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맵 만들어줘" 대신 한 줄을 더 붙였더니 — 4주 계획의 모양이 바뀌었다

프롬프트 한 줄 차이로 뻔한 4주가 실측 숫자가 박힌 4주가 됐다. 그 결과 알게 된 것 — 4주는 만드는 기간이 아니라 고치는 기간이었다.

한 줄 요약 AI한테 “계획 짜줘”라고 하면 그럴듯한 계획이 나온다. “먼저 실제 사례를 찾아보고, 거기에 맞춰서 짜줘”를 붙이면 근거가 있는 계획이 나온다. 한 줄 차이인데 3주차에 무너지느냐 아니냐가 갈린다.

이런 분께 도움이 됩니다 — AI한테 학습계획·프로젝트 계획을 짜달라고 했는데 뻔한 결과가 나와서 아쉬웠던 분.


Before — “계획 짜줘”의 함정

4주 챌린지를 시작하면서 로드맵을 만들어야 했다. 보통 이렇게 물어본다.

내 4주 로드맵 만들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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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면 답은 나온다. 나오긴 하는데 1주차 기초, 2주차 심화, 3주차 제작, 4주차 마무리 같은 게 나온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이건 내 계획이 아니라 어떤 계획에도 들어맞는 계획이다.

문제는 이런 계획이 3주차에 무너진다는 것이다. “제작”이라고만 적혀 있으니 얼마나 걸리는지 모르고, 얼마나 걸리는지 모르니 미루고, 미루다 보면 4주차에 아무것도 없다.

After — 한 줄을 더 붙였다

그래서 이렇게 물었다.

내 4주 로드맵 만들어줘. 내가 만들려는 것에 어렴풋한 방향이 있으면,
그것에 맞는 실제 사례나 방법을 먼저 찾아보고, 거기에 맞춰서 로드맵을 짜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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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찾아보고” 이 한 줄이 전부다. 그런데 결과가 이만큼 달라졌다.

그냥 “짜줘"

"먼저 찾아보고 짜줘”

3주차에 적힌 것

”제작"

"개선 3라운드”

근거

없음

실측 사례 3건 (1시간 / 30분 / 반나절)

내가 할 수 있는 판단

없음

”아, 만드는 게 아니라 고치는 거구나”


어떻게 했나 — 4단계

1단계. 방향만 던지고, 캐물어달라고 한다

핵심은 완성된 요구사항을 주지 않는 것이다. “어렴풋해도 된다”고 말해두면 AI가 질문으로 파고든다.

내 경우 세 개를 물어왔고, 하나씩만 답했다.

질문

내 답

4주 뒤 최종 결과물은?

수강생용 실습 교보재 세트

결과물 말고 “나 자신”은 어떻게 달라져 있으면 좋겠어?

제안할 수 있는 사람

그럼 지금 제안을 못 하는 진짜 이유는?

내가 가르칠 대상의 업무를 몰라서

세 번째 답에서 계획의 1순위가 바뀌었다. 원래 “도구 배우기”로 채우려던 첫 주가 “모르는 걸 조사하기”로 바뀌었다.

💡 이게 핵심이다. 내가 미리 알고 있었으면 애초에 질문이 필요 없었다.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내가 뭘 모르는지가 드러났다.

2단계. 조사 범위를 내가 지정한다

AI가 알아서 검색하게 두면 일반론이 나온다. 뭘 찾아야 하는지를 내가 정해준다.

나는 두 갈래로 나눴다.

1) 내가 하려는 것과 같은 걸 이미 한 사람들의 실제 사례
   - 커리큘럼이 몇 주였고, 무슨 순서였고, 뭘 만들었나
2) 내가 모른다고 답한 그 영역
   - 직무별로 실무자가 실제로 매일 반복하는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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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은 내가 시킨 게 아니라 AI가 “모른다”는 답을 듣고 알아서 하나 더 붙였다. 그래서 이 단계에서는 “내가 모른다고 말한 것”을 숨기지 않는 게 중요하다.

3단계. 출처를 강제한다

이게 없으면 그럴듯한 거짓말이 섞인다. 조사를 시킬 때 이 문장을 넣었다.

출처 URL이 있는 실제 사례만 보고하세요.
추측이나 일반론은 쓰지 마세요.
검색해도 안 나온 건 "안 나왔다"고 적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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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줄이 특히 중요하다. 이걸 안 넣으면 못 찾은 걸 그럴듯하게 채워 넣는다. 실제로 결과 보고서 맨 끝에 “못 찾은 것” 목록이 따로 왔고, 거기에 이런 게 있었다 — “제작 기간을 명시한 사례는 두 건뿐입니다. 나머지는 전부 ‘글에 안 나옴’입니다.”

이 정직한 한 줄이 나머지 전부를 믿을 수 있게 만들었다.

4단계. 자가점검을 시킨다

계획을 받기 전에 스스로 점검하게 했다.

보여주기 전에 스스로 점검해줘.
- 1→2→3→4주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나? (앞 주 결과가 다음 주 재료가 되나)
- 최종 결과물이 "이해했다"가 아니라 "이걸 만들었다"로 구체적인가?
- 4주 안에 진짜 할 수 있는 크기인가? 너무 크면 작게 잘라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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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실제로 한 번 잘렸다. 국내 기업 교육의 표준 산출물이 “스킬 3종 + 가이드라인 1부”인데, 4주엔 안 들어간다며 스킬 1종으로 줄이고 대신 “3라운드 개선까지 끝난 것”으로 바꿔서 왔다. 개수 대신 완성도를 택한 것이다.


그래서 알게 된 것 — 4주는 “고치는 기간”이었다

조사 결과 중 계획을 가장 크게 바꾼 게 이거였다.

스킬 하나의 첫 버전은 30분~1시간이면 나온다. 실측 사례가 세 건이었다. 그런데 쓸 만해지는 데는 개선 2~3라운드가 걸린다.

한 사례는 1라운드에서 이렇게 실패했다.

  • 지시: “반복 작업을 찾아라” → 결과: “당신은 이메일에 정기적으로 답한다” 같은 쓸모없는 출력

  • 해결: 기준을 수치로 못박음 — 주 2~3회 이상 / 수동 3단계 이상 / 일관된 산출물 / 기존 자동화 없음

실패 원인이 전부 “지시가 추상적”이었다. 도구 문제가 아니었다.

이걸 알고 나니 계획의 모양이 바뀌었다

원래 잡으려던 것

바뀐 것

2주차

설계하고 공부

v1이 이미 돌아감

3주차

만들기

고치기 (3라운드)

4주차

마무리

포장 + 발표

“만드는 주”로 잡으면 3주차에 무너진다. 만드는 데 하루면 되는 일에 3주를 잡아두면 계속 미루게 되고, 결국 개선 라운드가 사라지고, 4주차엔 “돌긴 도는데 쓸 만하진 않은 것”이 남는다.

돌아보니 나는 계획을 짤 때 늘 이렇게 틀렸던 것 같다.

제작 시간은 과대평가하고, 개선 시간은 과소평가한다.


막힌 것 — AI가 그럴듯하게 틀렸다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로드맵이 거의 완성됐을 때 문제가 하나 나왔다.

내 폴더에 스킬 파일 5개가 들어 있었다. AI가 그걸 보고 이렇게 썼다.

“스킬 5개를 이미 만들어 쓰고 계시네요. 0에서 시작하는 게 아닙니다.”

아니다. 챌린지에서 제공받은 거고, 나는 그날 처음 써봤다.

문제는 이 문장이 로드맵의 출발선이었다는 것이다. “0에서 시작이 아니다” 위에 4주가 통째로 얹혀 있었다. 게다가 강사한테 제출할 자기소개 요약에까지 들어갔다. 그대로 냈으면 사실이 아닌 걸 제출할 뻔했다.

어떻게 뚫었나

그냥 한 줄 말했다.

잘못된 부분이 있어.
"스킬 5개를 이미 만들어 쓰고 있고" → 이건 내가 만든 게 아니고 제공받은 거야.
남의 거고 오늘 처음 써봤어. 사실 난 스킬이 뭔지도 잘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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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더니 로드맵의 척추가 바뀌었다.

  • 전: 내가 이미 쓰는 스킬을 갈아끼운다

  • 후: 남이 만든 스킬을 본보기로 뜯어보고 내 손으로 다시 만든다

그리고 1주차에 “스킬 손으로 익히기”가 1순위로 새로 들어왔다.

여기서 배운 것

AI는 파일이 폴더에 있으면 내 작품이라고 넘겨짚는다. 확인하지 않는다.

무서운 건 이거다 — 내가 아는 영역에서는 잡아낼 수 있는데, 모르는 영역에서는 못 잡는다. 나는 내 폴더 사정을 아니까 잡았다. 그런데 기업 업무나 스킬 규격처럼 내가 모르는 쪽에서 같은 일이 벌어지면 그대로 통과했을 것이다.

📌 그래서 결과물을 받으면 “이거 어디서 확인한 거야?”를 한 번은 물어보게 됐다. 특히 나에 대한 서술일수록.


가져가서 쓸 것

프롬프트 템플릿 (그대로 복사)

[하려는 것] 계획을 짜줘.
내가 만들려는 것에 어렴풋한 방향이 있으면,
그것에 맞는 실제 사례나 방법을 먼저 찾아보고, 거기에 맞춰서 짜줘.

조사할 때:
- 출처 URL이 있는 실제 사례만. 추측이나 일반론은 쓰지 마.
- 검색해도 안 나온 건 "안 나왔다"고 적어.
- 각 사례에서 실제로 얼마나 걸렸는지, 어디서 막혔는지를 꼭 찾아줘.

보여주기 전에 스스로 점검해줘:
- 단계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나? (앞 결과가 다음 재료가 되나)
- 최종 결과물이 "이해했다"가 아니라 "이걸 만들었다"로 구체적인가?
- 정해진 기간 안에 진짜 되는 크기인가? 너무 크면 작게 잘라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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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리스트

  • 완성된 요구사항 대신 방향만 던졌나 (질문으로 캐물어달라고)

  • 내가 뭘 모르는지를 숨기지 않고 말했나

  • 조사에 출처 강제 + “못 찾으면 못 찾았다고 적어”를 넣었나

  • 각 사례의 실제 소요 시간과 막힌 지점을 찾아달라고 했나

  • 결과를 보기 전에 자가점검을 시켰나

  • 나에 대한 서술 중 AI가 추측으로 채운 것이 없는지 확인했나 ← 이거 꼭


마무리

프롬프트 한 줄 차이였다. 그런데 그 한 줄이 “그럴듯한 계획”과 “근거 있는 계획”을 갈랐다.

그리고 계획보다 더 남은 게 있다. 조사 과정에서 내가 뭘 모르는지가 드러났다는 것. 나는 도구를 몰라서 막힌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가르칠 대상의 일상을 몰라서 막혀 있었다. 이건 “로드맵 만들어줘” 한 줄로는 절대 안 나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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