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우주를 만드는 6가지 방법 — 4/7 옵시디언 스터디 마지막 발표회
프롤로그
마지막 주차였다.
4주 동안 함께 옵시디언을 배우고, 실험하고, 각자의 시스템을 만들어온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6인이 차례로 자신의 시스템을 공유했다. 발표가 끝날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었다.
"저 사람의 방식이 나와 다르다. 그런데 그 다름이 틀린 게 아니다."
옵시디언에 정답은 없다. 1,900개 노트를 자동 정리하는 사람도, 꿈 155개를 AI로 분석하는 사람도, 7,660개 노트에 LLM 패턴을 붙인 사람도 —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우주를 만들고 있었다.
1. OWEN NAM 님 — 노트가 스스로 정리되는 시스템
"정리는 습관이지만, 습관도 시스템화하면 훨씬 빠르다."
OWEN NAM님의 볼트에는 1,900개가 넘는 노트가 있다. 문제는 양이 아니었다. 고립 노트, 빈 노트, 미완성 노트가 섞여 있어 필요한 노트를 찾기 어려웠다.
해결책은 단순했다. 매일 아침 7시, 크론잡이 자동으로 실행된다.
파이썬 스크립트가 볼트 전체를 점검한다
고립 노트는 관련 노트를 찾아 링크를 연결한다
빈 노트는 삭제한다
미완성 노트는 채울 수 있도록 메시지를 보낸다
리뷰 안 된 노트는 텔레그램으로 알림을 보낸다
영리한 부분이 있다. 전체 스캔은 최초 1회만 한다. 이후에는 최근 일주일 노트만 점검한다. 토큰을 아끼는 설계다.
완전 자동화가 아니라는 것도 눈에 띄었다. AI가 제안하고, 사람이 확인하고, 그 다음에 확정된다. Tell OS(자신의 철학 파일)를 참조해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완전 자동화보다 반자동화가 안심된다."
이 한 마디가 그의 시스템 철학을 요약한다.
원샷 인사이트 #1
나는 크론잡이 없다. 대신 일요일마다 주간요약을 직접 쓴다. OWEN NAM님의 발표를 들으며 깨달았다 — 자동화 여부보다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구조 자체가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반자동화"라는 표현이 좋았다. AI가 전부 결정하면 내가 모르는 시스템이 된다. AI가 제안하고 내가 확인하면, 시스템을 이해하면서 운영할 수 있다. 나의 Plaud + Claude Code 방식도 결국 반자동화다. 방향이 맞다.
2. Elly님 — 24시간 AI 서버를 구형 맥미니로 만들다
"옵시디언 폴더 구조가 AI 협업 체계가 된다."
Elly님의 문제는 서버였다. 24시간 운영 가능한 AI 서버가 없었다. 구형 맥미니는 최신 OpenClaw 요구사항을 지원하지 못했다.
해결 방법은 경량화였다. OpenClaw 대신 Move Tool을 설치했다. OneDrive 안에 있는 옵시디언 볼트와 연결하고, 볼트 폴더 구조 그대로 협업 체계로 활용했다.
세 가지 핵심 구조가 있다.
첫째, 운영보드. 진행 중인 일과 새로 논의할 일이 모이는 중앙 허브다. 둘째, 상세 노트. 운영보드에서 분리해 따로 저장한다. 셋째, 협업 로그 파일. 봇과 함께 처리한 업무 기록이 쌓인다. 세션이 끊겨도 맥락이 유지된다.
발표 중 질문이 나왔다. "파일 보안은 어떻게?" Elly의 답은 명확했다. OpenClaw 최신 업데이트를 유지하는 것. 그리고 구요한님이 보충했다 — 옵시디언 Sync의 헤드리스 싱크 기능을 쓰면, 앱을 꺼도 동기화가 이루어지고 속도는 영점 몇 초 수준이라고.
원샷 인사이트 #2
"봇이 문서를 읽고 기존 업무를 참조하니 엉뚱한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
이 말이 핵심이다. Claude Code도 마찬가지다. CMDS Guide, 스킬 파일, 오늘의 할일 — 이 파일들이 있어야 AI가 내 시스템을 알고 움직인다. 나의 볼트 폴더 구조가 곧 AI 협업 체계다.
협업 로그 파일 아이디어도 인상적이었다. 세션 간 맥락을 유지하기 위해 로그를 쌓는 것. 나는 Daily Note와 Weekly Note로 비슷하게 운영하고 있다. 이름이 달라도 같은 목적이다.
3. DECK님 — 카파시의 아이디어를 나만의 명령어로
"나만의 용어로 바꿔서 적용하라."
DECK님의 발표는 안드레이 카파시(Andrej Karpathy)의 이야기로 시작됐다. 카파시가 GitHub에 LLM Wiki를 공개했다. 완성된 앱이 아니었다. 핵심 인사이트만 있었다.
"아이디어만 공유해도 가치가 있다. 받아서 자기 것에 붙이는 사람이 실행한다."
DECK님은 받아서 자기 것에 붙였다. CMDS 시스템 최신 버전과 LLM Wiki 패턴을 결합했다. LLM Wiki의 명령어 세 개(ingest, wiki-save, note)를 한국어로 변환했다.
/적용— 외부 자료를 볼트로 가져오기/위키저장— 정제된 지식 저장/점검— 노트 상태 확인 (Codex로 실행, 토큰 절약)
결과는 7,660개 노트에 자동 분류·점검·확장 시스템이었다.
발표 중 구요한님이 코멘트했다. "우리가 CMDS 파일로 이미 더 많은 걸 한 것이다. 이게 먼저였다." 그리고 덧붙였다. "이제는 PPT 먼저가 아니라 핵심 아이디어를 공유해 각자가 컴파일하는 시대다."
원샷 인사이트 #3
나도 카파시의 LLM Wiki를 들었을 때 "이런 게 있네"로 넘겼다. DECK님은 받아서 자기 것에 붙였다. 그 차이가 7,660개 노트 시스템이다.
인상적인 것은 한국어 커맨드로 번역한 것이다. 영어 명령어를 쓰면 내 것이 아니다. 내 언어로 바꿔야 내 시스템이 된다. 나의 스킬 파일들도 마찬가지다 — 내가 쓸 언어로 만들어야 실제로 쓰게 된다.
Codex로 토큰을 절약하는 것도 배울 점이다. 무거운 작업과 가벼운 작업을 다른 모델로 나누는 것.
4. 박승현님 — 오프라인 모임을 AI가 실시간으로 기록한다
"강의 들으면서 채팅처럼 기록만 해도 AI가 알아서 연결해 준다."
오프라인 모임에서 실시간 기록은 어렵다. 박승현님은 그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풀었다. 기록하는 사람이 직접 정리하지 않아도 되게 만든 것이다.
방식은 단순하다. 모임 중 기록을 채팅처럼 에이전트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한다. 그러면 AI가 모임 노트와 인물 노트를 자동으로 생성하고 연동한다.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난다.
Google Calendar CLI 연결 → 캘린더에 자동 등록된다
모임 노트 자동 생성 (제목, 날짜, 참석자, 내용)
참석자 이름 입력 → 인물 노트 자동 생성 + aliases 필드 포함
인터넷 검색으로 참석자 이력까지 채운다 (코로나맵 제작자 등)
자기소개 내용 붙여넣기 → 인물 노트에 자동 반영
사용 모델은 Sonnet 4.6. Codex는 툴 콜이 안 되는 문제가 있었다고 했다.
원샷 인사이트 #4
"인지적 부담 없이 채팅처럼 기록만 해도 AI가 알아서 연결해준다."
이 말이 핵심이다. 기록의 장벽은 형식이 아니라 인지적 부담이다. 채팅처럼 편하게 던지면 AI가 구조화한다. 나도 Plaud로 녹음하고 Claude Code로 정리하는 것이 같은 원리다.
Google Calendar 연동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캘린더를 수동으로 관리한다. 모임 기록 → 캘린더 자동 등록이 이루어지면 두 단계가 하나가 된다. 언젠가 적용해볼 것.
5. 송세현님 — 지식을 게임처럼 추적하는 월드맵
"지식이 어떤 목표에 매칭되는지 시각화하면 지식 쌓는 게 재미있어진다."
송세현님이 발견한 문제는 두 가지였다.
첫째, 인박스 병목. 지식이 쌓이기만 하고 실제 업무에 연결되 지 않는다. 둘째, 완료 병목. 프로젝트가 끝나면 그때 배운 것이 흩어진다.
해결책은 프로젝트 라이프사이클 스킬 시스템이었다.
스킬
역할
project-init
역할 인터뷰 → 관련 지식 스캔 → 프로젝트 파일 생성
project-add
새 지식을 프로젝트에 연결
project-close
완료 후 지식을 CMDS 카테고리로 분해·저장
프로젝트가 시작될 때 지식을 끌어오고, 진행 중 새 지식을 연결하고, 완료 후 지식을 볼트로 돌려보낸다. 순환 구조다.
월드맵도 인상적이었다. CMDS 100~900번대 카테고리를 레이더 차트로 시각화했다. 1 년 목표를 CMDS 카테고리에 매핑하고, 지식 축적 달성률을 게임 레벨처럼 추적한다. HTML로 로컬 생성해 앱 관리 부담이 없다.
발견도 솔직하게 공유했다.
"100번대(로우데이터), 200번대(수집), 300번대가 거의 비어있었다. 나는 목표와 실행에만 집중했던 것."
원샷 인사이트 #5
레이더 차트 월드맵 아이디어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내가 어느 영역에 지식이 쌓여 있고, 어느 영역이 비어 있는지 한눈에 보인다.
나도 CMDS를 운영하지만 어느 카테고리가 얼마나 쌓여 있는지 모른다. 시각화가 있으면 다르다. "이 카테고리가 비어있네"라는 것을 알아야 채울 수 있다.
project-close 스킬도 배울 점이다. 프로젝트가 끝날 때 지식을 돌려보내는 루틴. 나는 프로젝트가 끝나면 경험이 흩어진다. 닫는 의식(close ritual)이 필요하다.
6. oneshot — AI가 나보다 나를 더 잘 안다
"매일 녹음하고 정리하는 것 자체가 내 우주를 만드는 과정이다."
마지막 발표자인 나(원샷)의 이야기를 써야 한다.
출발점은 의문이었다. 심리학 지식으로 스스로를 잘 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AI가 나를 어떻게 보는지 궁금했다. 비교해보고 싶었다.
방법은 다차원 데이터였다.
무의식: 꿈기록 155개 누적
의식: 일상대화, 감정일기 4회, 후각개발일기
운명적 기질: 사주 분석
여기에 발표 실력 정량화를 추가했다. 목소리 크기, 전달력 같은 막연한 느낌을 데이터로 기록했다. 발성과 음성 성장을 추적한다.
현재 시스템은 이렇다. Plaud로 매일 녹음한다. Claude Code가 분류하고 정리한다. Daily/Weekly/Monthly/Yearly 구조로 쌓인다. CMDS Guide와 스킬 파일이 이 구조를 운영한다.
원샷 인사이트 #6 — 발표를 마치고
발표를 준비하면서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는 정말 내 우주를 기록하고 있는가?"
155개의 꿈. 4번의 감정일기. 매일 녹음되는 목소리. AI가 분류한 후각 일기.
기록이 쌓일수록 AI는 나를 더 잘 알게 된다. 동시에 나도 나를 더 잘 알게 된다. AI와 내가 서로를 거울처럼 보여주는 구조다.
아직 부족한 게 있다. 크론잡이 없다. Recommended by 필드도 없다. 노트가 자동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하지만 매일 Plaud를 들고 다니고, 매일 Claude Code와 이야기하고, 꿈을 기록한다.
시작됐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에필로그 — 스터디가 끝나고
구요한님이 마지막에 보충하셨다.
"옵시디언에서 AI를 쓰는 게 아니라, AI가 옵시디언 데이터를 쓰게 한다."
4주 동안 배운 것의 핵심이 이 한 문장에 담겨 있다. 내가 AI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AI가 내 기록을 읽고, 내 맥락을 이해하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AI가 읽을 수 있는 기록이 있어야 한다. 폴더 구조가 있어야 하고, 시스템 파일이 있어야 하고, frontmatter description 필드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 매일 기록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6인이 각자 다른 방식으로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내 우주를 만드는 것은 결국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