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만든 스킬 10개를 가져다 두고 한 번도 안 썼습니다: 실제로 쓴 9회는 전부 직접 만든 것이었습니다

소개

1주차 실습은 K스킬의 마켓컬리 스킬을 설치해 검색해 보는 것입니다. 그런데 강의에서 스터디장이 스터디의 성격을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우리는 공부를 하는 스터디가 아니거든요. 그냥 필요해 보이는 거 갖다 쓰면 돼요. 학습 비용이 엄청 낮은 스터디입니다.

이 문장이 걸렸습니다. 저는 스킬을 27개 가지고 있는데, 대부분 직접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갖다 쓰라는 조언이 저에게는 이미 지나간 이야기인지, 아니면 아직 못 하고 있는 이야기인지가 궁금했습니다.

확인해 보니 후자였습니다. 그것도 제가 짐작한 것과 정반대 방향이었습니다.

진행 방법

어떤 도구를 사용했고, 어떻게 활용하셨나요?

사용 도구: Claude Code, Python 3, grep

Step 1. 내 스킬의 출처를 확인

스킬 폴더를 열어 보니 ATTRIBUTION.md라는 파일이 있었습니다. 제가 만들어 놓고 잊고 있던 파일입니다.

Skills vendored from K-Dense-AI/scientific-agent-skills (MIT License).
Vendored (11): statistical-analysis, matplotlib, scientific-writing, peer-review,
literature-review, citation-management, gget, research-lookup, statsmodels,
scientific-visualization, scholar-evaluation.

남이 만든 스킬 11개를 이미 가져와 뒀습니다. 강의에서 말한 "갖다 쓰기"를 저는 벌써 해 둔 상태였습니다. 그중 1개(scholar-evaluation)는 지웠고 10개가 남아 있습니다.

출처

개수

남이 만든 것을 가져옴

10개

직접 만듦

17개

전부 제 분야에 정확히 들어맞는 것들입니다. 통계 분석, 논문 작성, 동료 심사, 문헌 조사, 인용 관리, 시각화. 바이오 데이터를 다루는 사람이 쓰라고 만든 묶음입니다.

Step 2. 실제로 부른 스킬 세기

클로드 코드는 세션 기록을 ~/.claude/projects/ 아래 .jsonl로 남깁니다. 스킬 호출은 "skill":"이름"으로 찍힙니다.

cd ~/.claude
find projects -name '*.jsonl' -print0 | xargs -0 \
  grep -ho '"skill":"[^"]*"' | sed 's/.*:"//;s/"//' | sort | uniq -c | sort -rn

세션 로그 175개, 455MB를 훑은 결과입니다.

5 project-handoff-checkpoint
2 kr-style-polish
1 benchmark-sota
1 blog-post

총 9회. 27개 중 4개만 불렸습니다.

Step 3. 두 목록을 겹쳐 보기

여기서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구분

개수

총 호출

가져온 스킬

10개

0회

직접 만든 스킬

17개

9회 (전부)

가져온 것은 하나도 안 썼고, 쓴 것은 전부 제가 만든 것이었습니다. 교집합이 0개입니다.

Step 4. 왜 그런지 재기

길이를 봤습니다.

구분

SKILL.md 줄수 중앙값

가져온 스킬

677줄

직접 만든 스킬

107줄

6배 넘게 차이납니다. 가져온 것 중 citation-management는 1115줄입니다.

설치 조건도 봤습니다. 처음에는 정규식으로 "import"나 "pip install" 뒤 단어를 긁었는데, Tier-1이나 each 같은 영어 단어가 패키지로 잡혔습니다. 이 수치는 버리고 pip install로 명시된 것만 다시 셌습니다.

grep -rho "pip install [a-zA-Z][a-zA-Z0-9_.-]*" <가져온 스킬 10개> | sed 's/pip install //' | sort -u

항목

요구하는 패키지

12개

그중 제 환경에 없는 것

9개

없는 것들입니다. PyPDF2bambibibtexparserbiopythoncrossref-commonsopenmmpylatexencscholarlyselenium.

가져다 두기만 하고 쓸 준비를 안 해 뒀습니다.

Step 5. 강의 질문에 답해 보기

스터디장이 4주 내내 물어보겠다고 한 질문입니다.

자동화를 통해 어떤 것들이 더 밀도 있게 되었느냐.

실제로 쓴 4개가 무엇인지 보면 답이 나옵니다.

스킬

하는 일

호출

project-handoff-checkpoint

세션이 끊기기 전 작업 상태를 파일로 남기기

5회

kr-style-polish

한국어 문체 다듬기

2회

benchmark-sota

벤치마크 정리

1회

blog-post

블로그 초안

1회

넷 다 일의 마무리입니다. 안 쓴 10개는 통계 분석, 문헌 조사, 동료 심사처럼 일 자체를 하는 것입니다.

결과와 배운 점

측정 결과

항목

전역 스킬

27개

남이 만든 것을 가져온 스킬

10개

직접 만든 스킬

17개

세션 로그 175개(455MB)에서 확인한 총 호출

9회

가져온 10개의 호출

0회

직접 만든 17개의 호출

9회 (4개 스킬)

길이 중앙값 (가져온 것 / 만든 것)

677줄 / 107줄

가져온 스킬이 요구하는 패키지 중 미설치

9 / 12개

배운 점

  1. 갖다 쓰는 것과 갖다 두는 것은 다릅니다. 저는 남의 스킬 11개를 받아 놓고 출처까지 정리해 뒀습니다. 그래서 "갖다 쓰기는 이미 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호출은 0회입니다. 받아 놓은 시점에 만족하고 끝난 것입니다. 스터디장이 "그냥 필요해 보이는 거 갖다 쓰면 돼요"라고 할 때의 무게는 받는 쪽이 아니라 쓰는 쪽에 있었습니다.

  2. 쓸 준비를 안 해 두면 안 쓰게 됩니다. 요구 패키지 12개 중 9개가 제 환경에 없습니다. 막상 그 스킬이 필요한 순간에 설치부터 해야 하니, 그 자리에서는 그냥 직접 하는 쪽이 빠릅니다. 스터디장이 마켓컬리를 실습으로 고른 이유가 "세팅할 게 하나도 없으면서 깔끔하게 실행돼서"였는데, 그 기준이 왜 중요한지 이제 알겠습니다.

  3. 내가 자동화한 것은 일이 아니라 마무리였습니다. 실제로 쓴 4개는 인계 문서, 문체 다듬기, 정리, 초안입니다. 분석 자체는 자동화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이게 게으름인 줄 알았는데, 강의의 정의를 대 보니 방향은 맞았습니다. "자동화는 시간의 밀도를 높이는 것"이고, 저는 분석에 시간을 쓰려고 마무리를 넘긴 것입니다. 다만 의도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것이라, 지금까지는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4. 길이가 진입 장벽입니다. 677줄과 107줄의 차이는 큽니다. 남이 잘 만든 긴 스킬보다 내가 만든 짧은 스킬이 손에 붙습니다. 잘 만들어졌다는 것과 내가 쓰게 된다는 것은 별개입니다.

시행착오

  • 미설치 패키지를 셀 때 정규식을 느슨하게 써서 Tier-1eachDOI 같은 영어 단어가 패키지로 잡혔습니다. 그대로 썼으면 "10개 스킬 전부 의존성 문제"라는 과장된 결론이 나올 뻔했습니다. pip install로 명시된 것만 다시 세니 12개 중 9개였습니다. 찾기 쉬운 패턴으로 세면 원하는 답이 나옵니다. 기준을 좁혀야 숫자가 근거가 됩니다.

  • 455MB 로그를 파이썬으로 통째 읽으려다 오래 걸려 중단했습니다. grep으로 해당 줄만 뽑고 파이썬은 집계에만 쓰니 바로 끝났습니다.

앞으로의 계획

  • 미설치 패키지 9개를 먼저 깔겠습니다. 스킬을 더 만드는 것보다 이게 앞섭니다. 쓸 수 있게 해 두지 않으면 다음에도 안 씁니다.

  • 가져온 스킬 10개 중 가장 자주 필요한 것 하나만 골라 짧게 잘라 보려 합니다. 1115줄짜리 citation-management가 후보입니다. 남의 것을 그대로 두기보다 제 흐름에 맞게 줄이는 쪽이 낫겠습니다.

  • 다음 주 실습은 마트 할인 전단을 데이터베이스로 만드는 쪽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논문 알림 메일로 같은 구조를 해 볼 생각입니다. 매일 오는 알림을 모아 두고 필요할 때 골라 읽는 방식이 할인 전단과 구조가 같습니다.

  • 4주 내내 받을 질문에 답할 수 있도록, 자동화 전후로 무엇에 시간을 쓰게 됐는지를 기록해 두려 합니다. 이번에 세어 보기 전까지는 대답할 근거가 없었습니다.

도움 받은 글 (옵션)

  • 23기 K스킬 자동화 1주차 강의 (진여진, 성호): 자동화의 두 가지 이유, "자동화는 시간의 밀도를 높이는 것", 세팅이 필요 없는 스킬을 고르는 기준, 컨설팅 인수인계를 음성 파일로 대체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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