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번 177번 AI 사원을 채용했습니다: 슬랙에 입사한 오씨 삼형제 이야기

소개

지난 월요일, 전 직원을 모아놓고 신입사원의 입사를 알렸습니다. 이름은 오긍정, 사원번호는 177번. 사람은 아니고, 회사 슬랙에 투입한 AI 에이전트입니다.

그동안 혼자 만들고 다듬던 에이전트를 드디어 구성원들 앞에 내놓았습니다. 완벽해진 다음에 투입하려고 하면 끝없이 늦어질 것 같아서, 방향을 바꿨습니다.

“일단 써봅시다. 써보면서 피드백을 주시면 더 깎고 다듬겠습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키워가는 동료라고 생각해주세요.”

구성원들은 재미있어했고, 질문도 많았습니다. 이렇게 투입을 앞당기게 된 데는 Aside브라우징의 역할이 컸습니다. 자동화를 가능하게 하는 데 있어 마지막 퍼즐이 되는 역할을 했기 때문입니다. 정말 도움이 많이 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첫 일주일. 처음에는 오긍정 하나였는데, 이제는 오감정과 오냉정이라는 동생까지 생겼습니다. 이번 주의 사례는 AI 하나를 잘 만드는 이야기라기보다, AI 동료들을 우리 회사 안에서 어떻게 함께 일하게 할지 고민한 이야기입니다.

진행 방법

1. 첫째 오긍정: 전사 자동화를 이끌 ESFJ 사원

오긍정의 MBTI는 ESFJ입니다. 분위기메이커이고, 어떤 요청이든 긍정적으로 해보겠다고 나서는 성격입니다. 이런 성격과 행동 방향을 SOUL.md에 담았습니다. 물론 MBTI는 실제 성격 검사 결과가 아니라, 구성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붙인 캐릭터 설정입니다.

역할은 광고회사의 전 부문 자동화를 이끄는 사령관입니다. 현재 서브에이전트로 리서치봇과 리포트봇을 운영하고 있고, 브라우징이 필요한 일에는 어사이드(Aside)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슬랙에서 일을 맡기고, 필요한 역할과 도구를 연결해 처리하는 방향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결하는 직원으로 소개하지는 않았습니다. 구성원들이 실제로 써보면서 무엇이 부족한지 알려주고, 제가 그 피드백을 반영해 다듬는 방식으로 시작했습니다.

2. 일주일 써보니, “한 명에게 다 시키는 게 맞나?”

막상 전 직원이 쓰기 시작하니 분야별로 봇을 나누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순히 이름을 더 붙이고 싶어서가 아니라, 업무마다 비용도 다르고 필요한 전문성도 다르고 다루는 정보의 민감도도 달랐기 때문입니다.

특히 영상과 이미지 제작 같은 크리에이티브 업무를 모두에게 열어놓으면 토큰과 생성 비용 부담이 커집니다.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팀이 집중해서 쓰도록 분리하고, 그 분야에 맞는 도구를 연결하는 쪽이 낫겠다고 판단했습니다.

3. 둘째 오감정: 감다살 크리에이티브 담당, INFJ

그래서 별도의 슬랙 앱을 만들고 이름을 “오감정”이라고 지었습니다. AI가 만드는 크리에이티브에도 감정이입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붙인 이름입니다.

MBTI는 INFJ. 다소 내향적이지만, “감다살”인 동료로 키워보려고 합니다. 제작팀 전용으로 운영하는 방향을 잡았고, 힉스필드(Higgsfield) 연결까지 마쳤습니다.

이제부터는 미감이 뛰어난 레퍼런스라는 좋은 먹이를 많이 주려고 합니다. 단순히 이미지를 생성하는 봇이 아니라, 우리 팀이 좋아하는 감각과 좋은 결과물의 기준을 함께 쌓아가는 크리에이티브 동료가 되었으면 합니다. 연결은 끝냈지만, 그 감각을 키우는 일은 이제부터입니다.

4. 셋째 오냉정: 숫자와 원칙을 다루는 ISTJ

경영관리 업무 역시 따로 전문성을 키우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법률, 회계, 세무, 재무, 일부 HR 업무까지 포함하게 될 영역이니까요. 업무 성격도 다르고, 무엇보다 민감한 정보를 다루게 됩니다.

그래서 경영관리팀만 이용하는 별도 에이전트로 분리하는 방향을 잡았습니다. 이름은 “오냉정”, MBTI는 ISTJ입니다. 숫자와 법에 관한 문제를 냉정하고 꼼꼼하게 다루라는 뜻입니다.

회계위키와 다트(DART), 법제처 API 등을 연결해 기본 준비를 마쳤습니다. 다만 자료를 연결했다고 곧바로 전문적인 판단의 정확성까지 확보한 것은 아닙니다. 지금은 기반을 준비한 단계이고, 앞으로 답변의 근거와 정확성을 어떻게 확인할지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회사 이름이 “오”로 시작하다 보니, 첫째 오긍정에 오감정과 오냉정까지 자연스럽게 오씨 가문 삼형제가 되었습니다. 이름만 불러도 각자 맡은 역할이 떠올라서, 벌써 꽤 든든합니다.

5. 너무 조용한 AI보다, 반갑게 대답하는 AI

오긍정을 처음 투입했을 때는 슬랙에서 너무 말이 많아질까 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일을 접수하면 눈알 이모지 반응으로만 표시하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말이 없으니 너무 심심했습니다. 일을 접수했다는 표시는 있지만, 같이 일하는 느낌이 덜하더라고요.

다시 설정을 바꿨습니다. 요청을 받으면 긍정적인 멘트를 하고, 이모지도 충분히 섞어 쓰도록 했습니다. 그랬더니 이전보다 이용이 늘었습니다. 정확한 증가율을 측정한 것은 아니지만, 운영하면서 체감한 변화였습니다.

오늘 어떤 종류의 일을 처리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활동을 요약해 보는 방식도 마련했습니다. 구체적인 요청 내용은 드러내지 않고 활동 개요만 보면서, 활용을 더 독려하려는 목적입니다. 민감한 업무 내용이 요약에 섞이지 않도록 계속 살펴볼 필요도 있습니다.

결과와 배운 점

AI를 도입하는 일은, 함께 일하는 방식을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이번 주에 한 일은 오긍정을 전 직원이 쓰는 슬랙에 투입한 것, 그리고 역할이 다른 두 동생봇을 분리하고 기본 도구를 연결한 것입니다. 오긍정은 실제 사용과 피드백을 받기 시작했고, 오감정과 오냉정은 각자의 전문성을 키울 출발점에 섰습니다.

아직 생산성이 몇 퍼센트 올랐다거나 비용을 얼마나 줄였다고 말할 단계는 아닙니다. 대신 실제로 사용하게 하니, 혼자 만들 때는 보이지 않던 운영 문제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주에 배운 세 가지

첫째, 완벽한 다음에 공개하려고 기다리기보다, 기대치를 맞추고 함께 써보는 것이 다음 개선점을 찾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 자체가 중요한 한 걸음이었습니다.

둘째, 봇을 나누는 기준은 기능만이 아니었습니다. 비용, 접근 대상, 전문성, 정보의 민감도를 함께 봐야 했습니다. 전사 공용 업무와 제작 업무, 경영관리 업무를 한 창구에 전부 담는 것이 꼭 좋은 답은 아니었습니다.

셋째, 말투와 캐릭터도 사용 경험의 일부였습니다. 조용히 접수 표시만 하는 봇과 반갑게 대답하는 동료는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이름과 성격을 붙인 일이 단순한 장난만은 아니었던 셈입니다.

우리 회사에 맞게, 그러면서도 더 높은 기준으로

앞으로 구성원들의 피드백을 많이 받고 싶습니다. 다만 많이 쓴다고 저절로 좋아지는 것은 아닐 테니, 받은 피드백을 실제 설정과 업무 방식에 반영하면서 다듬어가려고 합니다.

오감정에게는 좋은 레퍼런스와 구체적인 피드백을 주고, 오냉정에게는 근거와 정확성을 더 엄격하게 요구하고 싶습니다. 오긍정은 구성원들이 부담 없이 일을 맡길 수 있는 긍정적인 동료로 계속 키워가려고 합니다.

우리에게 최적화되는 것과 하이 스탠더드를 만드는 것은 또 다른 고민이기도 합니다. 익숙하고 편한 답변을 넘어, 결과물의 수준 자체를 어떻게 높일지 계속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처음부터 다 완성하려고 하지는 않으려고요. 일단 입사했고, 동생들도 생겼으니, 이제 같이 일하면서 천천히 키워보겠습니다.

오긍정, 오감정, 오냉정. 우리 회사에 AI 도구 세 개가 생겼다기보다, 함께 키워갈 오씨 삼형제가 생긴 기분입니다.

4
2개의 답글
지피터스 뉴스레터

이번 주 AI, 딱 쓸 것만

매주 월요일 오후,
읽고 바로 써먹을 AI 소식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