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까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에서 감축된 일자리가 3만 2천 개다. 2026년 기술 산업 전체 해고의 절반에 해당한다.
숫자는 충분히 크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하나 있다.
감축된 직무 대부분이 데이터 처리, 콘텐츠 검수, 고객 응대 — 이른바 엔트리레벨이다. 반복적이고 규칙 기반인 업무. AI가 가장 먼저 대체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설명은 맞다.
그런데 그 자리들은 단순 반복만 하던 자리가 아니었다. 신입이 조직의 맥락을 배우고, 판단의 근거를 체득하고, 실수를 통해 감각을 형성하던 자리였다. 자동화가 제거한 것은 업무가 아니라, 그 업무를 통해 쌓이던 경험의 경로다.
한편 AI 역량을 갖춘 인력의 수급비는 3.2대 1. 공급이 수요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러 있다. 도구를 다루는 사람은 부족하고, 도구가 대체한 자리에서 배울 기회는 사라졌다.
이 구조가 반복되면 어떤 일이 생기는가. 경험의 사다리 첫 단이 빠진 채로, 다음 세대는 중간 단부터 올라가야 한다. Generational Cognitive Atrophy Loop — GCAL이라 부르는 이 순환이 한국어 단행본 『조용한 침식』과 영문판 『Quiet Erosion』에서 동일한 개념으로 다뤄진다.
3만 2천 개의 자리가 사라진 것은 뉴스다. 그 자리에서 만들어지던 것이 함께 사라진 것은, 아직 뉴스가 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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