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M 체계, 잘된 거 가져다 쓰려다 망할 수 있다 (컨설턴트의 자기 시스템 진단 후기)

한줄 요약

20년 넘게 쌓아온 컨설팅·강의 자료 53,000개를 Claude Code로 분석했더니, 내가 만든 줄 알았던 지식관리 체계가 사실 없었다는 걸 처음 알게 됐다.

요약하면:

  • PKM(개인지식관리)을 Obsidian md 파일에만 적용하려 했는데, 정작 업무 결과물 53,000개는 체계 밖에 있었다

  • Claude Code 명령 몇 줄로 폴더 1,837개·파일 53,249개의 구조를 수분 만에 파악했다

  • "지식 파일(md)"과 "업무 결과물(HWP, XLSX, PDF)"이 완전히 단절된 채로 각자 쌓이고 있었다

  • PKM 체계는 잘 된 남의 것을 가져다 적용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내 현황을 먼저 진단해야 설계할 수 있다

  • 이번 작업은 AI 에이전트 기반 컨설팅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첫 걸음이다


이런 경우에 도움이 된다

  • Obsidian, Notion 같은 PKM 도구를 쓰고 있지만 뭔가 아직 체계가 없다

  • 파일이 너무 많아서 정작 필요할 때 찾기 어렵다

  • AI를 코딩 도구가 아닌 업무 설계도구로 활용하고 싶다


문제 상황 (Before)

컨설팅과 AI 강의를 병행하면서 자료가 쌓이고 있었다. 현장훈련(OJT), AI 컨설팅, 스마트공장 진단, 데이터 분석, 대학 강의…. 분야도 다양하고, 연도마다 클라이언트도 달랐다.

표면적으로는 관리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Obsidian에 마크다운으로 노트도 쌓았고, 컨설팅 파일도 OneDrive 폴더에 연도별로 정리되고 있으니까.

그런데 막상 "작년에 유사한 업종 컨설팅 때 만든 진단보고서 어디 뒀더라?"를 찾으면 폴더를 여기저기 헤매는 일이 반복됐다. 비슷한 강의를 새 클라이언트에게 할 때도 처음부터 만들어야 하는 경우가 잦었다. 재사용이 잘 안 됐다.

이번 스터디에서 CMDS(커맨드스페이스) 프레임워크를 처음 접했다. 지식관리를 '도구'가 아닌 '운영 방식'으로 봐야 한다는 관점, 모든 걸 데이터로 보고 구조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와닿았다.

적용해보려고 프로젝트 폴더를 만들고 CMDSv1 템플릿를 열었는데 — 잠깐, 내 현황파악을 먼저 해야겠다 싶었다. 내가 지금 뭘 어디에 얼마나 쌓아뒀는지도 모르면서 새 체계를 얹을 수는 없었다.


사용한 도구

  • Claude Code (AI 코딩 에이전트)

  • 모델: Claude Sonnet 4.6

  • 분석 대상: ConsultingProject 폴더, NewKnol Obsidian 볼트, CMDSv1 템플릿


작업 과정

1. "이 폴더가 뭘 하려는 건지" 먼저 이해하기

출발점은 CMDSv1 폴더에 있는 CMDS 프레임워크의 템플릿 키트였는데, 구조와 의도부터 파악해야 했다.

이 폴더는 PMK 시스템 툴 킷이라고 이해하고 있어. 이 폴더의 내용과 의도를 분석해줘.

Claude Code가 5개 시스템 파일을 읽고 핵심을 정리해줬다.

  • CMDS Process: Connect → Merge → Develop → Share (지식의 생명주기)

  • 9개 카테고리(100~900): 주제 발굴부터 결과물 공유까지 단계별 분류

  • 2-Phase 구현: 인터뷰 12개 질문 → AI가 맞춤 시스템 파일 자동 생성 → 볼트 세팅

"도구가 아니라 운영 방식"이라는 말의 의미가 구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2. 업무 파일 창고의 민낯을 보다

CMDSv1을 이해했으니 이제 내 현황 파악 차례였다. 컨설팅 결과물들이 쌓인 폴더부터 열었다.

이를 적용하기 전에 우선 컨설팅 결과물(md 파일만이 아닌)을 저장하는 ConsultingProject 폴더 하위의 폴더구조와 파일들을 파악해서 정리해보자.

잠시 후 숫자가 나왔다.

폴더 1,837개 · 파일 53,249개

이럴수가... 막연히 좀 많겠지 싶었는데, 구체적인 숫자로 보니 달랐다. 파일 타입 분포도 뽑아봤다.

파일 타입

수량

.txt

18,316개

.jpg

14,045개

.pdf

2,712개

.hwp

1,550개

.xlsx

1,518개

.md

18개

"지식을 착실히 마크다운으로 쌓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txt가 md보다 1,000배 많았다. 그것도 18,316개. 대부분 로그 파일이나 메모들이 체계 없이 쌓인 것이었다.

폴더 분류 구조도 문제였다. 연도순("22 OO기업", "23 --연구소")과 직무순("0.AI강의", "0.스마트공장")이 뒤섞여 있었다.


3. Obsidian 볼트도 파악해보니

생각해보니 옵시디언 볼트는 다른 곳에 있었다. 그것도 3개나. 컨설팅과 관련된 볼트만 보기로 했다.

옵시디언 볼트 지식파일은 다른 경로에 저장하고 있어. NewKnol 폴더의 내용도 파악해줘.
  • 파일 811개, 폴더 116개, 마크다운 379개 — 여기는 md 중심이었다

  • 하지만 루트에 분류 안 된 파일이 30개 이상 쌓여 있었다

  • 폴더 명명도 00_임시메모, 2.문헌메모, To Do List, 너튜브 등 기준 없이 혼재

그런데 한 가지 흥미로운 발견이 있었다. 볼트 안 스터디 폴더에 CMDS 강의노트가 남아 있었다. 내가 왜 이 작업을 시작하게 됐는지, 그 출발점의 흔적이 볼트 안에 있었던 것이다.


4. AI가 먼저 문제를 짚어냈다

두 폴더 분석을 마치자 Claude Code가 관계도를 정리해줬다.

ConsultingProject/ ← 업무 결과물 창고 (HWP, XLSX, PDF, 53K개)
NewKnol/          ← 개인 지식 볼트 (md 379개, 스터디·컨설팅 메모)
CMDSv1/           ← 이 둘을 연결할 통합 설계도

내가 먼저 말하지 않았는데, "두 저장소가 단절된 채로 각자 쌓이고 있다"는 구조를 AI가 먼저 짚어냈다.

이 순간 뭔가 딱 맞아 떨어졌다. PKM을 Obsidian md 파일에만 적용하려고 했던 게 처음부터 잘못된 전제였다. 업무 결과물(HWP파일, 엑셀, PDF 등)도 같은 체계 안에서 관리되어야 하는데, 지식노트와 업무파일이 완전히 별개로 운영되고 있었다.


결과 (After)

Before vs After

항목

Before

After

내 파일 현황

막연히 "많겠지"

53,249개 파일, 1,837개 폴더 정확히 파악

지식관리 인식

md 파일 = PKM

업무 결과물 전체가 PKM 대상임을 인식

두 저장소 관계

각자 운영 중

단절 구조 확인, 통합 방향 도출

다음 행동

막막함

CMDS 인터뷰 → NewKnol 재편 → ConsultingProject 연결 순서 확정


이 과정에서 배운 AI 활용 팁

이렇게 해야한다

  1. 현황파악과 분석부터 요청한다 — 시스템을 바꾸기 전에 현황파악을 먼저 AI에게 맡겼더니, 수동으로 며칠 걸릴 일이 수분 만에 끝났다

  2. '아무리 좋은 거'라도 적용 의도부터 명확히 한다 — CMDSv1 폴더의 의도를 내가 해석하지 않고 "이게 뭘 하려는 건지 분석해줘"라고 물어서 더 명확히 이해하게 됐다

이렇게 하면 안된다

  1. 잘 된 시스템 가져다 그대로 적용해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 — 정신 챙기지 않으면 나도 모르는 새에 넘어갈 수 있다. PKM은 내 현황, 내 업무 흐름, 내 파일 구조에서 출발해야 한다. 남의 Obsidian 구조를 복사해봤자 내 맥락에 안 맞으면 결국 안 쓰게 된다

  2. 옵시디언 볼트가 무거워지지 않게, 업무 폴더와 다른 곳에 설치하자 — md 노트만 PKM이 아니다. ppt 보고서, 엑셀 데이터, PDF 자료도 같은 체계 안에 있어야 한다


다른 업무에 적용한다면?

강사, 컨설턴트, 연구자, 여러 프로젝트를 병행하고 있다면 똑같이 해볼 수 있다.

내 파일이 저장된 폴더를 분석해줘.
어떤 형식이 몇 개인지, 폴더 구조가 어떻게 돼 있는지 정리하고,
현황을 보고 개선 방향을 제안해줘.

이 한 번의 요청으로 시작할 수 있다. 분석결과를 보는 것만으로도 "내가 어떻게 일하고 있었는지"가 선명하게 보인다.


앞으로의 계획

이번 분석은 시작일 뿐이다. 다음 단계:

  1. CMDS 인터뷰 12개 질문 작성 — 내 현황에 맞는 맞춤 PKM 체계 설계

  2. NewKnol 볼트 재편 — 루트 파일 분류, 폴더 명명 통일, Properties 추가

  3. ConsultingProject 연결 — 주요 프로젝트 폴더 README.md 생성, 메타데이터 추가

  4. AI 에이전트 기반 컨설팅 체제 구축 — 클라이언트 관리·자료 재사용·산출물 생성까지 에이전트가 지원하는 구조로 전환

  5. 서가 정리 — 십 수 년 이상 정리하지 못해 온 서재의 책장도 이 원칙을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6. 컨설팅 고도화 — 클라이언트의 지식관리체계에 RAG 시스템과 융합해서 컨설팅해 줄 수 있다면, 프리미엄 컨설팅도 가능할 것 같다

지식관리는 한 번에 완성되는 게 아니다. 하지만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분명해졌다. 내가 무엇을 갖고 있는지 보는 것.


재사용 가능한 프롬프트

프롬프트 1: 파일 현황 파악

내 파일이 저장된 [폴더 경로]를 분석해줘. 폴더 수, 파일 수, 파일 형식별 통계를 정리하고, 현재 폴더 구조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제안해줘.

프롬프트 2: 두 저장소 관계 파악

나는 [A 폴더]와 [B 폴더]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어. 두 폴더를 각각 분석하고, 어떤 관계인지, 어떻게 연결하면 좋은지 정리해줘.

프롬프트 3: 맥락 저장

여기까지의 분석 내용을 다음 세션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맥락 파일로 정리해줘. (너무 많은 자료를 정리하다가 세션이 넘어가면 낭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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