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Claw로 버터떡 유행의 근원자를 찾아서 — AI 에이전트로 디저트 트렌드의 확산 경로를 역추적하다

요약: 2026년 3월, SNS를 점령한 '버터떡' 유행은 어디서 시작됐을까? AI 에이전트 OpenClaw를 활용해 인스타그램, 유튜브, 샤오홍슈 등 멀티 플랫폼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유행의 확산 경로와 최초 기점을 역추적한 과정과 마케팅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타임라인이 버터떡으로 도배된 아침

2026년 3월 둘째 주, 인스타그램 피드를 열자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떡 사진이 끝없이 내려왔다. '버터떡', '상하이 버터떡', '겉바속쫀'. 유튜브 쇼츠에서도, 스레드에서도, 네이버 블로그에서도 온통 같은 이야기뿐이었다. 불과 2주 전까지 타임라인을 지배하던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는 흔적도 없이 밀려난 상태였다.

마케터로서 본능적으로 궁금해졌다. 이 유행은 자연 발생인가, 기획된 바이럴인가? 최초의 불씨는 어디서 붙었고, 어떤 경로로 이 속도로 번진 것인가? 그래서 요즘 가장 핫한 AI 에이전트, OpenClaw를 꺼냈다.

OpenClaw란 무엇인가 — 마케터가 주목해야 하는 이유

OpenClaw(오픈클로)는 오스트리아 개발자 피터 슈타인베르거가 만든 오픈소스 AI 에이전트 프레임워크다. GitHub에서 14만 스타를 넘기며 2026년 상반기 가장 주목받는 AI 도구로 자리 잡았다. 쉽게 말하면, 내 컴퓨터의 실행 권한을 가진 AI다. ChatGPT나 Claude가 "대화"에 머문다면, OpenClaw는 실제로 웹을 크롤링하고, 파일을 생성하고, API를 호출하고, 데이터를 수집·정리하는 "실행"까지 해낸다.

마케팅 실무에서 OpenClaw가 의미 있는 이유는 명확하다. 트렌드 모니터링, SNS 데이터 수집, 경쟁사 동향 분석, 콘텐츠 큐레이션처럼 반복적이면서도 방대한 범위를 커버해야 하는 업무를 에이전트에게 위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행의 원천을 추적하라"처럼 여러 플랫폼을 교차 검증해야 하는 탐색형 리서치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실험 설계: "버터떡 유행의 근원자를 찾아라"

OpenClaw에게 내린 지시는 다음과 같았다.

프롬프트 핵심 구조:

"버터떡(상하이 버터떡, 황요우니엔까오, 黄油年糕, butter rice cake)과 관련된 한국어·중국어 콘텐츠를 인스타그램, 유튜브, 스레드, 샤오홍슈, 더우인, 네이버 블로그, 레딧에서 시간순으로 수집하라. 각 콘텐츠의 게시일, 플랫폼, 조회수/좋아요 수, 핵심 키워드를 정리하고, 가장 이른 시점의 게시물부터 확산 경로를 타임라인으로 시각화하라."

OpenClaw는 이 지시를 받아 웹 크롤링과 검색 API를 순차적으로 실행했다. 한국어 키워드("버터떡", "상하이 버터떡", "겉바속쫀 떡")와 중국어 키워드("黄油年糕", "泸溪河", "蜜芝林")를 교차 활용하면서 약 2시간에 걸쳐 수백 건의 게시물 메타데이터를 수집했다.

추적 결과: 유행은 이렇게 흘러왔다

OpenClaw가 정리한 타임라인에서 선명한 확산 경로가 드러났다.

1단계 — 중국 로컬 트렌드 (2024년 중반~2025년 초)

버터떡의 중국어 원래 이름은 '황요우니엔까오(黄油年糕)'. 황요우는 버터, 니엔까오는 설날에 먹는 전통 찹쌀떡이다. 2024년 중반부터 상하이의 베이커리들이 찹쌀가루와 타피오카 전분에 버터를 더해 마들렌 틀에 구워내는 퓨전 디저트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샤오홍슈와 더우인에서 '겉바속쫀(外酥内糯)' 식감이 화제가 되면서 상하이 현지에서 빠르게 퍼졌다.

OpenClaw가 수집한 데이터에 따르면, 이 시기 주요 언급 브랜드는 미즈린(蜜芝林), 두쑤스자(读酥世家), 루시허(泸溪河), 바오스푸(鲍师傅) 등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한국에서 "원조"로 가장 많이 소개되는 루시허가 중국 현지에서는 "가성비 맛집"에 가깝고, 실제 현지 평가가 가장 높은 곳은 미즈린이었다는 사실이다. 유행이 국경을 넘으면서 "원조" 내러티브가 재구성되는 전형적인 패턴이다.

2단계 — 한국 유입의 시드 콘텐츠 (2025년 하반기)

OpenClaw가 한국어 콘텐츠 중 가장 이른 시점의 게시물을 추적한 결과, 2025년 하반기 상하이 여행 블로거들과 중국 유학생 커뮤니티에서 산발적으로 언급이 시작됐다. 이 단계에서는 대중적 관심을 끌지 못했다. 검색량 데이터에서도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결정적 전환점은 2026년 2월 말~3월 초, 특정 여행 콘텐츠 채널들이 "상하이에서 꼭 먹어야 할 디저트"로 버터떡을 집중 소개하면서부터다. 이 시점을 기준으로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게시물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3단계 — 폭발적 확산과 산업계 대응 (2026년 3월)

3월 첫째 주를 지나면서 유행이 폭발했다. 인스타그램 '버터떡' 해시태그 게시물은 1만 6천 건을 돌파했고, 유튜브에서는 조회수 120만 회를 기록한 영상이 등장했다. 이디야커피는 '연유뿌린 버터쫀득모찌'를 출시해 디저트 판매 1위를 기록했고, 편의점 CU는 유통업계 최초로 버터떡 제품을 내놓았다. 파리크라상의 패션5도 '버터 쫀득떡'으로 합류했다.

OpenClaw가 포착한 핵심 데이터 하나가 있다. 네이버 데이터랩 검색량 분석 결과, 디저트 유행의 "수명"이 극적으로 짧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2020년 크로플은 검색량 반감기가 163일이었고, 2023년 탕후루는 54일, 2024년 두바이 초콜릿은 13일, 두쫀쿠는 17일. 버터떡 역시 이 '초단기 유행' 패턴을 따를 가능성이 높았다.

마케터를 위한 인사이트 — OpenClaw 트렌드 추적에서 배운 것

이번 실험을 통해 얻은 실무적 인사이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인사이트 1: "원조 내러티브"는 유통 과정에서 재구성된다

중국 현지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미즈린이 아니라, 가성비 브랜드인 루시허가 한국에서 "원조"로 자리 잡은 과정은 우연이 아니다. 여행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접근성 높은 매장을 먼저 방문하고 소개하면서 형성된 내러티브다. 마케터에게 이것은 "최초"보다 "최초로 잘 알려진 것"이 시장을 지배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OpenClaw로 멀티 플랫폼의 시간순 데이터를 수집하면, 이런 내러티브 형성 과정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인사이트 2: 유행의 국경 간 시차에 기회가 있다

버터떡은 중국에서 20242025년에 유행하고, 2026년 3월 한국에 상륙했을 때는 이미 현지에서 인기가 한풀 꺾인 상태였다. 매일경제 취재팀이 상하이 루시허 매장을 방문했을 때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는 보도가 이를 증명한다. 이 "시차"는 마케터에게 예측의 도구가 된다. 중국, 일본, 대만 등 인접국 SNS의 디저트 트렌드를 OpenClaw로 상시 모니터링하면, 한국 시장에 도달하기 36개월 전에 다음 유행을 예측할 수 있다.

인사이트 3: "억지 유행" 논란 자체가 확산 엔진이다

OpenClaw가 수집한 데이터에서 흥미로운 패턴이 나타났다. "버터떡 억지유행"이라는 부정적 키워드가 포함된 게시물이 급증한 시점과, 버터떡 검색량이 정점을 찍은 시점이 거의 일치했다. KNN 뉴스의 "'버터떡' 유행 타길래 봤더니… 억지 아니야?"라는 제목의 보도, 스레드에서의 "바이럴 통한 억지유행" 논쟁 등이 오히려 인지도 확산에 기여한 셈이다. 마케팅에서 논란(controversy)이 관심(attention)을 낳고, 관심이 시도(trial)를 낳는 구조를 데이터로 확인한 사례다.

인사이트 4: 유행 주기 단축은 "대응 속도"를 최우선 KPI로 만든다

크로플 163일, 탕후루 54일, 두바이 초콜릿 13일. 디저트 유행의 반감기가 이 속도로 짧아지는 환경에서, 전통적인 "기획 → 승인 → 제작 → 출시" 파이프라인은 작동하지 않는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두쫀쿠 때 고민하다가 유행 끝났던 경험이 있어서 이번엔 빨리 판매 준비를 했다"는 목소리가 나온 이유다. OpenClaw 같은 AI 에이전트를 트렌드 감지 시스템으로 운용하면, 이 의사결정 지연을 줄일 수 있다.

OpenClaw 활용 팁: 트렌드 추적 에이전트 구축 실무

이번 실험에서 효과적이었던 OpenClaw 운용 방법을 공유한다.

멀티 언어 키워드 세트를 반드시 준비할 것. 버터떡처럼 해외에서 유입되는 트렌드는 원어(黄油年糕), 번역어(버터떡, butter rice cake), 브랜드명(泸溪河, 루시허), 감성 키워드(겉바속쫀)를 모두 포함한 키워드 세트가 있어야 크로스 플랫폼 추적이 가능하다.

시간순 정렬을 프롬프트에 명시할 것. "가장 오래된 게시물부터 시간순으로 정리하라"는 지시가 없으면 OpenClaw는 관련성(relevance) 기준으로 결과를 정렬하는데, 유행의 기원을 추적하려면 시간순(chronological) 정렬이 핵심이다.

정량 지표 수집을 요청할 것. 조회수, 좋아요, 댓글 수 같은 인게이지먼트 데이터를 함께 수집하도록 지시하면, 단순한 "최초 게시물"이 아니라 "최초로 대중의 관심을 촉발한 게시물"을 식별할 수 있다. 이 둘은 다르다.

주기적 자동 실행을 설정할 것. OpenClaw는 텔레그램, 왓츠앱 등과 연동해 정해진 주기로 에이전트를 실행하고 결과를 메신저로 받을 수 있다. "매일 오전 9시, 지난 24시간 동안 인스타그램·유튜브·스레드에서 특정 키워드 언급량 변화를 요약하라"는 식의 데일리 다이제스트를 구축하면, 다음 버터떡이 뜨기 전에 감지할 수 있다.

결론: AI 에이전트 시대, 마케터의 일은 "빨리 만드는 것"에서 "먼저 아는 것"으로 바뀐다

버터떡 유행을 OpenClaw로 역추적하면서 가장 강하게 느낀 것은, 마케터의 핵심 경쟁력이 "제작 속도"에서 "감지 속도"로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두쫀쿠가 가고 버터떡이 왔고, 버터떡도 곧 다른 무언가에 자리를 내줄 것이다. 유행의 반감기가 2주 이하로 짧아진 세상에서, 유행이 터진 뒤에 대응하는 것은 이미 늦다. 중요한 것은 "지금 중국 샤오홍슈에서 어떤 디저트가 올라오고 있는지", "일본 TikTok에서 어떤 식감 키워드가 부상하고 있는지"를 상시적으로 감지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OpenClaw는 그 시스템의 실행 엔진이 될 수 있다. 24시간 멈추지 않고 웹을 탐색하고, 데이터를 수집하고, 패턴을 정리하는 에이전트. 마케터는 그 위에서 "이 시그널은 진짜인가?", "우리 브랜드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라는 인간만의 판단을 내리면 된다.

버터떡의 다음 주자가 무엇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OpenClaw를 돌려놓은 마케터는 남들보다 며칠, 어쩌면 몇 주 먼저 알게 될 것이다.

1

뉴스레터 무료 구독

👉 이 게시글도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