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직 절반 사라진다는 경고가 놓친 것 — 자동화의 첫 표적은 "AI를 못 쓰는 사람"이 아니다

ZDNet Korea의 4월 14일 헤드라인은 짧고 무겁다.

"사무직 절반 사라질 것 — 경고 현실로."

KDI 분석은 더 차갑다. 2030년이면 현재 일자리의 90%에서 직무 90% 이상이 자동화 가능하다. 한국노동연구원은 향후 10년 국내 일자리 35%가 자동화 위험권이라고 본다. 2026년 1분기 글로벌 테크업계 감원 78,000명 중 절반이 AI 자동화와 직결됐다.

여기까지는 기사다.

기사가 빠뜨린 장면이 하나 있다. 자동화의 첫 표적은 "AI를 못 쓰는 사람"이 아니다. AI를 쓰지만, 더 이상 자기 판단을 행사하지 않는 사람이다.

지피터스 멤버라면 이 장면이 낯설지 않다. GPT 출력물이 어느 순간부터 컨플루언스에 그대로 붙는다. 슬랙으로 그대로 옮겨진다. 검토 시간이 줄고, 결재 라인이 짧아지고, 효율 지표는 두 자릿수로 보고된다. 그런데 6개월 뒤, "왜 그런 결정을 내렸냐"는 질문 앞에서 답이 막힌다.

이 침식은 어떤 KPI 대시보드에도 잡히지 않는다. 분기 보고서에는 "AI 도입 효율 +30%대"가 적힌다. 그 시간에 판단 근육이 어떻게 빠졌는지는 어디에도 적히지 않는다.

CIO Korea가 이번 주 흥미로운 흐름을 보도했다. "사람이 낫다 — AI 인력 대체론에 관리자까지 반발." 정서는 이해된다. 그러나 정서로 막힐 일이 아니다. 막힐 수 있는 건 매주 어떤 판단을 직접 했는지, 어떤 도메인 직관이 살아있는지에 대한 기록뿐이다.

체크해볼 한 가지.

지난 4주, GPT가 만든 출력물 중 "이건 틀렸다"며 되돌린 건 몇 번인가.

그 횟수가 0이라면, 통계에 잡히지 않는 침식은 이미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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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서: 『조용한 침식 — 당신의 커리어는 조용히 무너지고 있다』 (Scott Seungbin Y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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