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가 길어지면 AI가 답을 놓치는 이유 5가지 (그리고 널리 퍼진 30% 오해)

컨텍스트 롯(context rot)은 입력이 길어질수록 AI 답변 품질이 떨어지는 현상입니다. 컨텍스트 윈도우 한도에 한참 못 미쳐도 나타나며, Chroma가 2025년 7월 14일 발표한 기술 보고서에서 프런티어 모델 18개를 측정해 정리했습니다.

클로드 코드나 챗지피티로 오래 작업하다 보면 어느 순간 답이 이상해집니다. 아까 말한 걸 잊고, 없는 파일을 있다고 하고, 시킨 것과 다른 걸 합니다. 그게 이 현상입니다. 보고서 저자는 Kelly Hong, Anton Troynikov, Jeff Huber입니다.

입력 길이가 늘어날 때 답변 품질이 들쭉날쭉 떨어지는 그래프. 짧으면 잘 찾다가 길어지면 무너지며, 컨텍스트 한도에 닿기 전에 이미 품질이 떨어진다

먼저 이 주제에서 가장 흔히 잘못 인용되는 부분을 짚고 시작하겠습니다.

"핵심 정보를 앞과 뒤에 두면 30% 향상된다"는 말

이 문장을 여러 곳에서 보게 되는데, Chroma 연구에는 이런 내용이 없습니다. 30%라는 수치도 없고, "시작과 끝"이라는 U자형 결론도 없습니다.

원문에서 위치에 대한 언급은 하나뿐이고 훨씬 좁습니다. 반복 단어 과제에서 고유 단어를 입력 초반부에 배치했을 때 위치 정확도가 가장 높았고, 입력이 길어질수록 그 차이가 더 뚜렷해졌다는 것입니다. 특정 과제에서의 관찰이지, 모든 프롬프트에 적용되는 배치 법칙이 아닙니다.

"앞과 뒤가 유리하다"는 U자형 주장은 다른 논문(Lost in the Middle, 2023)의 결론입니다. 두 연구가 뒤섞여 유통되고 있고, 거기에 출처 없는 30%가 붙었습니다. 프롬프트 구조를 바꾸는 근거로 쓰기 전에 어느 연구에서 온 말인지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실제로 측정된 것 5가지

Chroma가 테스트한 모델은 18개입니다.

  • Anthropic: Claude Opus 4, Sonnet 4, Sonnet 3.7, Sonnet 3.5, Haiku 3.5
  • OpenAI: o3, GPT-4.1, GPT-4.1 mini, GPT-4.1 nano, GPT-4o, GPT-4 Turbo, GPT-3.5 Turbo
  • Google: Gemini 2.5 Pro, 2.5 Flash, 2.0 Flash
  • Alibaba: Qwen3-235B, Qwen3-32B, Qwen3-8B

핵심 발견은 다섯 가지입니다.

  1. 떨어지는 속도가 일정하지 않습니다. 조금씩 꾸준히 나빠지는 게 아니라 과제와 조건에 따라 크게 출렁입니다. 그래서 "몇 토큰까지는 안전하다"는 선을 긋기 어렵습니다.
  2. 찾아야 할 정보와 질문의 의미가 멀수록 더 빨리 무너집니다. 질문에 나온 단어가 그대로 들어 있는 정보는 길어도 잘 찾지만, 뜻으로만 연결된 정보는 훨씬 이르게 놓칩니다.
  3. 방해 정보의 존재, 자료의 구조, 의미 관계가 모두 영향을 줍니다. 길이 하나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4. 환각 경향은 모델 계열별로 갈렸습니다. 보고서 기준으로 Claude 계열이 환각률이 가장 낮고 GPT 계열이 가장 높았습니다.
  5. 전체를 넣은 경우와 관련 부분만 골라 넣은 경우의 격차가 컸습니다. LongMemEval 과제에서 이 차이가 유의미하게 나타났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바로 써먹을 수 있는 결과입니다.

몇 토큰부터 나빠지나

가장 궁금한 부분인데, 보고서는 기준이 되는 숫자를 제시하지 않습니다. 이 주제를 다루는 글에 "100K 토큰부터"처럼 딱 떨어지는 숫자가 붙어 있으면 원문 근거가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보고서에서 확인되는 건 관찰 지점 정도입니다. 짧은 입력에서는 대부분 잘 작동하고, 반복 단어 과제에서는 약 2,500단어 지점부터 특정 패턴이 나타나기 시작하며, 5,000단어에서 7,500단어 구간에서 일부 모델(Gemini, Qwen)의 무작위 출력이 늘었습니다. GPT-3.5 Turbo는 이 과제에서 거부율 60.29% 를 기록했습니다.

여기서 실무적으로 중요한 건 숫자 자체가 아니라 방향입니다. 컨텍스트 윈도우가 200K라고 해서 200K까지 같은 품질이 유지되는 게 아닙니다. 한도는 "넣을 수 있는 양"이고 품질이 유지되는 구간과는 다릅니다.

이 연구가 지금도 유효한가

정직하게 말하면 그대로 인용하기엔 시점이 걸립니다. 2025년 7월 연구이고, 테스트한 모델이 Claude Opus 4, GPT-4.1, Gemini 2.5 세대입니다. 2026년 8월 현재 쓰는 모델은 그보다 두 세대 뒤입니다.

그래서 이 연구에서 가져올 것과 가져오지 말 것을 나눠야 합니다.

  • 가져올 것: 길이가 늘면 품질이 들쭉날쭉 나빠진다는 것, 넣을 수 있는 한도와 품질이 유지되는 구간은 다르다는 것, 관련 부분만 넣은 쪽이 전체를 넣은 쪽보다 낫다는 것. 모델 세대가 바뀌어도 입력 처리 방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지지 않는 한 유지될 성질입니다.
  • 가져오지 말 것: 어느 모델이 더 나았다는 순위나 환각률 수치. Claude 계열이 낮았다는 것도 2025년 7월 그 모델들 기준입니다. 지금 세대에 그대로 적용해 말하면 근거 없는 주장이 됩니다.

현재 세대 모델에서 같은 실험을 다시 돌린 공개 결과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확인되면 이 글을 갱신하겠습니다.

실무에서 무엇을 바꿔야 하나

측정된 결론에서 직접 따라오는 것만 적습니다.

  • 넣을 수 있는 만큼 다 넣지 말고 관련된 것만 넣으세요. 전체 입력과 선별 입력의 격차가 유의미했다는 게 이 보고서에서 가장 실무적인 결과입니다. 파일 열 개를 다 붙이는 것보다 관련된 두 개만 붙이는 쪽이 낫습니다.
  • 질문에 찾을 대상의 표현을 그대로 쓰세요. 의미로만 연결된 정보를 길이 속에서 찾는 게 가장 먼저 무너지는 지점입니다. "그 설정 어디 있어?"보다 "timeout 값이 어디 정의돼 있어?"가 안전합니다.
  • 방해 정보를 덜어내세요. 비슷하지만 답이 아닌 내용이 섞여 있을 때 성능이 더 떨어집니다. 참고용으로 붙인 옛 문서가 오히려 손해일 수 있습니다.
  • 길어졌으면 새 세션으로 옮기고 필요한 것만 다시 넣으세요. 대화가 길어졌는데 답이 흔들리면 프롬프트를 더 정교하게 쓰는 것보다 이게 빠릅니다.
  • 한도를 품질 기준으로 쓰지 마세요. "아직 한도 안 찼으니 괜찮다"는 판단이 이 현상의 가장 흔한 출발점입니다.

클로드 코드에서는 이렇게 씁니다

코딩 에이전트는 이 문제가 가장 잘 드러나는 환경입니다. 파일을 읽고 명령 결과를 받아오면서 입력이 계속 쌓이는데, 정작 지금 필요한 정보는 그중 일부뿐입니다.

  • 자동 압축 기준을 알고 쓰세요. 클로드 코드에는 --autocompact 옵션이 있어 창이 차면 대화를 압축합니다. 압축은 길이를 줄여주지만 요약 과정에서 세부가 빠집니다. 압축이 일어난 뒤 답이 흔들리기 시작했다면 프롬프트를 다듬을 게 아니라 필요한 파일을 다시 명시적으로 붙이는 쪽이 빠릅니다.
  • 긴 세션을 이어가는 것과 새로 시작하는 것을 구분하세요. --continue/resume으로 이어가는 건 편하지만, 작업 주제가 바뀌었다면 이어가는 게 손해입니다. 앞 주제의 파일과 시행착오가 전부 방해 정보로 남습니다. 보고서에서 방해 정보가 성능을 떨어뜨린다고 측정된 그 조건입니다.
  • 작업 단위를 파일 단위로 쪼개세요. "이 프로젝트 전체를 리팩터링해줘"보다 "이 파일 하나를 이렇게 바꿔줘"가 안정적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한 번에 넣는 관련 없는 코드가 줄어듭니다.
  • 지시를 매번 다시 넣지 말고 프로젝트 규칙 파일에 두세요. 같은 지시를 대화 중간중간 반복하면 그만큼 입력이 늘어납니다. 규칙은 CLAUDE.md 같은 파일에 한 번 적어두는 쪽이 낫습니다.

정리

  • 입력이 길어질수록 답변 품질이 떨어집니다. 프런티어 모델 18개에서 확인된 현상입니다.
  • 떨어지는 속도는 일정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몇 토큰부터 나빠진다는 기준은 보고서에 없습니다.
  • "핵심 정보를 앞과 뒤에 두면 30% 향상"은 이 연구의 내용이 아닙니다.
  • 프롬프트를 정교하게 고치는 것보다 넣는 양을 줄이고 관련 있는 것만 넣는 편이 낫습니다.

출처는 Chroma 기술 보고서 Context Rot: How Increasing Input Tokens Impacts LLM Performance(2025년 7월 14일)이며, 이 글의 수치와 모델 목록은 2026년 8월 19일 원문을 직접 확인했습니다.


지피터스는 누적 6천 명이 스터디를 거친 AI 커뮤니티이고, 저는 여기서 마케팅 업무에 AI 도구를 매일 씁니다. 긴 세션에서 답이 흔들리는 건 실제로 자주 겪는 문제라 원문을 직접 확인해 정리했습니다.

토큰이 무엇이고 비용에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AI 토큰 뜻과 비용 계산에서 다뤘습니다. 커뮤니티 스터디에서도 긴 작업 세션을 어떻게 쪼개는지가 자주 나오는 주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