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기업조사 AI Agent" 만들기

기업조사 AI Agent 소개

직장에서 가장 시간을 많이 잡아먹던 일이 "특정 회사를 리서치 → 인사이트 도출 → 보고서 작성" 이었습니다. 투자 검토 대상, 협력사, 경쟁사를 조사할 때마다 검색 탭을 30개씩 띄우고, 메모장에 정리하고, 다시 워드로 옮겨 쓰는 일을 반복했죠. 게다가 매번 같은 관점(이 회사 기술은? 경영진은? 재무는? 시장 위치는?)을 처음부터 다시 잡아야 했습니다.

나름의 방식은 있는데 그걸 한 땀 한 땀 손으로 하는 — 딱 자동화하고 싶은 종류의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기업조사 리서치 Agent" 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목표는 단순합니다.

> 회사 이름·조사 목적·관점만 주면, 공개정보만으로 6개 관점을 조사해 출처가 달린 보고서 초안(.docx)을 만들어주는 Agent.

비개발자인 제가 코드 없이, 보안 사고 없이, 회사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수준을 만들 수 있는지 검증하는 게 핵심이었습니다.

AI Agent 진행 방법

사용 환경: Windows + Claude Code (Max 구독)

사용 기능: 서브에이전트(여러 AI를 동시에 부리기), 웹 검색, 파일 읽기/쓰기, Word(.docx) 변환 스킬

1단계 — Agent 구조 설계

회사 조사는 관점별로 독립적으로 깊게 파는 일이라, AI 하나가 다 하지 않고 나눴습니다. Claude Code의 서브에이전트 기능을 이용해 조사관 5명을 동시에 출동시키는 구조입니다.

```

[메인 코어 = 지휘자]

│ 6개 관점으로 작업 분해

┌───────┬───────┬───┴───┬───────┬───────┐

①개요 ②기술 ③경영진 ④재무 ⑤시장 ← 조사관 5명 동시 출동(웹 검색)

└───────┴───────┴───┬───┴───────┴───────┘

│ 결과 취합

⑥리스크·종합의견 ← 코어가 직접 통합 작성

보고서 초안(.docx)

```

핵심 원칙은 "조사는 나누고, 종합은 합친다". ①~⑤는 각자 다른 조사관이 병렬로 검색하니 빠르고, 마지막 ⑥(리스크·종합의견)은 다섯 결과를 다 본 코어가 통합해서 인사이트를 뽑습니다. (인사이트는 쪼개면 안 나오니까요.)

2단계 — 조사관에게 준 프롬프트

각 조사관에게 똑같은 공통 규칙을 박아넣은 게 신뢰도의 핵심이었습니다. 아래는 ④재무·투자 조사관에게 실제로 넣은 프롬프트 전문입니다.

당신은 한국 코스닥 상장사 「파마리서치」(영문: Pharma Research, 코스닥 214450)에 대한

[④ 재무·투자] 섹션 조사관이다. 웹 검색(공개정보)을 사용해 조사하라.

조사 항목: 최근 매출·영업이익·순이익 추이(공개 수치, 연도별), 성장률, 수익성,

시가총액(기준일 명시), 배당/투자/M&A 등 자본 동향.

엄격한 규칙:

1. 공개정보만 사용한다 (전자공시(DART)·증권사 리포트 요약·뉴스·금융 사이트 등). 비공개 자료 금지.

2. 모든 수치에 출처(URL 또는 매체/문서명)와 기준 시점(예: 2024년 연간, 2025-03-31 기준)을

함께 붙인다. 출처/기준 없는 수치는 쓰지 마라.

3. 검증 못 한 수치는 "확인 불가". 추정은 "추정(미검증)" 라벨.

4. "투자해라/하지 마라" 단정 금지. 재무 사실과 추이만 제시.

5. 최신성: 2023~2026 우선.

출력은 아래 Markdown 형식 그대로 (한국어):

## 4. 재무·투자

- {항목}: {내용 + 기준 시점} 〔출처: {URL 또는 매체명}〕

### 이 섹션의 시사점 (1~2줄, 단정·투자권유 금지)

리서치 결과 Markdown 본문만 반환하라.

```

규칙 1~4가 이 Agent의 전부라고 해도 됩니다. 공개정보만 / 출처 강제 / 모르면 "확인 불가" / 투자 단정 금지 — 이게 AI 리서치를 "그럴듯한 거짓말"에서 "실제로 쓸 수 있는 자료"로 바꿔줍니다.

3단계 — 자기검증(Evaluator) + 보고서 변환

보고서를 내놓기 직전에 코어가 스스로 4가지를 체크하게 했습니다.

```

[ ] PASS-1: 6개 섹션이 모두 존재하는가?

[ ] PASS-2: 본문의 모든 사실 주장에 출처가 달렸는가? 미검증은 "추정(미검증)" 라벨인가?

[ ] PASS-3: 금지 항목(기밀·단정·투자권유·사생활) 위반이 없는가?

[ ] PASS-4: 확인 못 한 항목이 빈칸이 아니라 "확인 불가"로 명시됐는가?

→ 하나라도 실패하면 검색어를 바꿔 최대 3회 재조사

```

통과한 보고서는 docx 변환 스킬로 Word 파일로 만들었습니다. 한국어가 깨지지 않게 '맑은 고딕' 폰트로 지정하고, 재무 추이는 표로 넣었습니다.

결과와 배운 점

> 배운 점과 나만의 꿀팁, 시행착오

실제 결과 — 파마리서치로 검증

요즘 PDRN 화장품·스킨부스터 트렌드 중심에 있는 파마리서치(코스닥 214450) 를 실제로 돌렸습니다.

- 조사관 5명이 동시에 웹 검색 → 약 2분 만에 31건의 출처 수집

- 코어가 종합 → 자기검증 4/4 통과 → Word 보고서 초안 완성

뽑힌 핵심 인사이트:

- 숫자: 2025년 연결 매출 약 5,357억(전년比 +53%), 영업이익률 약 40%, ROE 약 27%

- 해자: 국내 스킨부스터 점유율 약 70%, 보도상 2028년까지 제조 특허 독점

- 핵심 리스크 3가지: ① 2028년 특허 만료 '절벽' ② 매출이 '리쥬란' 단일 품목에 집중 ③ 2025년 지주사 전환이 주주 반발로 철회된 전례

놀란 건, AI가 단순 요약을 넘어 "강점과 리스크가 상충한다 — 중장기 가치는 특허 절벽을 신제품·해외로 메울 수 있느냐에 달렸다" 는 종합 판단까지 (단정이 아니라 근거로) 제시했다는 점입니다. 보고 라인에서 "그래서 결론이 뭔데?"에 답할 수 있는 수준이었어요.

나만의 꿀팁

1. "출처 없으면 쓰지 마, 모르면 모른다고 해"를 규칙으로 박아라. AI 리서치 불신의 8할은 그럴듯한 거짓말 때문인데, 이 한 줄이 결과물을 실제로 쓸 수 있게 만듭니다.

2. 나눌 것(조사)과 합칠 것(종합)을 구분하라. 병렬로 나누면 빠르고, 종합을 하나로 합치면 인사이트가 나옵니다.

3. 비개발자는 코드가 아니라 '구조'를 짠다. 제가 한 건 "어떤 관점으로 / 어떤 순서로 / 무엇을 금지할지"를 정한 것뿐입니다.

시행착오

- ②기술 조사관이 중간에 한 번 멈췄습니다. 도구 실행이 거부돼서요. 그런데 설계해둔 재시도 로직(Replanner)이 실제로 작동해 다시 조사했습니다. "실패를 전제로 설계"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체감.

- Word 변환에서 검증 스크립트가 에러를 뱉었는데, 알고 보니 docx 문제가 아니라 Windows 기본 인코딩(cp949)이 한글 UTF-8을 못 읽은 것이었습니다. 실제 문서는 멀쩡(84개 단락 정상 파싱). 에러 메시지를 곧이곧대로 믿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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