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대시보드 설계하다가 인생 시 쓴 썰

한 줄 요약

인생 대시보드를 만들려고 했다.
그런데 AI와 대화하다가, 내 하루 속에 이미 삶의 단서가 담겨 있다는 걸 발견했다.
그 결과물로 시 한 편을 쓰게 되었다 ?


시작 전

1주차에는 Claude Code와 Obsidian을 활용해 나만의 Personal OS를 설계했다.

내 삶의 기록을 정리하고,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비춰주는 구조를 만들고 싶었다.

2주차에는 『삶이 곧 콘텐츠』 책 작업에 집중했다.
대시보드를 만들기 전에, 대시보드가 담아야 할 삶의 재료를 먼저 문장으로 정리한 시간이었다.

3주차에는 원래 인생 대시보드 설계 과정과 결과물을 발표하려고 했다.

그런데 대시보드를 만들다가, 뜬금없이 시가 나왔다.

이 과정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사용한 도구

  • ChatGPT Web: 대화, 해석, 상징 발견

  • Claude Code, Codex CLI, Gemini CLI: 파일 구조화, Obsidian 정리

  • Obsidian: 삶의 기록 저장소

  • 기존 AI 대화 기록: 나를 읽기 위한 원자료


작업 과정

처음에는 삶을 관리하기 위한 대시보드를 만들고 싶었다.
사업, 투자, 콘텐츠, 책, 커리어, 가족, 건강 같은 영역을 정리하고, 내가 어디에 에너지를 쓰고 있는지 보고 싶었다.

그런데 AI와 대화를 계속 할 수록 질문이 바뀌었다.
나는 삶을 관리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삶의 흔적을 통해 내 안의 나를 보고 싶었다.

밖으로 드러난 대화, 글, 선택, 감정의 기록을 모아보면 그 안에 있는 내가 보일 거라고 생각했다.
AI는 그 질문을 만들어준 것이 아니라, 그 과정을 함께 따라가며 비춰주었다.

Claude Code 같은 CLI 도구는 구조를 만드는 데 강했다.
폴더를 만들고, 파일을 정리하고, 실행 가능한 형태로 바꿔준다.

반면 ChatGPT Web과의 대화에서는 다른 일이 일어났다.
생각을 풀어내다 보니 정리가 아니라 새로운 해석이 시작됐다.

그 과정에서 머릿속에 이런 문장이 떠올랐다.

"CLI는 수학이고, 웹 대화는 문학이다.
CLI는 구조를 만들고, 웹 대화는 의미를 발견한다."

나는 수많은 대화를 저장해서 맥락으로 던지고 관리하는데 중점을 두었는데.
둘 다 필요했다.
구조와 상징이 함께 있어야 했다.


결과

ChatGPT와 대화를 이어가던 중 “달”이라는 이미지가 떠올랐다.

나는 오래전부터 내 삶의 목적을 찾고 싶어 했다.
더 빨리 달리고, 더 많이 노력하면 언젠가 찾을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오늘 갑자기 알게 됐다.

달은 특별한 곳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흔하디 흔한 웅덩이 속에도 달빛은 머문다.

그저 스쳐 지나가는 것 처럼 보이는 하루 안에도 이미 삶의 단서가 담겨 있다.

그래서 이번 주의 결과물은 대시보드가 아니라 시가 되었다.


느낀 점

처음에는 조금 당황했다.

스타트업 실험실에서 시 발표라니.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이게 내가 만들고 싶은 서비스의 첫 번째 사례일 수 있겠다고 느꼈다.

나는 기술의 발전 속도보다, 그 속에서 사람은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더 관심이 있다.

그래서 내가 만들고 싶은 것은 삶의 기록을 바탕으로 자기 자신을 읽게 해주는 장치다.

AI가 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을 비춰주는 거울이 되는 것.

이번 시는 그 가능성을 보여준 첫 번째 결과물이자 출발점이었다.


AI 활용 팁

좋았던 점

  • Claude Code는 구조화와 실행에 강했다.

  • ChatGPT Web은 대화, 해석, 상징 발견에 강했다.

  • 기록을 AI와 함께 해석하니 서사가 생겼다.

전달하고 싶은 점

AI를 자동화 도구로만 쓰지 않으면 좋겠다.

밖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의 질문을 들여다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느꼈다.


부록: 지피터스 최초 공개, 「웅덩이 속 달빛」

웅덩이 속 달빛

김태헌

오래도록 달을 찾아다녔다
달을 찾으면 그토록 바라던 행복이 찾아올 것이라 믿었기에

더 빨리 달리려고
더 많이 노력했다
그러나 달은 쉽게 찾아지지 않았다

어느 날 빗속을 달리던 나는 넘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보았다
구정물 튀는 웅덩이 속 고여 있는 달빛을

그제야 나는 알 수 있었다
달은 어디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나 있었다는 것을

빗속에서 나는 돌아누웠다
그리고 보았다

내 눈앞에 떠 있는
나를 비춰주고 있던 달빛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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