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억 저장소의 첫걸음
처음 써보는 게시글이라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전문적인 설명보다는 1주차 강의에서 들었던 궁금증과 느낀 점을 중심으로 적어보았습니다.
저는 가족과 저를 위한 AI 저장소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가족의 생일과 키, 옷과 신발 사이즈를 기억하고, 장보기 목록과 일정을 관리하는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제가 쌓아온 경력과 취미, 학습 경험도 정리하고 싶었습니다.
생명과학 분야 연구원인 아내가 자신의 이력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방향을 고민할 때 도움을 주는 저장소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기대한 모습은 단순했습니다.
자료를 넣어둡니다.
→ AI가 정리합니다.
→ 필요할 때 찾아줍니다.
→ 사용할수록 나와 가족을 더 잘 이해합니다.
그런 기대를 안고 1주차 강의를 들으며, Deck님의 git을 clone하며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알아갈수록 AKM은 제가 처음 상상했던 ‘무엇이든 기억하는 AI 창고’와는 조금 달랐습니다.
AKM 저장소의 구조와 기능
낯선 폴더와 문서들
AKM 저장소를 처음 열었을 때는 숫자가 붙은 폴더와 여러 Markdown 파일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INDEX.md, ROUTER.md, SCHEMA.md, LOOP.md 같은 이름도 낯설었습니다.
AI 초보자인 제게는 지식을 저장하는 데 왜 이렇게 많은 규칙이 필요한지부터 의문이었습니다.
하나씩 살펴보니 각각의 역할은 생각보다 단순했습니다.
- INDEX.md는 어떤 지식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는 지도입니다.
- ROUTER.md는 새 자료를 어느 위치에 저장할지 판단하는 분류 규칙입니다.
- SCHEMA.md는 문서를 어떤 형식으로 작성할지 정한 양식입니다.
- LOOP.md는 자료를 수집하고 활용한 뒤, 결과에서 다시 배우는 과정을 설명합니다.
AKM은 모든 자료를 한 폴더에 넣지 않습니다.
원본 자료
→ 원본에서 추출한 지식
→ 나와 프로젝트에 적용되는 맥락
→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는 절차
→ 실행 결과
→ 실패와 검증에서 얻은 교훈
이 구조를 보면서 AKM은 단순한 파일 정리가 아니라, AI가 정보를 어떻게 이해하고 다시 사용할지를 정하는 방식이라는 점을 조금씩 알게 됐습니다.
지식의 정의와 AKM의 역할
무엇을 지식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AKM을 이해하려다 보니 더 근본적인 질문이 생겼습니다.
지식이란 무엇일까요?
제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도 지식일까요? 길을 지나가다 본 장면이나 오늘 사용한 커피 레시피도 지식이 될 수 있을까요?
모두 지식의 재료가 될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보고, 경험하고, 기록했다고 해서 곧바로 지식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다음 문장은 단순한 관찰입니다.
> 오늘 오후 2시에 카페 앞에 사람이 많았습니다.
이 관찰에 이유와 활용 방법이 더해지면 지식에 가까워집니다.
> 이 카페는 평일 오후 2시 무렵 주변 회사의 점심시간과 겹쳐 혼잡합니다. 조용히 작업하려면 오후 3시 이후에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침마다 즐겨 마시는 커피 기록도 마찬가지입니다.
> 오늘 원두 20g을 사용했습니다. → 오늘의 기록
> 원두 20g과 물 300g을 사용하면 원하는 맛을 재현할 수 있습니다.→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절차
> 저는 단맛보다 산미가 강한 커피를 선호합니다 → 저에 관한 맥락
> 물 온도를 높였더니 쓴맛이 강해졌습니다. → 실패에서 얻은 교훈
이 차이를 생각하면서 저는 지식을 다음과 같이 이해하게 됐습니다.
> 지식은 단순히 저장된 정보가 아니라, 미래의 판단이나 행동을 더 낫게 만들 수 있도록 의미와 맥락이 부여된 정보입니다.
제가 쌓아온 경력도 단순히 연도와 회사 이름만 나열하면 이력에 가깝습니다.
어떤 선택을 했고, 무엇이 잘됐으며, 무엇이 실패했고, 다음에는 어떻게 다르게 행동할지를 정리하면 경험에서 얻은 지식이 됩니다.
AKM은 모든 경험을 무조건 저장하는 시스템이 아니었습니다.
어떤 것은 원본으로 남기고, 어떤 것은 지식으로 정리하며, 어떤 것은 나의 취향이나 상황으로 연결할지 구분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개인 정보와 AKM의 한계
중요한 자료를 넣을 수 없다는 문제
그런데 Deck님의 강의 자료 중 보안 조건을 살펴보면서 큰 의문이 생겼습니다.
- 고객이나 직원, 제3자의 개인정보가 없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 계약·인사·의료·법률 자료를 조심해야 합니다.
- 비밀번호·API 키·토큰·쿠키를 저장하면 안 됩니다.
- 외부 AI에 입력해도 되는 자료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가족을 위한 저장소에는 가족의 개인정보가 필요합니다. 제 경력을 제대로 관리하려면 비공개 자료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아내의 연구 경력에는 소속기관이나 공동연구자의 정보가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런 자료를 사용할 수 없다면 개인 일기나 공개자료 외에는 무엇을 넣을 수 있을지 의문이었습니다.
AKM과 인터넷 위키의 차이점
인터넷 위키와 무엇이 다를까
공개자료만 넣을 수 있다면 AKM은 인터넷 위키와 무엇이 다를까요?
공개자료를 복사하고 요약해서 쌓기만 한다면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것은 개인 위키나 자료 보관함에 가깝습니다.
AKM의 차이는 어떤 자료를 저장하느냐보다, 저장한 자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서 생깁니다.
인터넷 위키→ 사실과 개념을 설명합니다.
AKM
→ 자료를 찾습니다.
→ 현재 나의 상황에 연결합니다.
→ 실제 작업에 사용합니다.
→ 결과를 확인합니다.
→ 실패와 성공에서 얻은 교훈을 다시 반영합니다.
출발점은 공개자료지만, 그것을 나의 상황과 행동, 경험에 연결하면 인터넷 위키에는 없는 지식이 됩니다.
AI 기억 저장소의 미래
제가 만들고 싶었던 것은 더 큰 시스템이었습니다
다시 처음의 목적을 돌아봤습니다.
가족의 신체 사이즈, 장보기 목록, 일정, 경력, 연구 이력은 모두 같은 종류의 정보가 아닙니다.
- 생일과 신체 사이즈는 개인 프로필 정보입니다.
- 장보기와 할 일은 계속 변하는 생활 정보입니다.
- 일정은 캘린더 정보입니다.
- 경력과 경험은 장기적으로 축적할 지식입니다.
- 비밀번호와 인증정보는 안전하게 격리해야 할 비밀입니다.
이 정보를 모두 하나의 Markdown 폴더에 넣는 것은 적절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만들고 싶었던 것은 하나의 AKM이라기보다는, 가족과 개인을 위한 운영체계에 가까웠습니다. AKM은 그 운영체계의 모든 데이터를 직접 보관하는 창고가 아니라, 여러 저장소를 이해하고 연결하는 지식 계층이 될 수 있습니다.
가족 개인정보 저장소
가족 캘린더
할 일과 장보기 목록
개인 경력 저장소
아내가 소유한 저장소
-> AKM으로 의미·관계·절차·학습 관리
가족 일정은 캘린더가 원본이 되는 편이 좋습니다. 장보기와 할 일은 공유 목록이나 할 일 관리 서비스가 적합합니다. 경력 증빙은 개인 저장소에 두고, 아내의 정보는 아내가 직접 소유하고 사용 범위를 승인해야 합니다.
AKM은 이 자료를 모두 복사할 필요가 없습니다.
어떤 정보가 어디에 있는지, 어떤 상황에서 사용해야 하는지, 어떤 원칙과 절차를 따라야 하는지 연결하면 됩니다.
단순 장보기 목록에 아래와 같이 넣는다면, AKM에는 그 목록을 판단하는 우리의 원칙을 남길 수 있습니다.
우유, 달걀 -> 우유는 멸균우유를 선호합니다. 달걀은 아무거나 상관없어요
AKM은 모든 상태를 직접 저장하는 데이터베이스라기보다, 상태를 이해하고 다음 행동으로 연결하는 두뇌에 가까웠습니다.
다시 AKM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AKM은 모든 것을 기억하는 AI가 아니었습니다. 흩어진 정보에서 필요한 지식을 찾고, 서로 연결해 다음 행동에 활용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아직 제게는 잘 정리된 지식보다 여러 곳에 파편처럼 흩어진 메모와 정보가 더 많습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구조를 만들려고 하면 시작하기도 전에 지칠 것 같습니다. 우선 지금 가지고 있는 메모 중 다시 보고 싶은 것 하나를 골라 원본으로 남기고, 그 안에서 다음에도 사용할 만한 내용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그렇게 하나씩 추가하고 연결하다 보면, 지금은 단순한 기록에 불과한 정보도 언젠가는 저와 가족의 판단을 돕는 지식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많지는 않더라도 오늘부터 천천히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좋은 강의 진행해주신 DECK님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