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잘 쓰는 자리부터 사라진다 — 2026 Q1 한국 8만 자리의 빈틈

2026년 1분기, 국내 IT 업계에서만 8만 명 넘는 자리가 사라졌다. 블룸버그는 연말까지 30만 개를 넘어설 것으로 봤다.

숫자는 자극적이지만, 이 통계가 잡지 못하는 게 더 크다. 통계는 "잘렸다"를 센다. "충원되지 않은 자리"는 세지 않는다.

지난 분기, 누군가 떠난 자리가 다시 채워지지 않은 채 어떻게 흘러갔는지 떠올려 보면, 그 일은 자동화 도구 두세 개로 분산되었고, 결정 권한도 그 도구들 사이로 옮겨졌다. 그 사이에 새 신입은 결국 들어오지 않았다.

해고는 사건이고, 침식은 과정이다. 사건은 뉴스가 받지만, 과정은 본인조차 늦게 깨닫는다. AI를 잘 쓰는 사람일수록 더 늦게. 같은 침식의 구조를 한국어 단행본 『조용한 침식』과 영문판 『Quiet Erosion』이 같은 이름으로 다룬다.

GCAL, 즉 한 세대의 판단 근육이 다음 세대로 넘어가지 못하고 끊기는 루프는 'AI 못 쓰는 사람'의 문제가 아니다. AI를 잘 쓰는 자리에서 가장 빨리 진행된다. 도구가 결정을 대신하는 순간, 결정 근육은 쉬기 시작하고, 그 자리는 다시 충원되지 않는다.

지난 분기, 우리 팀에서 충원되지 않은 자리가 몇 개인지 세어 본 적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