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에 앉아 있는 고양이의 일러스트
투자를 하다 보면 매일 새로운 말이 쏟아집니다.
“금리가 오른다.”
“AI 주식이 다시 간다.”
“유가가 뛰었다.”
“이번에는 정말 다르다.”
문제는 정보가 부족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너무 많았습니다.
어제 읽은 글은 오늘 새 뉴스에 묻혔고, 왜 샀는지는 기억나도 어떤 조건이 깨지면 팔아야 하는지는 흐릿해졌습니다. 수익이 나면 내 판단이 맞았다고 생각했고, 손실이 나면 시장 탓을 하기 쉬웠습니다.
AI를 붙여도 처음에는 비슷했습니다. AI는 그날 받은 자료는 잘 읽었지만, 며칠 전의 판단과 실패를 제대로 이어서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새 대화를 시작하면 다시 설명해야 했고, 같은 실수를 다른 말로 반복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투자 정보를 그냥 쌓는 대신, DECK 님이 개발한 AKM(Agent Knowledge Management) 방식으로 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AKM은 어려운 프로그램 이름이 아닙니다. AKM과 제가 만든 시스템에 대한 전체적인 요약은 4분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쉽게 말하면, AI가 투자 공부를 할 때 쓰는 정리된 책상과 오답노트입니다.
원문은 원문 서랍에 넣습니다.
요약은 요약 서랍에 넣습니다.
투자 판단은 따로 기록합니다.
실제 결과를 확인합니다.
틀린 이유는 오답노트에 씁니다.
다음 판단 때 그 오답을 다시 읽게 합니다.
저는 이 구조를 ‘매크로 OKF’ 지식 폴더와 투자 의사결정 시스템에 연결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매크로 OKF는 원본, 지식, 행동, 평가, 결과물을 역할별 폴더에 나눠 보관한다.”
먼저 말하고 싶은 것: AKM은 돈 복사기가 아니다
제목은 “AKM으로 투자로 돈 벌어보기”이지만, AKM이 수익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AKM은 내일 오를 종목을 알려주는 마법의 수정구슬이 아닙니다. 대신 다음 세 가지를 도와줍니다.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 남긴다.
판단과 실제 결과를 비교한다.
같은 실수를 줄이도록 다음 판단의 재료를 고친다.
한 번의 대박을 만드는 장치라기보다, 계속 틀릴 수밖에 없는 사람이 조금 덜 엉성하게 틀리도록 돕는 장치에 가깝습니다.
진행 방법
1. 투자 자료를 한 바구니에 넣지 않았다
예전에는 뉴스, 요약, 내 생각, 매매 기록이 한곳에 섞이기 쉬웠습니다.
이건 냉장고에 우유, 장난감, 양말, 숙제를 전부 넣는 것과 비슷합니다. 물건이 많아서 문제가 아니라, 제자리가 없어서 찾기 어려운 것입니다.
매크로 OKF에서는 정보를 역할에 따라 나눕니다.
Source(원본): 처음 읽은 글과 자료
Knowledge(지식): 원본을 읽고 다시 쓰기 쉽게 정리한 내용
Action(행동 기록): 실제로 어떤 판단과 실행을 했는지
Evaluation(평가): 무엇이 맞고 틀렸는지, 다음에는 무엇을 고칠지
Output(결과물):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글이나 보고서
작성 시점의 제 매크로 OKF 폴더에는 Markdown 문서가 1,212개 있습니다. 그중 원본 자료가 201개, 다시 쓸 수 있게 정리한 지식이 907개, 평가 기록이 56개입니다.
하지만 AI가 매번 이 문서를 전부 읽는 것은 아닙니다. 도서관에 책이 많다고 매일 모든 책을 읽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오늘의 질문과 관련된 책만 찾아 읽습니다.
책과 서류가 담긴 바구니에 앉아 있는 고양이
2. 긴 글을 ‘투자용 카드’로 바꿨다
외부 매크로 리서치 글은 길고 복잡합니다. 금리, 달러, 반도체, 금, 유가 이야기가 한 글에 함께 들어 있기도 합니다.
이 글을 그대로 AI에게 계속 넣으면 중요한 내용과 덜 중요한 내용이 섞입니다. 그래서 원문은 그대로 보관하고, 별도의 요약 카드를 만듭니다.
예를 들어 긴 글 하나를 읽으면 다음처럼 정리합니다.
오늘 가장 중요한 내용은 무엇인가?
어떤 자산과 연결되는가?
며칠짜리 이야기인가, 몇 달짜리 이야기인가?
이 주장이 맞을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반대 증거는 무엇인가?
실제 매매 신호인가, 참고 정보일 뿐인가?
여기서 마지막 질문이 중요합니다.
제 시스템에서 매크로 OKF의 글은 바로 매수 버튼을 누르는 신호가 아닙니다. 참고 자료일 뿐입니다.
학교 급식표를 봤다고 바로 식판이 생기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급식표는 정보이고, 실제 배식에는 시간표, 인원, 알레르기 확인 같은 다른 절차가 필요합니다.
긴 글을 핵심 주장, 관련 대상, 확인할 결과가 담긴 투자용 카드로 바꾼다.
3. “A가 생기면 B가 오른다”를 도미노처럼 쪼갰다
투자 글에는 이런 문장이 자주 나옵니다.
“물가가 오르면 금값이 오른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물가 상승 → 금리 상승 → 달러 강세 → 금값 하락
이라는 길도 있고,
물가 상승 → 돈의 가치 걱정 → 안전자산 수요 증가 → 금값 상승
이라는 길도 있습니다.
같은 출발점에서도 도미노가 어느 방향으로 놓였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매크로 OKF에는 이런 관계를 인과관계 장부로 따로 기록합니다. 예를 들어 ‘인플레이션 → 금’이라는 관계에 대해 과거 주장들이 실제로 맞았는지 확인합니다.
현재 기록 중 하나에는 이 관계와 관련된 주장 5개가 있고,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4개 중 3개가 방향상 맞았습니다. 단, 이것도 “다음에도 반드시 맞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작은 표본이고, 시장 환경이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점은 느낌으로 “원래 물가가 오르면 금이 오르지”라고 말하지 않고, 어떤 길로 움직였고 실제로 어땠는지를 남긴다는 것입니다.
그럴듯한 문장을 믿는 대신, 같은 인과관계가 과거에 실제로 맞았는지 HIT와 MISS로 남긴다.
4. AI는 의견을 내고, 기계는 브레이크를 잡게 했다
제 투자 시스템에서 AI는 시장 자료를 읽고 가설을 냅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시장은 무엇을 잘못 보고 있는가?
내 생각과 시장 가격의 차이는 무엇인가?
이 생각이 틀렸다는 신호는 무엇인가?
며칠 동안 볼 생각인가?
손실을 어디에서 끊을 것인가?
하지만 AI가 “사고 싶다”고 말한다고 바 로 주문이 나가지는 않습니다.
실제 수량 계산, 가격 계산, 손실 한도, 중복 주문 확인, 계좌 위험 확인은 정해진 코드가 담당합니다. 저는 이것을 놀이터 앞 안전요원에 비유합니다.
아이가 “저 미끄럼틀 탈래요”라고 말하는 것은 의견입니다. 하지만 키 제한, 이용 순서, 안전벨트 확인은 안전요원이 정해진 규칙대로 검사합니다.
AI는 아이디어를 낼 수 있지만, 안전규칙을 마음대로 바꿀 수 없습니다.
책상에 앉아 있는 고양이의 일러스트
5. 한 명의 AI 말을 그대로 믿지 않았다
투자 판단에는 여러 AI가 같은 자료를 읽고 각자 의견을 냅니다.
누군가는 “매수 후보”라고 하고, 누군가는 “기다리자”고 할 수 있습니다. 시스템은 이 의견들을 모으되, 의견이 갈릴 때 더 위험한 쪽으로 억지로 밀어붙이지 않습니다.
쉽게 말하면 세 명의 길잡이에게 길을 물어보는 것입니다.
두 명이 “앞에 다리가 끊겼다”고 말하고,
한 명이 “아마 건널 수 있다”고 말한다면,
그냥 전속력으로 달리지 않습니다.
여러 AI의 답은 정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다만 한 명의 자신감 넘치는 실수를 그대로 실행할 가능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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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AI의 답을 그대로 믿지 않고, 여러 판단을 비교한 뒤 보수적인 규칙으로 하나의 결론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