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를 처음 만든다면, 나는 내 하루를 기록하는 친구부터 만들고 싶다

포하는 경험도 해봤다. 그때까지 AI는 나에게 주로 이런 도구에 가까웠다.

  •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 대화 상대

  • 웹사이트 제작을 도와주는 코딩 도구

  • 내가 생각한 것을 빠르게 구현해주는 보조자

그런데 이번에 반려 에이전트 강의를 청강하면서 AI를 조금 다르게 바라보게 되었다. 단순히 내가 질문할 때만 대답하는 도구가 아니라, 내 상황을 이해하고 반복되는 일을 함께 챙겨주는 존재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의를 들으며 Hermes를 설치했고, soul.mdidentity.md 같은 파일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처음에는 솔직히 막막했다.

"나를 설명하는 파일을 왜 만들어야 하지?" "에이전트에게 내 정보를 어디까지 알려줘야 하지?" "이걸 만들면 일반 ChatGPT나 Claude와 대화하는 것과 뭐가 달라지지?"

그러다 내가 처음으로 에이전트를 만든다면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 고민해보았다.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거창한 자동화가 아니라, 내 일상을 기록하고 루틴을 챙겨주는 에이전트였다.

왜 이 에이전트가 필요한가

내 일정은 꽤 불규칙하다. 작업과 외부 일정이 매일 다르고,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피곤할 때는 해야 할 일을 자주 까먹는다. 구글 캘린더와 아날로그 다이어리를 함께 쓰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는 이것마저 놓치게 된다.

그래서 내가 만들고 싶은 첫 번째 에이전트는 생산성을 강하게 관리하는 도구가 아니라, 하루를 부드럽게 기록하고 감정과 컨디션을 함께 살피며 꼭 해야 할 일을 한 번 더 확인해주는 존재에 가깝다.

진행 방법

처음에는 단순한 일정 관리 에이전트를 떠올렸다. 기상 시간, 도착 시간, 식사 시간, 오늘 한 일, 내일 할 일을 기록하는 식이다.

집중 시간까지 체크해볼까 생각했지만, "집중했다"는 상태는 기준이 애매했다. 책상 앞에 오래 앉아 있었다고 해서 꼭 집중한 건 아니고, 짧게 작업했어도 몰입도가 높을 수 있다. 그래서 첫 단계에서는 주관적인 기록보다 비교적 객관적으로 남길 수 있는 기록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대신 더 중요하게 느껴진 것은 루틴과 감정 기록이었다. 단순히 할 일만 적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때그때 어떤 상태인지도 함께 남기고 싶었다. "불안해", "스트레스 받아", "피곤해", "무기력해", "조금 괜찮아졌어" 같은 짧은 문장들이다.

일상 속에서 만들고 싶은 작은 루틴도 있다. 아침 산책, 이동 시간 걷기, 저녁 스트레칭, 약 챙기기, 꼭 해야 할 일 더블 체크 같은 것들.

이렇게 정리하고 나니 내가 원하는 에이전트의 모습이 분명해졌다. "더 열심히 살아!"라고 압박하는 에이전트가 아니라, 지쳤을 때 지금 상태를 짧게 기록하게 도와주고 오늘 꼭 해야 하는 일만 한 번 더 확인해주는 에이전트다.

결과와 배운 점

이번에 가장 크게 느낀 것은 AI 에이전트를 만든다는 것이 꼭 거창한 자동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agency나 자동화라는 말이 조금 어렵고 멀게 느껴졌다. 하지만 내가 실제로 필요로 하는 것을 떠올려보니 시작점은 아주 개인적인 문제였다. 내 첫 번째 에이전트는 완벽한 일정 관리자라기보다, 내가 나를 조금 더 잘 관찰할 수 있게 도와주는 기록 도구에 가깝다.

또 하나 배운 점은 soul.mdidentity.md 같은 파일이 단순한 설정 파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처음에는 "왜 나를 설명하는 파일이 필요하지?"라고 생각했지만, 에이전트가 나에게 맞게 반응하려면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방식의 도움을 원하는지 알아야 한다.

같은 일정 관리라도 어떤 사람은 강한 알림과 생산성 점수를 원할 수 있고, 어떤 사람은 조용하고 다정한 리마인드를 원할 수 있다. 나는 후자에 가깝다. 나를 몰아붙이는 관리자가 아니라, 불규칙한 생활 속에서도 놓친 것을 다시 확인하게 해주고 감정과 컨디션을 짧게 기록하게 해주는 동반자가 필요하다.

아직 완성한 것은 아니지만, 이번 과정에서 내가 어떤 에이전트를 만들고 싶은지는 훨씬 분명해졌다. 앞으로는 아주 작은 기능부터 시도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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