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ude Code × Hermes - AI가 내 어제를 모른다는 걸 깨닫고 세 AI 도구를 한 볼트로 묶었다.

AI가 '내가 어제 뭐 했는지' 모른다는 걸 깨닫고, 세 AI 도구를 한 볼트로 묶었다

소개

시도하고자 했던 것과 그 이유

저는 AI 봇 여러 개를 운영합니다. 메인 비서는 텔레그램에서 쓰는 '텔로스'(Hermes + Claude 기반)예요.

처음 시작은 소박했습니다. "헤르메스에 하네스를 구축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텔로스에게 물었는데, 사실 저도 '하네스'가 정확히 뭔지 몰랐어요. 그런데 이 질문 하나가 하루짜리 대장정이 됐습니다.

중간에 업무용 검사 계산 도구를 만들고, 메일도 정리하고 하다가 — 결정적인 질문에 부딪혔습니다.

"클로드 코드로 내 컴퓨터에서 프로젝트를 하는데, 그걸 텔로스도 다 보고 기억할 수 있어? 그렇지 않다면 '나와 함께 성장한다'가 어떻게 성립하는 거지?"

텔로스의 답은 정직했습니다. "아니요. Claude Code에서 하신 작업은 텔로스의 사각지대입니다." 서로 다른 '기억 금고'를 쓰기 때문이라고요.

그 순간 목표가 분명해졌습니다. Claude Code·Codex·Gemini에서 하는 작업을 텔로스가 알게 만들자. 그게 오늘 글의 본론입니다.

진행 방법

어떤 도구를 사용했나

- 텔로스 (Hermes Agent + Claude) — 오케스트레이터. 실제 검색·조사는 저렴한 Haiku 서브에이전트에 위임.

- 옵시디언 볼트 (Arete-Nous-Vault) — 이미 운영 중이던 개인 지식 저장소. sophia_fs MCP로 텔로스와 연결됨.

- Claude Code / Codex / Gemini — 각각 프로젝트 작업에 쓰는 AI 도구들.

핵심 아이디어는 단순합니다. 각 AI 도구가 작업을 마치면 옵시디언 볼트 한 폴더에 요약 로그를 남기고, 텔로스는 그 폴더를 읽는다. 볼트를 '공용 기억'으로 삼는 거죠.

실제로 쓴 프롬프트

처음엔 개념 자체가 헷갈려서 이렇게 물었습니다. (말투 그대로 옮깁니다)

"그럼, 그렇게 기억하고 성장하는 것은 굳이 헤르메스 플랫폼이 아니라 텔레그램으로 대화를 이어가도 동일하게 적용이 된다는 것이지?"

이런 기초 질문을 계속 던진 게 오히려 도움이 됐어요. AI가 "당연히 아시겠지만" 하고 건너뛰는 걸 다 확인하고 넘어갈 수 있었거든요.

해법이 보인 뒤 던진 핵심 프롬프트는 이겁니다.

"Claude Code나 codex(ChatGPT), goole(Gemini)등에서 하는 프로젝트들의 요약을 옵시디언 볼트에 자동으로 남기는 흐름을 만들도록 방법을 설계해줘"

(오타 'goole'도 그대로 뒀습니다. AI는 알아들었어요.)

그리고 확인 사살로 이렇게 되물었습니다. 이 질문이 중요했어요.

"내가 잘 이해했는지 봐줘. 클로드와 GPT등에서 어떤 프로젝트나 작업을 한 후 내가 '이거 기억해줘'나 다른 말로 이야길 해야 텔로스가 볼 수 있다? 맞아?"

답은 "절반만 맞다"였습니다. 볼트에 남기는 건(규칙으로) 대체로 자동, 텔로스가 읽는 건 완전 자동. 제가 매번 "기억해"라고 말할 필요가 없다는 걸 그때 확실히 알았습니다.

만들어진 것

텔로스가 서브에이전트로 제 볼트 구조를 먼저 조사하더니, 이미 제가 wiki/03_AI지식/프로젝트/ 폴더를 운영 중이라는 걸 찾아냈습니다. 거기에 _로그 하위폴더를 만들어 로그 저장소로 정했고요.

세 도구를 각자의 규칙 파일로 연결했습니다.

- Claude Code → ~/.claude/CLAUDE.md

- Codex → ~/.codex/AGENTS.md

- Gemini → ~/.gemini/GEMINI.md

각 파일에 "작업을 마치면 볼트 _로그 폴더에 요약을 남겨라"는 규칙과, 통일된 로그 템플릿(날짜/도구/프로젝트/한 일/결과물/배운 것)을 넣었습니다.

결과와 배운 점

⭐ 가장 크게 배운 것

**AI에게 "함께 성장한다"는 말은 저절로 되는 게 아니라, 기억이 흘러갈 '다리'를 놔줘야 성립한다는 것.**

저는 막연히 텔로스가 제 모든 AI 활동을 알아서 흡수하며 똑똑해지는 줄 알았습니다. 아니었어요. 텔로스가 아는 건 텔로스와 나눈 대화뿐이고, Claude Code에서 밤새 프로젝트를 해도 그건 다른 금고에 갇혀 있었습니다.

이걸 제가 먼저 눈치채고 "그렇지 않다면 성장한다는 게 어떻게 성립하냐"고 따져 물었을 때, AI가 얼버무리지 않고 "맞습니다, 그게 사각지대입니다"라고 인정한 것 — 그 지점에서 진짜 해법이 나왔습니다. AI를 의심하고 되물은 게 결과적으로 가장 값진 설계로 이어졌어요.

시행착오

① 업무용 계산 도구를 만들다 만난 것

업무용 검사 계산 도구를 만들면서, 제가 현장에서 쓰는 엑셀 계산식('최대 균형추 런바이')을 그대로 옮기려 했습니다. 그런데 AI가 처음엔 엑셀의 계산된 숫자값만 보고 공식을 추측하려 했어요. 제가 "셀 안의 실제 수식을 봐야 한다"고 짚었고, 결국 엑셀 XML을 직접 파싱해 수식(`0.035·V²` 같은)을 뽑아냈습니다. 검증했더니 엑셀 결과와 소수점까지 일치(785mm)했습니다.

교훈: 업무용 도구는 AI가 계산공식을 추측하게 두면 안 된다. 원본 수식을 확인시켜야 한다.

② 한컴 엑셀은 openpyxl로 안 열린다

제 엑셀이 한컴 파일이라 파이썬 openpyxl이 스타일 오류(IndexError)로 실패했습니다. 결국 xlsx를 압축 해제해 XML을 직접 읽었는데, 셀 태그가 <x:c>, 수식이 <x:f> 처럼 네임스페이스 접두사가 붙어 있어서 그걸 감안해야 했습니다.

③ PowerShell이 한글을 깨먹은 것

스킬 배포용 PowerShell 스크립트가 자꾸 "닫는 괄호가 없다"며 죽었습니다. 알고 보니 스크립트 안의 한글 주석을 PowerShell이 CP949로 잘못 읽어서 글자가 깨지고, 그 깨진 바이트가 괄호 파싱을 망가뜨린 거였어요.

```

해결: 파일을 UTF-8 BOM 포함으로 다시 저장했더니 정상 실행됨.

```

나만의 꿀팁

- 기초 질문을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텔레그램으로 해도 똑같이 기억해?" 같은 당연해 보이는 질문을 계속 던졌더니, AI가 건너뛸 뻔한 구조를 다 확인하고 넘어갔습니다. 나중에 "비용은 왜 이래?", "md 파일은 클로드랑도 연동돼?" 같은 질문으로 이어지면서 전체 그림이 잡혔어요.

- 기존에 잘 굴러가던 걸 존중하게 시키세요. 제가 이미 ~/.ai-skills/라는 공용 스킬 폴더를 운영 중이었는데, AI가 새 방식을 밀어붙이지 않고 그 구조에 맞춰 로그 규칙을 추가했습니다. "기존 체계 유지하며 붙여라"라고 방향을 잡아준 덕이에요.

- "이해했는지 봐줘"는 강력한 프롬프트입니다. 제가 이해한 걸 말로 되풀이하고 "맞아?"라고 물으면, AI가 오해를 정확히 잡아줍니다. 저는 "매번 기억해라고 말해야 하나"를 오해하고 있었는데 이 되물음으로 교정됐어요.

앞으로의 계획

- 며칠 실사용하며 로그가 실제로 자동으로 남는지 관찰. 안 남으면 "로그 남겨줘" 한마디로 보완.

- 잘 돌면 주간 크론으로 "이번 주 AI 프로젝트 로그 요약"을 자동으로 받아보기.

- 로그 형식(템플릿)을 실사용하며 다듬기.

도움 받은 글

이번 작업은 제 볼트에 이미 모아둔 자료들이 밑거름이 됐습니다. 특히 Anthropic의 '하네스(Harness) 설계' 문서와 revfactory의 팀 아키텍처 가이드를 예전에 정리해 둔 게, 오늘 "하네스가 뭐냐"는 개념을 실제 경험과 연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됐어요.

한 줄 정리: AI가 나와 '함께 성장'하려면, 내가 여기저기서 한 작업이 한 곳으로 흘러들 '다리'를 놔줘야 한다. 그 다리는 옵시디언 볼트였고, AI를 의심하고 되물은 질문들이 설계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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