중요했던 것은, 오픈클로를 통해 제 업무를 다 시 보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무엇이 반복되는지,
무엇이 기준 없이 처리되고 있었는지,
어디서 사람이 꼭 개입해야 하는지,
무엇은 생각보다 AI에게 맡길 수 있는지.
이걸 구분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 프로젝트의 성과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오픈클로를 통해 문학 논문을 찾는 일을 자동화하려 했는데, 결국에는 내 업무를 반복 가능한 구조로 다시 설계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아마 “오픈클로를 통한 내 삶 자동화”라는 주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도 바로 이것일 겁니다.
자동화는 삶을 대신 살아 주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의 반복을 더 선명하게 보고, 덜 낭비되는 방식으로 구조화하는 일이라는 점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