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IP 라이선싱 사업을 준비하면서 디자이너에게 넘길 "스타일 가이드"(한영 이중언어, B5 판형)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그동안 사용해온 자료들이 너무 길고 형식, 내용이 산만해서 새로 정리가 필요했습니다.
문제는 정확한 팩트(창업일, 학력, 경력, 지재권 건수 등)가 제 머릿속이 아니라 그동안 제출했던 지원사업 신청서 파일(hwp, hwpx) 여러 개에 흩어져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내용을 새로 쓰는 것"이 아니라 "이미 제출한 공식 서류에서 사실을 뽑아 정리하는 것"을 Claude에게 맡겨보기로 했습니다.
진행 방법
1단계 — 원본 서류에서 팩트 추출
지원사업 신청서 4건(.hwp 2개, .hwpx 2개)을 업로드하고 "연혁, 대표이력을 매뉴얼에 넣기 좋은 양식으로 정리해줘"라고 요청했습니다.
- .hwp 파일은 hwp5txt로 텍스트를 뽑았는데, 표(연혁·경력이 들어있는 핵심 부분)가 통째로 <표>로만 표시되고 내용이 사라지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 hwp5html로 바꿔서 표까지 포함된 HTML을 뽑고, 태그만 걷어내는 파이썬 스크립트로 순수 텍스트화했습니다.
- .hwpx는 사실 zip 압축 파일이라 unzip 후 <hp:t> 태그 안의 텍스트만 정규식으로 추출했습니다.
- 이렇게 뽑은 4개 문서 중 가장 최신(2026년 신청서)을 기준으로 삼고, 나머지는 교차검증용으로 썼습니다.
2단계 — B5 문서 제작
5쪽짜리 스토리·캐릭터 스타일 가이드와 같은 스타일(초록 포인트 컬러, 팩트박스, 한영 병기)로 회사소개 1쪽을 docx-js(Node)로 새로 만들었습니다.
3단계 — 사람이 편집한 파일을 다시 검토
여기서부터가 진짜 반복 작업이었습니다. 제가 Word에서 직접 수정한 파일을 다시 올리면, Claude가
1. 파일을 unzip해서 word/document.xml을 직접 읽고
2. pandoc으로 마크다운 변환한 결과와 원본 XML을 같이 대조해서 오탈자·서식 깨짐·빠진 내용을 찾아 목록으로 보여주고
3. 제가 "고쳐줘"라고 하면 XML 텍스트를 정확히 그 부분만 치환
4. LibreOffice headless로 PDF 변환 → 이미지로 렌더링해서 실제로 1쪽에 맞는지, 글자가 잘리진 않는지 눈으로 확인
최종, 최종최종, 진짜 최종, 진짜 진짜 최종이 될 때까지 여섯 번 넘게 돌렸습니다.
Tip — 실제 프롬프트 예시
"이 문서를 네가 직접 고쳐서 줄 수 있어?" (수정 위임)
"고칠 부분 먼저 찾아주고 그 다음 수정하자" (검토 → 승인 → 실행 순서 고정)
- 파일을 생성하지 말고 "텍스트로 줘" (파일 생성 없이 문구만 먼저 확인하고 싶을 때)
- "1페이지에 들어가게 줄여줘" (분량 제약 지정)
결과와 배운 점
결과: hwp 지원서류 4건 → 정리된 연혁·대표이력 → B5 1쪽 회사소개 docx까지, 총 여러 라운드의 교정을 거쳐 완성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날짜 오타, 번역 불일치 번역), 문장 중복, XML 특수문자 이스케이프 실수(`&`를 &로 안 써서 파일이 깨진 적도 있었습니다) 같은 걸 하나하나 잡았습니다.
배운 점 / 노하우
- docx를 고칠 땐 python-docx로 새로 만드는 것보다, 기존 파일을 unzip해서 XML을 직접 치환하는 방식이 서식을 안 깨고 정확히 원하는 부분만 고칠 수 있어서 훨씬 안전했습니다.
- "한 페이지에 맞는지"는 감으로 판단할 수 없고, 실제로 PDF 렌더링 후 이미지를 봐야만 확인이 됩니다. 여백 몇 twip을 줄여도 안 맞을 때가 있어서, margin·폰트크기·행간을 조금씩 바꿔가며 여러 번 재렌더링했습니다.
- hwp 파일은 텍스트 추출 도구(`hwp5txt`)가 표 내용을 날려버릴 수 있다는 걸 몰랐다가, 필요한 데이터(연혁 표)가 통째 로 빠진 걸 뒤늦게 발견하고 hwp5html로 우회했습니다. hwp 문서를 다룰 땐 표가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 "검토 목록 먼저 → 승인 → 실행"으로 순서를 고정해두니, 제가 원치 않는 수정이 파일에 먼저 들어가는 일이 없었습니다.
시행착오
- 업로드한 파일이 세션에 바로 반영되지 않고 몇 초~몇십 초 늦게 동기화되는 경우가 있어서, "방금 올린 파일이 아직 안 보인다"고 알려주고 재시도를 요청해야 했던 순간이 몇 번 있었습니다.
- 처음엔 "본격 추진"을 영어인 "push"로 직역했는데 어감이 안 맞아서 "in earnest"로 바꾸는 등, 뉘앙스 조정은 결국 사람이 최종 판단해야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앞으로 계획
이번에 정리한 "원본 서류 추출 → 초안 생성 → 사람 편집 → AI 재검토" 루프를, 다른 지원사업 서류나 스타일 가이드의 나머지 챕터(캐릭터 설정, 라이선싱 가이드라인)에도 그대로 재사용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