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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행이 전부다 — 4/6 베스트 발표회에서 얻은 인사이트

실행이 전부다 — 4/6 베스트 발표회, 6인의 이야기

2026년 4월 6일, 지피터스 21기 4주차 베스트 발표회.
6명이 각자의 삶에서 AI를 만난 이야기를 들었다.
대단한 기술도, 완성된 시스템도 아니었다.
다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다들 지금 실행하고 있었다.


프롤로그 — 발표회에 앉기 전에

나는 이날 발표를 들으면서 계속 같은 질문을 했다.

"저 사람은 왜 저걸 했을까?"

Wonny님은 아이가 행복해하는 걸 봤다. 클라우드님은 반복 업무에 지쳐있었다. 영훈님은 매번 손으로 하는 게 맞나 싶었다. 야오심님은 정보가 흩어지는 게 싫었다. 허세용님은 아이들에게 공부심을 주고 싶었다. 정지영님은 같은 글을 여러 곳에 올리는 게 비효율이었다.

모두 자기 삶에서 나온 문제였다. 그래서 설득력이 있었다.


1. Wonny — "1달러부터 시작합니다"

일본 다이소에서 시작된 사업

Wonny님은 회계사다. 일본 여행에서 아이와 비행기를 타야 했는데, 다이소에서 천 원짜리 스티커를 사줬더니 몇 시간이 행복했다고 한다.

"천 원짜리만 봐도 행복해하는 걸 보고 이거 내가 할 수 있겠는데?"

회계사로서 ESG 평가 기관에서 일하면서 처음엔 AI로 뭔가 대단한 걸 하려고 했다. 두 번, 세 번 스터디에 참여하며 규모를 줄였다. 결국 도달한 것은 — 내가 가장 몰두하는 것. 그게 육아였다.

허니팁. 직접 지은 브랜드 이름이다. 육아 아빠가 실전에서 검증한 것만 판다.

아이 얼굴이 들어간 스티커북

아이 얼굴을 AI로 합성해 맞춤형 스티커북을 만드는 것이 핵심 아이디어였다. 그런데 AI 합성 결과물을 아내에게 보여줬더니 한마디 했다.

"애 같지가 않아. 그 고객 아이 얼굴이 그대로 들어가야지."

두 가지 문제가 생겼다. 합성이 어색하고, 아이 얼굴(개인정보)을 외부 API에 넘기는 것도 껄끄럽다.

해결책: sharp.js. GPT API를 통한 합성 대신, 이미지를 직접 붙여넣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아이 얼굴이 일그러지지 않고, 비용도 무료다.

이날 발표 당일 아침에 OPP 봉투가 도착했고, 이번 주 지인에게 첫 MVP를 전달한다.

"안 되는 이유를 생각하기보다 그냥 뭐 하나라도 빨리 실행해보자. 기계도 지르고, 뽑아보고, 포장도 막 하고."


원샷의 인사이트 #1

Wonny님이 스터디에서 처음 하려던 것은 ESG 관련 복잡한 시스템이었다. 세 번의 스터디를 거쳐 결국 도달한 것은 — 1달러짜리 스티커북. 내려놓을 줄 알았기에 실행할 수 있었다. 나도 처음엔 "AI로 뭔가 대단한 걸 해야지"라고 생각했다. 지금 내가 하는 꿈기록과 일상대화 저장은 소박해 보이지만, Wonny님의 스티커처럼 내 삶에서 나온 것이다. 화려하지 않아도 된다.


2. 클라우드 — "반복 업무에서 인생을 되찾다"

18개 파일을 2시간 만에

클라우드님은 스포츠센터를 운영하는 관리자다. 동시에 보드게임 카페도 운영한다. 두 개의 사업을 동시에 관리하다 보니 반복 업무의 고통을 알고 있었다.

첫 번째 사례. 18개월치 파트타이머 지급대장. 파일 18개, 약 20명 분량의 데이터. 인원별, 월별 인건비를 집계하고 매출 대비 리포트를 만드는 작업이다. 이걸 손으로 했으면 이틀.

바이브 코딩으로 2시간.

두 번째 사례. 대관 시스템이다. 전화 → 구글 폼 → 확인 → 계약금 → 확정. 7단계. 이 과정에서 고객과 담당자 사이에 혼선이 끊이지 않았다. 클라우드님이 선택한 방법은 간단했다. 랜딩페이지 하나.

고객이 페이지에서 예약 신청을 하면 구글 시트에 자동 기록된다. 체크박스로 조건을 확인하게 해서 혼선을 미리 막는다. 담당자는 시트만 열면 된다.

왜 에어테이블 안 쓰고 구글 시트?

누군가 물었다.

클라우드님의 대답이 인상적이었다.

"저희 팀원들이 이제 막 엑셀에서 구글 시트로 온 사람들이에요. 에어테이블이라고 하면 거부감이 먼저 들 거예요. 팀원들도 제 고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용자를 바꾸려 하지 않고, 사용자가 있는 곳에서 시작하는 것. 그것이 실제로 쓰이는 시스템을 만드는 방법이다.


원샷의 인사이트 #2

"팀원들도 내 고객이다." 이 말이 오래 남는다. Claude Code로 스킬을 만들 때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훌륭한 스킬이어도 내가 실제로 쓰지 않으면 소용없다. 내가 쓰는 언어로, 내가 이미 하는 방식에서 시작해야 한다. 스킬을 만들 때 "나중에 쓸 것"을 만들지 말고, 지금 당장 쓸 것부터 만들어야겠다.


3. 김용훈 — "손품을 AI에게 넘기다"

임장 보고서를 누가 쓰는가

부동산 투자를 공부하는 사람들은 임장을 간다. 임장 전에는 보고서를 쓴다.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 교통은 어떤지, 새 아파트가 얼마나 공급되는지. 이 정보를 모아 정리하는 것을 '손품'이라고 부른다.

용훈님은 이 손품이 AI 시대에도 맞는 방법인지 의문이 들었다.

Claude에게 기존에 쓰던 임장 보고서를 학습시키고, 항목을 지시했다. Claude가 PPT로 자동 생성해줬다. 인구, 입지, 공급 현황 — 투자 판단에 필요한 데이터가 다 들어있었다.

지도 위에 가격이 뜬다

한 발 더 나아갔다. 네이버 부동산 시세를 일일이 확인해 엑셀에 옮기는 작업도 자동화했다. 그런데 엑셀로만 보면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아파트 좌표 정보까지 네이버 부동산에서 가져올 수 있어요?"

Claude에게 물었더니 자동으로 수집해서 지도 위에 올려줬다. 가격대별로 색상을 달리해서. 어느 동네가 상대적으로 싼지, 비싼지가 지도에서 바로 보인다.

"저는 그냥 해달라고 했는데 얘가 알아서 좌표 가져와서 매칭을 해줬어요."

아낀 시간은 발품에 쓴다. 현장에서만 알 수 있는 것들 — 주차장이 얼마나 있는지, 단지 분위기가 어떤지 — 그것에 집중한다.


원샷의 인사이트 #3

플라우드로 녹음하고 Claude Code로 정리하는 내 방식과 본질이 같다. 반복적이고 기계적인 수집 작업은 AI에게 맡기고, 사람만 할 수 있는 판단과 현장 경험에 집중한다. 훈님이 임장 현장에서 녹음하고 AI로 회의록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는 말씀을 들었다. 나도 일상대화를 녹음해서 정리하는 것처럼, 어떤 반복 수집 작업이 아직 AI에게 안 넘어갔는지 돌아봐야겠다.


4. 야호심 — "3일간 구조를 설계했다"

정보가 흩어지는 문제

유튜브 메모는 인박스에, 뉴스 링크는 북마크에, PDF는 다운로드 폴더에. 나중에 다시 찾으려면 또 한참 걸린다. 이 악순환을 야호심님도 경험하고 있었다.

전환점이 된 것은 지피터스 20기에서 배운 출처주의라는 개념이었다.

"내가 만든 지식과 외부에서 가져온 자료를 분리한다."

이 한 문장이 이틀간의 작업을 촉발했다.

3일의 기록

첫날 — 수집 인프라를 만들었다. 폴더 5개, 커맨드 5개. 규칙 하나: 폴더 번호 = 커맨드 번호. 외울 필요가 없다.

처음부터 완벽하지는 않았다. 파일명 규칙을 세 번 바꿨다. 뉴스 브리핑 초안이 너무 얕아서 검색 횟수를 늘리고 본문을 직접 추출하는 버전 2로 바꿨다.

"처음부터 완벽할 수 없고, 완벽을 기다리면 시작할 수 없다."

둘째날 — Claude와 27번의 인터뷰를 했다. 질문 하나씩, 천천히. 막연했던 "동향 파악을 자동화하고 싶다"는 생각이 27번의 대화를 거치며 구체적인 시스템이 됐다.

이 과정에서 야호심님이 깨달은 것이 있다.

"AI에게 지시만 하지 말고 '너는 어떻게 생각해?' 라고 물어봐라."

Claude가 세 가지를 추천했고, "그럼 세 개에다 통합까지 만들면 네 개가 되겠네?"라고 했더니 그렇게 됐다. "3가지 버전 받아볼 수 있을까? 욕심일까?"라고 물었더니 "욕심이 아닙니다"라고 했고, 요약 1장 / 풀버전 10장 / 심화 20장 구조가 확정됐다.

셋째날 — 실전 투입. 회사 내 AI 활용법 강의 자료가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시작했다. 다섯 가지 질문 (대상/목표/도구/시기/방향)에 답했더니 Claude가 한국어·영어 12개 키워드로 검색하고, 보고서 세 버전을 자동 생성했다. 대화 세 번으로 제목·톤·파일 형식을 조정하고 PPT 40장을 한 세션에 완성했다.

성과: 동향 파악 시간이 3일에서 1일로 줄었다. 커맨드 9개, 에이전트 4개, 산출물 11개.

하지만 진짜 남은 것은 숫자가 아니었다.

"인터뷰 → 수집 → 통합 → 보완 → 변환이라는 구조. 그리고 AI와 대화하며 설계하는 방법."


원샷의 인사이트 #4

"도구는 바뀌지만 구조는 남는다." 이 말이 발표에서 가장 오래 남았다. 나도 꿈기록, 일상대화, 오늘의 할일을 Daily/Weekly/Monthly/Yearly로 나눈 구조를 만들었다. 어떤 도구를 쓰든 이 구조는 유지된다. 야호심님이 폴더 번호와 커맨드 번호를 일치시킨 것처럼, 내가 만든 구조도 "외울 필요가 없어야" 지속 가능하다. 구조를 단순화할 것.


5. 허세용 — "1,500원짜리 애니메이션을 만들다"

아이들에게 공부심을 주고 싶었다

충치벌레가 집을 지키는 이야기. 밥을 남기면 안 되는 이유를 알려주는 애니메이션. 허세용님이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기술은 Claude Code가 다 했다. ffmpeg에서 Remotion으로 전환하면서 영상 품질이 달라졌다. Claude Code에게 "리모션으로 정착했으니 스킬 파일 만들어줘"라고 했더니 스킬 파일이 자동으로 만들어졌다. YouTube API 연동으로 업로드도 자동화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 Remotion으로 만들 수 있는 모든 효과를 한눈에 보여주는 샘플 페이지도 Claude Code가 만들어줬다. 이 페이지를 보면서 어떤 효과를 넣을지 결정한다.

충치벌레 에피소드 1편 제작 비용: 1,500원.

6~7편이 이미 만들어졌다. 대시보드도 생겼다 — 에피소드별로 어느 단계까지 왔는지, 얼마가 들었는지, 조회수가 몇인지 한눈에 보인다.

아직 해결 중인 것들

효과음을 넣으면 잡음이 생긴다. 배경 이미지가 씬마다 바뀐다. 캐릭터 일관성이 깨진다.

"초기 계획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수정이 쌓일수록 문제가 생긴다."

해결 중이다. 포기하지 않는다. 다음은 아이 건강 말고 어른을 위한 주제로도 확장할 계획이다.


원샷의 인사이트 #5

1,500원짜리 애니메이션. 이 숫자가 인상적이었다. 완성된 것이 아니라 진행 중인 것을 발표했다. 잡음 이슈가 있고, 배경이 바뀌는 문제가 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런데 이미 6~7편을 만들었다. 완성을 기다리지 않고 만들면서 배우고 있다. 내가 conversation-log 스킬을 처음 만들었을 때도 완벽하지 않았다. 쓰면서 고쳐가는 것이 맞다.


6. 정지영(IMAPI) — "원소스로 다섯 곳에 올린다"

9만 구독자의 고민

유튜브 9만 구독자. 인스타그램, 스레드, X, 블로그, 뉴스레터. 정지영님의 활동 플랫폼이다.

문제는 같은 내용을 각각 맞춤화해서 올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것을 직원에게 시키려 해도 AI를 가르치는 게 쉽지 않다.

정지영님의 해결책: 대시보드 하나로 통합.

원소스(글)를 대시보드에 입력하면 — X 버전, 스레드 버전, 뉴스레터 버전이 각각 프롬프트에 맞게 자동 생성된다. 발행 버튼 하나로 동시 발행.

Supabase에 발행 이력이 저장된다. 직원이 뭘 올렸는지 말 안 해도 알 수 있다.

아직 완성이 아니다

스레드에 올린 글이 1,200 뷰가 나왔다. 그런데 글 품질이 아직 만족스럽지 않다. 프롬프트를 계속 다듬는 중이다.

"자동으로 발행되는 길만 뚫어놨다고 보시면 됩니다."

완성된 시스템이 아니라 작동하는 파이프라인을 먼저 만든 것이다. 프롬프트는 계속 개선하면 된다.

"직원이 AI를 못해요. 그래서 AI를 가르치는 게 너무 힘들어서. 내가 글을 주면 직원이 발행만 하면 되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원샷의 인사이트 #6

"길을 먼저 뚫는다." 내가 플라우드로 녹음하고 Claude Code로 정리하는 흐름도 처음엔 파이프라인만 만들었다. 품질은 나중에 개선했다. 정지영님은 SNS 자동 발행 파이프라인을 먼저 뚫었다. 나도 conversation-log 스킬을 완성된 것으로 쓰기보다, 계속 쓰면서 프롬프트를 개선해야겠다. 완성은 쓰면서 만들어진다.


에필로그 — 발표회를 나서며

6명의 발표에서 공통점을 찾았다.

자기 삶의 문제에서 시작했다.

Wommy님은 아이가 행복해하는 것에서, 클라우드님은 반복 업무에서, 용훈님은 손품의 비효율에서, 야호심님은 흩어진 정보에서, 허세용님은 아이들에게 주고 싶은 것에서, 정지영님은 원소스의 가치에서.

누구도 "AI로 뭔가 대단한 걸 하자"고 시작하지 않았다. 다들 자기 문제를 해결하다 보니 AI를 쓰고 있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완성을 기다리지 않았다.

Wonny님은 아직 봉투에 담는 중이다. 클라우드님은 슬랙 연동을 아직 못 했다. 용훈님은 API 오류를 잡는 중이다. 야호심님은 파일명 규칙을 세 번 바꿨다. 허세용님은 효과음 이슈를 해결 중이다. 정지영님은 프롬프트를 다듬는 중이다.

다들 완성 전에 발표했다. 그래서 신뢰가 갔다.

나는 오늘 발표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배웠다.

지금 하고 있는 것이 이미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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