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Rona Coach와 함께 매일 AI 에이전트 소식을 카드로 모으는 앱을 만들었습니다. 카드 수집은 자리를 잡았지만 발표 영역은 세로로 긴 문서에 가까웠어요. 이번 후속 코칭에서는 이 앱을 한 단계 더 개선하고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쌓인 카드를 주제와 흐름으로 잇는 그래프도 만들고 싶었고, 발표 화면도 바꾸고 싶었어요. Rona는 두 일을 갈라 보여주고 이번에 무엇을 끝낼지 물었습니다. 저는 발표자료를 골랐고 그래프는 다음으로 미뤘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줄여 지금 끝낼 한 가지를 정한 것이 이번 코칭의 첫 번째 도움이었습니다. (난 한 번에 다 하고 싶었는데)
Rona Coach: 그래프와 발표자료를 나눠볼게요. 이번에는 발표자료부터 끝내보죠.
범위를 발표자료 하나로 좁혔는데도 완성까지 가는 길은 길었습니다. 좋은 발표자료의 기준을 화면이 나오기 전에 모두 말로 정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에요. 저도 처음에는 “내용도 구려”, “지금꺼는 너무 구식이야” 정도로밖에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이번 Rona 코칭에서 가장 남기고 싶은 경험은 결과물을 같이 보면서 제가 원하는 품질을 구체화한 과정입니다. 제가 화면에서 좋고 나쁨을 판단하면, Rona는 그 이유를 찾아 다음 결과에도 적용할 규칙과 검사로 바꿨어요.
치즈: 발표 하나 만드는 거에 이렇게 체크할 게 많다냥;;
이번 작업에서 저는 방향과 화면의 품질을 판단했고, Rona는 결과물을 만들고 멈춰서 물은 뒤 그 판단을 다음 체크포인트에 반영했습니다. 슬라이드의 글과 배치는 Claude가 만들고, 일러스트와 사실·디자인 검토는 Astra가 맡았습니다.
1. Rona와 일을 쪼개고 체크포인트를 만들다
선택한 발표자료 안에서도 한 번 더 나눌 일이 있었습니다. 초기 제안에는 블로그 링크를 넣어 카드부터 발표자료까지 한 번에 만드는 흐름이 들어 있었어요. 그런데 카드 생성은 이미 잘 돌고 있었습니다. 제가 되물었습니다.
차라리 카드 만드는 것 별개, 만들어진 카드로부터 발표자료 만드는 걸 따로 하고 싶은데?
이번 작업에서 남긴 조건을 정리하면 세 가지였습니다. 이미 만든 카드를 다시 쓸 것, 장마다 내용에 맞는 도식과 움직임을 표현할 것, 이번에 정한 발표 기준을 다른 작업에서도 다시 쓸 수 있게 남길 것이었어요.
Rona는 카드 만드는 명령과 발표자료 만드는 명령을 갈랐고, 정해진 틀에 데이터를 끼우는 대신 장마다 독립된 웹 슬라이드를 택했습니다. 발표 규칙은 앱 안에 묶지 않고 별도 study-deck 스킬로 뺐어요. (사내 스킬화해서 모두가 쓸 수 있도록~) 이렇게 선택한 목표 안의 일도 다시 쪼갰습니다.
코치는 작업을 일곱 조각으로 나눴습니다. 발표 규칙, 프레젠터, 경계 검사, 첫 덱, 도식과 일러스트, 사실·디자인 검토, 배포와 사용 문서 순서였어요. 각 조각은 완성까지 가는 할 일인 동시에, 결과를 보고 다음 품질 기준을 정하는 자리였습니다.
Rona Coach: 관문 하나라도 빠지면 그냥은 못 보내드려요.
처음부터 모든 기준을 확정한 건 아니에요. 코치가 슬라이드 순서와 카드 수 같은 규칙을 먼저 정하자고 했을 때 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아니 결과물을 봐야 판단할 수 있을 거 같은데? […]
그래서 모든 품질 기준은 확정하지 않은 채 Uber의 긴 엔지니어링 글 한 편으로 시험 제작에 들어갔습니다. 다만 화면 경계처럼 미리 정할 수 있는 검사는 첫 덱보다 먼저 만들었어요. 정상 슬라이드는 통과하고, 일부러 넘치게 만든 장은 어느 요소가 몇 픽셀 벗어났는지 잡아야 다음으로 넘어갔습니다. 결과를 본 뒤에는 사람이 느끼는 품질 기준을 고쳐 붙일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다만 처음 세운 통과 조건은 화면 밖으로 넘치는 것 같은 기계적인 오류에 치우쳐 있었습니다. 사람이 느끼는 정보량과 시각적 완성도까지 보지는 못했어요.
2. “별로”라는 말을 기준으로 바꾸다
첫 덱을 본 제 반응은 이랬습니다.
아니...? 이미지가 없고... 아무래도 gpt astra를 안써서 그런거 같은데? […]
치즈: 이건 글이 너무 많고 그림이 너무 적다냥.
Rona는 일러스트 생성과 사실·디자인 검토를 다른 모델인 Astra에 맡기도록 바꿨습니다. 그래도 다음 날 화면을 보니 글자가 많고 그림이 부족했어요. 투명 배경이어야 할 로봇 그림은 검게 보였고, 원문 도판에만 있는 이름을 읽지 못해 그럴듯한 이름을 지어낸 자리도 있었습니다.
처음의 “내용도 구려”라는 말이 이때부터 쪼개졌습니다. 글보다 그림이 정보 전달을 더 많이 맡아야 한다, 원문 그림 안의 정보까지 읽어야 한다, 도식과 일러스트를 구분하고 그림이 설명을 보조해야 한다, 움직임도 장마다 같은 문법을 따라야 한다는 기준이 하나씩 나왔어요.
이때 문제는 모델 이름 하나가 아니었습니다. 코치는 제가 알려준 기존 발표 폴더에서 완성본과 제작기록을 읽었지만, 그 발표를 만들며 에이전트와 주고받은 맥락까지 완전히 이어받지는 못했어요. 저는 다시 대화기록을 읽고, 어떤 프롬프트로 그림을 시켰는지와 왜 글보다 시각 정보가 앞서야 하는지를 확인해 달라고 했습니다. 폴더를 건넸는데도 제가 그 맥락을 더 줘야 했던 점은 답답했어요.
Rona는 그 요구를 규칙으로 옮겼습니다. 본편 한 장의 글자 수에 상한이 생겼고, 장마다 그림이나 도식이 있는지 검사하기 시작했어요. 원문 그림은 별도 모델이 먼저 읽어 이름과 단위를 파일에 남겼습니다. 한 번 읽은 결과는 다음 실행에서 다시 쓰게 했고요.
덱은 여러 번 다시 만들었습니다. 기존 자료의 스타일 조각이 섞이고, 장을 너무 잘게 나누고, 그림 계획이 두 군데로 갈리고, 파일 형식이 어긋나는 등 이유는 매번 달랐어요. 기존 자료를 처음부터 더 면밀히 분석했다면 줄일 수 있었던 시행착오도 있었습니다.
3. 사람이 화면에서 찾은 것이 검사가 되다
정적 검사가 모두 통과한 뒤에도 화면에서는 문제가 보였습니다. 단계 번호가 빠진 요소는 재생할 때 나타나지 않았고, 비슷한 역할의 두 장 중 한 장만 움직였습니다.
제가 기준을 한 문장으로 정리했습니다.
화면을 직접 보는 건 무조건 넣어야 해.
치즈: 멈춘 화면만 말고, 움직이는 중간도 보자냥.
Rona는 그 말을 다음 실행의 통과 조건으로 바꿨습니다. 완성된 화면뿐 아니라 애니메이션이 진행되는 중간 장면도 캡처해 디자인 검토에 넘겼어요. 이어서 슬라이드끼리 색과 구성, 움직임이 같은 규칙을 따르는지 보는 일관성 검사도 붙였습니다.
처음에는 화면 밖으로 넘치는지만 보던 검사가 아래까지 늘어났습니다.
막연하게 ‘별로’라고 느꼈던 이유가 이렇게 검사 항목으로
검토 결과를 그대로 따르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검토에는 원문 인용을 붙이고, 실제 원문과 맞는 지적만 반영했어요. 첫 검토 뒤에는 단정이 넓어진 세 곳을 원문 수준으로 되돌렸습니다. 디자인 지적은 사람이 화면을 다시 보고 판단했습니다.
4. 원하는 품질이 다음 발표에도 남다
초기 15장 버전에서는 7장이 화면 채움 기준 70%에 못 미쳤습니다. 최종 시험 덱은 Uber 글 카드 한 장에서 나온 웹 슬라이드 11장이고, 경계·채움·단계 번호 같은 규칙 기반 검사를 통과했습니다. 일러스트 6개와 PDF가 함께 생겼고, 앱에서는 전체화면으로 넘기며 발표할 수 있어요.
발표자료는 역시 시각 자료가 제일
여기서 자동 검사의 통과와 최종 품질의 완성은 구분해야 합니다. 현재 저장된 사실 검토와 디자인 검토 보고서에는 각각 4개 지적이 남아 있어, 모든 지적이 사라졌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다음 발표에서는 카드 ID만 고르면 같은 제작·검사 절차를 다시 실행할 수 있습니다. 선택한 기존 카드와 저장된 원문을 불러오고, 원문 그림을 읽고, 구성을 잡고, 슬라이드와 일러스트를 만듭니다. 검사에 걸린 장을 고친 뒤 화면을 캡처하고 PDF와 두 검토 보고서를 남겨요.
치즈: 도구 상자는 다음 발표 때 다시 열어보자냥.
5. 제가 쓰던 AI 에이전트와 달랐던 점
제가 다른 AI 에이전트와 일하며 겪은 방식은 요청하고 결과를 받은 뒤 다시 고치는 흐름이었습니다. 대화 안에서는 수정되더라도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 다음 작업에서 무엇을 다시 써야 하는지가 흩어질 때가 많았어요.
Rona는 먼저 이번에 끝낼 결과물을 정했습니다. 그래프와 발표자료를 갈라 발표 하나만 남겼고, 그 일도 일곱 체크포인트로 쪼갰습니다. 각 지점에서 결과물을 보고 제가 통과 여부를 판단하게 했어요. “내용도 구려” 같은 반응이 나오면 현재 슬라이드만 고치는 데서 끝내지 않고 다음 실행의 규칙과 검사로 옮겼습니다.
Rona가 이전 맥락을 저절로 더 잘 이해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완성본과 제작기록을 건넸는데도 대화 맥락은 제가 더 보태야 했으니까요. 첫 결과물도 기대에 못 미쳤습니다. 제가 느낀 차이는 첫 답의 영리함보다 사람의 판단을 다음 단계와 다음 작업에 남기는 방식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가장 크게 남은 건 멋진 시험 덱 한 벌보다 제가 원하는 발표자료의 품질을 설명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 설명이 앱 안의 제작 절차와 검사로 남았으니, 다음 발표에서는 기억에 기대지 않고 같은 기준을 다시 쓸 수 있습니다.
표본은 Uber 글 한 편과 기존 ReasoningBank 발표 한 벌입니다. 다른 주제에서도 같은 품질이 나오는지는 다음 발표에서 다시 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