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어린이집 다니기 시작하면 키즈노트에 사진이 정말 많이 쌓인다. 처음에는 “나중에 시간 날 때 한 번에 정리해야지” 했는데, 막상 PC에서 사진을 내려받으려니까 너무 막막했다.
사진 하나 열고, 해당 사진만 다운로드 누르고, 다음 사진으로 넘기고, 또 다운로드 누르고…
몇 장이면 할 만한데, 기간을 넓혀보니 사진이 1만 장이 넘게 잡혔다.
그때부터 이건 내가 하나씩 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기존 확장프로그램을 써봤다
이미 누군가 만들어둔 키즈노트 다운로드 확장프로그램이 있어서 설치해봤다.
알림장 기간을 설정하고 실행했는데 결과가 좀 이상했다.
알림장 글은 일부 잡힘
사진은 0장
본문 텍스트 파일만 저장됨
오류 메시지에는
UNALLOWED_DOWNLOAD_HOST: up-kids-kage.kakao.com
처음에는 내가 설정을 잘못했나 싶었다.
그런데 확인해보니 키즈노트 사진이 실제로 저장되는 카카오 이미지 서버 주소가 확장프로그램의 허용 목록에 빠져 있었다.
사진 주소는 찾았는데, 확장프로그램이 그 주소를 허용되지 않은 곳이라고 판단해서 다운로드를 막고 있었던 거였다.
그래서 내 상황에 맞는 개인용 확장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내가 원한 건 복잡한 게 아니었다.
여러 날짜의 알림장을 한 번에 읽고 싶다
사진은 날짜별로 저장하고 싶다
선생님이 적어준 내용도 같이 남기고 싶다
앨범 사진도 같이 정리하고 싶다
다운로드가 너무 많이 쌓이면 멈출 수 있었으면 좋겠다
처음에는 화면에서 사진을 하나씩 넘기면서 자동으로 저장하게 할까 생각했다.
그런데 이 방식은 느리기도 하고, 화면 구조가 조금만 바뀌어도 금방 안 될 것 같았다.
그래서 로그인된 키즈노트 페이지에서 알림장이나 앨범 목록을 읽고, 거기에 첨부된 사진만 찾아서 다운로 드하는 방식으로 만들었다.
로그인 정보를 따로 저장하는 건 아니고, 이미 내가 로그인해둔 Chrome 탭에서만 작동하게 했다.
중간에 한 번 진짜 당황했다
처음 다운로드를 시험했을 때 사진마다 Windows의 다른 이름으로 저장 창이 떴다.
사진이 500장이면 저장 버튼도 500번 눌러야 하는 상황이었다.
진짜 식겁해서 바로 멈췄다.
원인은 Chrome 설정이었다.
Code· text
chrome://settings/downloads
→ 다운로드 전에 각 파일의 저장 위치 확인: 끔이걸 끄니까 자동으로 저장됐다.
그리고 다운로드 방식도 바꿨다.
처음에는 사진 다운로드 요청 을 빠르게 계속 넣었더니 저장 창이 계속 쌓이는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지금은 파일 하나가 완전히 다운로드된 걸 확인한 다음에, 다음 파일 하나를 내려받는 방식으로 바꿨다.
중간에 문제가 생기면 다운로드 중지 버튼을 눌러서 멈출 수도 있다.
먼저 건수만 확인할 수 있게 만들었다
바로 다운로드부터 하면 또 무서울 것 같아서, 먼저 읽기 전용 스캔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기간을 설정하면 실제 파일은 저장하지 않고, 알림장이나 앨범 글이 몇 개인지, 사진이 몇 장인지 먼저 보여준다.
예를 들어 2024년 3월만 스캔했을 때는 이렇게 나왔다.
알림장: 26개
사진: 504장
텍스트 메모: 26개
숫자가 맞는지 확인하고 나서 다운로드 버튼을 누르는 방식이다.
처음에는 한 달만 시험해보고, 잘 되면 기간을 넓히면 된다.
이 기능이 생각보다 마음을 편하게 해줬다.
지금은 이렇게 저장된다
처음에는 알림장 사진이랑 앨범 사진이 같은 폴더에 저장돼서 조금 헷갈렸다.
그래서 둘도 폴더를 나눴다.
Code· text
Kidsnote_사진/
├─ 알림장/
│ └─ 2024-03-29_글ID/
│ ├─ 2024-03-29_001.jpg
│ ├─ 2024-03-29_002.jpg
│ └─ 2024-03-29_알림장.txt
│
└─ 앨범/
└─ 2024-03-29_글ID/
├─ 2024-03-29_001.jpg
└─ 2024-03-29_앨범.txt사진은 날짜와 순번으로 저장되고, 알림장이나 앨범에 적힌 글은 텍스트 파일로 따로 남는다.
나중에 사진만 봐도 좋지만, 그날 어떤 활동을 했는지 같이 남아 있으니까 훨씬 좋았다.
지인들도 쓸 수 있게 공유용 버전도 만들었다
처음에는 나만 쓰면 되니까 개인용 확장프로그램 폴더만 있으면 충분했다.
그런데 키즈노
트 사진 정리 때문에 나처럼 힘들어하는 지인들이 생각났다.
이걸 같이 쓰면 좋겠다는 생각은 들었는데, 바로 Chrome 웹스토어에 올리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웠다.
웹스토어에 공개하려면 개발자 등록도 해야 하고, 심사나 개인정보처리방침 같은 것도 챙겨야 한다고 했다.
아이 사진을 다루는 도구라 더 조심하고 싶었다.
그래서 지금은 믿을 만한 지인들에게만 공유할 수 있게 지인용 설치 안내서랑 ZIP 파일도 따로 만들었다.
공유용 ZIP에는 확장프로그램 실행에 필요한 파일이랑 설치 방법만 넣었다.
내 키즈노트 로그인 정보나 실제로 다운로드한 아이 사진은 당연히 들어가지 않게 확인했다.
받은 사람은 ZIP 파일을 풀고 Chrome에서 이렇게 설치하면 된다.
Code· text
chrome://extensions
→ 개발자 모드 켜기
→ 압축해제된 확장 프로그램을 로드합니다
→ 받은 Kidsnote-Photo-Downloader 폴더 선택각자 자기 키즈노트 계정으로 로그인해서 쓰는 방식이라, 내 사진이나 알림장 내용이 지인에게 넘어가는 구조는 아니다.
일단은 이렇게 아는 사람들끼리만 써보고, 나중에 정말 필요해지면 그때 웹스토어 공개도 생각해보려고 한다.
해보면서 느낀 점
처음에는 키즈노트에 일괄 다운 로드 기능이 없으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내가 반복하고 있는 일을 하나씩 적어보는 게 먼저였다.
사진을 화면에서 하나씩 열 필요는 없다
로그인은 이미 되어 있다
사진과 글은 날짜 기준으로 정리하고 싶다
다운로드 전에 건수를 확인하고 싶다
중간에 멈출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조건을 하나씩 넣으니까 진짜 내가 쓰고 싶은 육아 자동화가 됐다.
이제 예전 사진 정리도 조금 덜 막막하다.
사진 하나 저장하고, 다음 사진 누르던 시절로는 못 돌아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