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피터스에서 웨비나가 끝나면, 수십에서 많게는 수백장의 SNS에 후기 인증사진을 올려요.
그럼 누군가는 그걸 하나하나 열어봐야 해요. "태그 제대로 달았나? 진짜 후기 맞나? 줌 화면 잘못 캡처한 건 아니고?" 확인하고, 점수 매기고, 우수후기 뽑고, 사람마다 다른 선물 메일 보내고, 결과를 표에 정리하고….
이거 손으로 하면 한 회차에 거의 하루가 날아가요. 그것도 매주.
저희 팀엔 뽀둥이라는 AI 직원이 있어요. 마케팅 일을 맡고 있죠. 이 귀찮은 웨비나후기 처리를 통째로 맡겨서 후기자동화를 해봤습니다. 지금은 명령어 한 줄이면 후기 모으기부터 메일 발송까지 알아서 끝나요. 근데 여기까지 오는 데 사고를 한 일곱 번쯤 쳤고, 그때마다 "다신 이런 일 없게" 안전장치를 하나씩 붙였어요. 그 좌충우돌이 오히려 진짜 후기 같아서 실패까지 다 적어봅니다. ☁️
먼저, AI한테 일 맡기면 매번 처음부터 설명해야 하지 않 나요?
많이들 그렇게 생각하시는데요. ChatGPT 창에 매번 "우리 회사는 이렇고, 지난번엔 저랬고…" 길게 설명하는 모습 떠올리시죠. 그렇게 하면 AI는 회사 사정도 지난 실수도 모르는 영원한 신입이에요.
뽀둥이는 좀 달라요. 출근하면 자기 업무 노트부터 펼쳐봐요.
내 성격이랑 말투, 우리 팀이 누군지, 지금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제 뭘 했는지를 매번 먼저 읽고 일을 시작해요. 그래서 "지난번 그 사고 있었잖아" 하면 "아 그거요" 하고 바로 알아들어요. 신입이 아니라 기억력 좋은 담당자인 거죠.
규칙 관리에도 원칙이 하나 있어요. 중요한 규칙은 딱 한 곳에만 적어둔다. 같은 규칙을 여기저기 복사해두면, 한 곳만 고치고 다른 데를 깜빡해서 꼭 사고가 나거든요. (이거 때문에 실제로 한 번 크게 데였어요. 아래 나와요.)
사고 모음집 — 넘어진 자리마다 손잡이를 박았어요
😵 1. 사진을 한꺼번에 들이밀었더니 체했어요
처음엔 후기 캡처 10~14장을 AI한테 한 번에 들이밀었어요. "이 사진 다 보면서 동시에 채점해!" 한 거죠. 당연히 체했어요(에러가 났어요).
→ 한 사람 후기씩 따로 보게 바꿨어요. 그랬더니 81명짜리도 거의 다 한 번에 처리됐어요.
😱 2. 채점 결과 30명분이 증발했어요
순조롭던 어느 날, 몇 시간 걸려 채점한 30명 결과가 통째로 날아갔어요. 백업이 없었거든요. 진짜 아찔했어요.
→ 그날로 규칙 박았어 요. 결과 저장하기 직전엔 무조건 자동으로 백업본부터 만든다. 사람이 깜빡할 틈을 아예 없앴어요.
🤦 3. 바꾼 규칙이 한 곳만 안 바뀌어 있었어요
쓰는 AI 모델을 새 걸로 바꿨는데, 어떤 회차에서 옛날 모델이 그대로 돌아갔어요. 알고 보니 그 규칙이 무려 일곱 군데에 복사돼 있었고, 한 곳을 깜빡한 거였어요.
→ 모든 규칙을 한 곳에 싹 모았어요. 이제 한 곳만 고치면 전부 따라와요. 이게 위에서 말한 "한 곳에만 적기" 원칙이에요.
🧐 4. 캡처만 믿으면 안 되겠더라고요
웨비나후기는 SNS에 멀쩡히 써놓고, 정작 폼엔 줌 화면을 잘못 첨부하는 분이 의외로 많았어요. 캡처만 보면 이분들이 "후기 안 쓴 사람"으로 억울하게 걸러져요.
→ 이제 SNS 링크도 같이 받아서 두 번 확인해요. 캡처가 이상해도 링크가 멀쩡한 진짜 후기면 다시 포함시켜요.
😹 5. 뽀둥이를 시험한 분들 (전원 검거)
이쯤 되니 재밌는 일도 있었어요. "AI가 진짜 잡아내나?" 궁금하셨는지, 후기는 안 쓰고 일부러 엉뚱하거나 헷갈리는 이미지만 슬쩍 넣어 제출한 분들이 계셨거든요. 발표 슬라이드를 후기인 척 올리거나, 줌 화면을 그럴듯하게 넣거나요.
결과는요? 전원 다 걸렸습니다. 😼
캡처랑 SNS 링크를 둘 다 확인하니까, "후기 본문이 없네?", "이 링크엔 회차랑 상관없는 내용이네?" 하고 뽀둥이가 다 잡아냈어요. 시험에 통과한 셈이라 좀 뿌듯했어요. (장난치 신 분들, 다 보고 있었어요 👀)
📧 6. 엉뚱한 링크가 메일에 들어갔어요
어느 회차엔 다시보기 링크가 엉뚱하게 들어갔어요. 누가 손으로 잘못된 주소를 갖다 붙인 거였죠.
→ 두 가지로 막았어요. ① 링크는 손으로 안 넣고 자동으로 정확한 주소를 가져오게 했고, ② 메일 보내기 직전엔 "이렇게 보낼게요" 명단을 사람이 꼭 확인하고 승인해야 발송되게 했어요. AI가 아무리 똑똑해도, 진짜 메일 나가기 직전 1초의 사람 확인은 꼭 남겨둬요.
그래서 지금은?
웨비나후기 모으기 → 확인 → 채점 → 우수후기 선정 → 메일 발송 → 결과 정리까지, 명령어 한 줄이면 알아서 순서대로 흘러요. 중간에 끊겨도 끝난 단계는 건너뛰고 이어서 가고요.
여기서 배운 걸, 뽀둥이한테 통째로 심었어요
재밌는 건 여기부터예요. 웨비나후기를 처리하면서 깨진 만큼 배운 원칙들이, 어느새 뽀둥이라는 직원을 운영하는 방식 전체로 퍼졌어요. 후기 한 가지 일에만 쓰기엔 아까웠거든요.
"일을 잘게 쪼갠다" → 뽀둥이가 맡은 모든 일을 작은 도구 단위로 나눠뒀어요. 하나가 고장 나도 그것만 고치면 돼요.
"규칙은 한 곳에만" → 후기뿐 아니라 뽀둥이가 지켜야 할 모든 규칙을 한 곳에 모았어요. 새 규칙이 생기면 거기만 고쳐요.
"백업 먼저, 사람 승인 먼저" → 후기 메일뿐 아니라 다른 모든 발송 업무(공지·문자·메일)에 똑같이 "보내기 직전 사람 확인" 관문을 달았어요.
그래서 뭐가 달라졌냐면
예전
지금
한 회차 처리
거의 하루, 대부분 수작업
명령어 한 줄
후기 확인
캡처만 보고 판단
캡처 + SNS 링크 같이 확인
백업
없음 (30명 날림)
저장 전 자동 백업
메일 발송
가끔 엉뚱한 링크
자동 조회 + 사람 최종 승인
감당 규모
50~80명도 벅참
300명대도 거뜬
숫자보다 더 좋아진 건, "이번엔 무사히 끝날까?" 하는 불안이 사라졌다는 거예요. 사고 날 만한 자리마다 자동 안전장치가 지키고 있으니까요.
따라 하고 싶다면
웨비나후기 관리든, 신청자 정리든, 정기 리포트든 — 매주/매달 똑같이 반복되는 일이면 다 해당돼요. 딱 세 가지만 기억하세요.
한 번에 완벽하게 만들려 하지 마세요. 사고 날 때마다 "이거 다신 안 나려면?" 하고 고쳐나가면 돼요. 저희도 그렇게 컸어요.
규칙은 딱 한 곳에만. 여기저기 복사하는 순간, 그건 시한폭탄이 돼요.
진짜로 나가기 직전엔 사람이 한 번 보세요. 메일·문자·공지는 1초의 확인이 큰 사고를 막아줘요.
바로 써먹는 요청 문구
AI한테 반복 업무 후기자동화를 맡길 때 이렇게 말해보세요.
우리 팀의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고 싶어. 지금은 [이런 식으로] 매번 손으로 하 고 있어.
한 번에 완성하지 말고, 이렇게 만들어줘: ① 일을 작은 단계로 쪼개서, 한 단계가 실패해도 그 단계만 다시 할 수 있게 ② 중요한 규칙은 한 곳에만 정해두고 ③ 메일·문자 보내기 직전엔 내가 확인하고 승인하는 단계를 꼭 넣고 ④ 결과 덮어쓰기 전엔 자동 백업을 남기게
[대괄호] 부분은 본인 상황에 맞게 바꿔서 넣으세요.
마치며
돌아보면, 정작 남는 건 "성공한 자동화"가 아니라 사고에서 건진 교훈이더라고요.
사고는 못 막아요. 근데 같은 사고가 또 나는 건 막을 수 있어요. 백업은 데이터 날린 날, 두 번 확인은 캡처 실수(와 장난치신 분들)에서, 발송 전 승인은 엉뚱한 링크에서 태어났어요. 넘어진 자리마다 손잡이를 하나씩 박았고, 그 손잡이들이 모여 지금은 뽀둥이라는 직원의 일하는 방식이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