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ER·KSI를 AKM 검증 루프에 붙여 본 실제 기록
AI가 만든 글을 읽다가 곤란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문장은 자연스럽고 표도 반듯합니다. 출처 링크까지 달려 있으니 얼핏 보면 완성본 같습니다. 그런데 다음 주에 그 내용을 제안서나 강의안에 다시 쓰려 하면 질문이 늘어납니다.
“이 숫자는 원문에 정말 있었나?”
“링크는 있지만 그 문장을 직접 뒷받침하나?”
“초안에 적힌 계획과 실제로 실행된 결과가 같은가?”
“검증에 실패한 부분은 다음 작업에서 고쳐졌나?”
제가 AKM(Agent Knowledge Management)의 검증 기록을 따라가며 확인한 문제도 여기에 있었습니다. AI가 그럴듯한 답을 냈다는 것과, 그 답이 다시 써도 되는 지식이 됐다는 것은 다릅니다. 전자는 읽기 좋은 출력이고, 후자는 출처·범위·검사·실패 상태를 함께 가진 재사용 자산입니다.
포장 음식에 비유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접시에 예쁘게 담겼다는 사실만으로 다시 먹어도 안전한지는 알 수 없습니다. 재료, 제 조일, 보관 조건, 알레르기 정보, 검사 기록이 있어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지식도 비슷합니다. 문장만 남기면 맛있는 인상은 남지만, 언제 어디에 다시 써도 되는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AKM은 이 차이를 줄이려고 실행 → 검증 → 학습 환류(Learn Back)를 운영 루프에 넣었습니다. 여기에 DEER 논문의 평가 설계, KSI 논문의 지식 심사와 전이 아이디어, AKM에서 따로 만든 작업 계약·단일 작성자·결정적 검사·검색 삼각측량을 조합했습니다. 다만 모든 방법을 같은 수준으로 도입한 것은 아닙니다. 이미 운영 중인 규칙, 제한적으로 받아들인 파일럿, 아직 시험하지 않은 후보를 분리해 두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 구분부터 보여드리겠습니다.
먼저 상태표부터: 논문에서 가져온 것, AKM이 만든 것, 아직 시험 중인 것
방법
출발점
AKM에서의 상태
현재 말할 수 있는 범위
7개 품질 차원, 과업별 Guidance, claim 검증
DEER 논문
실적용
정식 rubric·playbook·query/lint 정책·worker 규칙·claim ledger 템플릿에 반영됨
Tier 0~3 경량 평가
DEER를 AKM에 맞게 변형
실적용
짧은 답변과 공개·고위험 산출물의 검증 비용을 다르게 배분함
Task-Level Forum, Cross-Task Forum, 조건부 Distillation
KSI 논문
Adapt + 파일럿
AKM 구조에 맞춘 KSI-lite 절차와 검증기가 있으며, 제한된 역사적 재생 무결성은 승인됨
held-out·cross-model 전이 평가
KSI 논문
파일럿 확장 후보
KSI 논문에는 실험 결과가 있지만 AKM의 prospective 품질·cross-model 효과는 아직 NOT_TESTED
KSI 전체 런타임·SQLite·MCP·always-on forum
KSI 공개 구현
Defer
운영 복잡도와 비용이 정당화되기 전에는 도입하지 않음
forum 합의의 자동 정본화, AKM 전체 대체
KSI를 과잉 해석한 선택지
Reject
여러 에이전트의 동의는 출처 지원이나 진실 판정이 아니므로 거부
Verify → Learn Back, 레이어별 교정
AKM 운영 규칙
실적용
검증 실패를 기록에서 끝내지 않고 지식·맥락·절차·평가 규칙의 수정으로 보냄
task contract, 정본 단일 작성자, lint·readback
AKM 운영 규칙
실적용
산출물·금지 범위·완료 조건을 고정하고, 한 writer가 쓴 뒤 결정적 검사로 확인함
qmd + Graphify + direct read
AKM 검색 정책
실적용
Graphify는 관계 지형, qmd는 후보 회수, 원문 직접 읽기는 최종 사실 경계로 사용함
source manifest·hash·derived lineage
AKM 출처 관리
조건부 실적용
해당 source zone에 manifest가 있을 때 원본과 파생 노트 관계를 등록하고 readback함
이 표가 중요한 이유는 최신 논문을 읽었다는 사실과 그 방법이 실제 운영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분리하기 위해서입니다. “도입을 검토했다”, “파일럿 도구를 만들었다”, “현장 품질이 좋아졌다”는 서로 다른 주장입니다.
DEER를 왜 가져왔나: 좋은 글의 기준을 미리 꺼내 놓기
DEER는 전문가 수준의 장문 리서치 보고서를 평가하기 위한 벤치마크입니다. 원 논문은 50개 보고서 생성 과제와 13개 분야를 다루고, 평가 기준을 7개 차원·25개 하위 차원·101개 세부 항목으로 구성했습니다.
일상적인 노트 작성에 101개 항목을 매번 적용하면 검증이 글쓰기보다 더 무거워집니다. AKM은 DEER의 벤치마크를 복제하지 않고 세 가지 설계만 가져왔습니다.
1. 평가 축을 고정합니다
AKM의 7개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평가 차원
비전문가용 질문
Request Fulfillment
부탁한 것을 실제로 만들었나요? 독자·형식·제외 조건을 놓치지 않았나요?
Analytical Soundness
숫자와 논리가 확인 가능하고, 추론이 건너뛰지 않나요?
Structural Coherence
도입부터 결론까지 같은 질문을 붙들고 있나요?
Format & Style
요청한 파일·문체·메타데이터·가독성을 지켰나요?
Ethics & Compliance
개인정보·안전·법률·의료·외부 공개 경계를 지켰나요?
Information Sufficiency
주장 강도에 맞을 만큼 자료를 읽었나요?
Information Integrity
출처가 실제로 그 주장을 지지하나요?
예전에는 “링크가 있다”, “문서 형식이 맞다”만으로 검증이 끝나기 쉬웠습니다. DEER식 질문을 붙이면 링크의 존재와 링크의 지지력이 갈라집니다. 사용자가 원한 산출물 과 에이전트가 편하게 만든 산출물도 따로 보게 됩니다.
2. 과업별 Guidance를 만듭니다
고정된 점검표만으로는 작업마다 다른 실패를 잡기 어렵습니다. 전시 연구의 위험과 공모전 발표의 위험은 다릅니다. DEER는 과업마다 전문가가 필수 내용을 구체적이고 검증 가능한 문장으로 쓰는 Expert Evaluation Guidance를 둡니다.
AKM에서는 이를 Task Evaluation Guidance Packet으로 줄였습니다.
Task intent: 이 작업으로 실제 달성하려는 것
Audience/use: 누가 어디에 쓸 것인지
Required content: 반드시 있어야 하는 내용
Required exclusions: 넣으면 안 되거나 과장하면 안 되는 내용
Domain anchors: 논문·공식 문서·정본 노트
Failure traps: 자주 생기는 혼동과 누락
Verification evidence: 통과를 보여 줄 파일·명령·readback
Learn-back target: 실패하면 어느 규칙이나 지식을 고칠지
이 패킷은 채점표보다 작업 명세에 가깝습니다. 평가자가 나중에 취향대로 판단하지 않도록, “무엇을 통과로 볼지”를 먼저 적습니다.
3. 문서 전체의 claim을 봅니다
출처가 붙은 문장만 확인하면 중요한 빈틈이 생깁니다. 어떤 문장은 같은 문단 앞의 출처에 기대고, 어떤 문장은 앞 절의 근거를 이어받습니다. 또 근거가 필요한데 출처가 없는 문장도 있습니다.
DEER는 claim을 A~F 유형으로 나눕니다. AKM은 이를 고위험 산출물의 claim ledger에 사용합니다.
A: 문장 안에 출처가 명시된 claim
B: 같은 문단·절 앞의 출처를 이어받는 claim
C: 이전 절의 근거를 의미상 이어받는 claim
D: 문서 구조를 요약하는 문장
E: 저자의 분석이나 별도 인용이 필요 없는 내용
F: 근거가 필요한데 출처를 찾을 수 없는 claim
모든 노트의 모든 문장을 분류하지는 않습니다. 공모 제출, 안전·법률·의료, 기관이나 사람에 대한 사실, 외부에 공개할 수치처럼 틀리면 신뢰가 크게 흔들리는 작업에서만 장부를 만듭니다. F 유형이 남으면 문장을 약화하거나 삭제하고, 중요한 문제라면 HOLD로 멈춥니다.
DEER를 가볍게 만든 이유: 검증도 예산을 먹기 때문입니다
DEER 논문은 전문가 보고서를 비교하는 벤치마크입니다. AKM은 매일 짧은 조회부터 강의안, 제안서, 연구 노트까지 폭이 넓습니다. 같은 검사를 전부 적용하면 세 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첫째, 검증 시간이 늘어납니다. 3분짜리 사실 확인에도 장문의 rubric을 적용하면 정작 필요한 답이 늦어집니다. 둘째, 평가 문서가 지식보다 더 많이 쌓일 수 있습니다. 셋째, LLM 평가가 정교해 보여도 원문을 대신 읽어 주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네 단계로 나눴습니다.
Tier
대상
요구되는 검사
Tier 0 Quick
저장하지 않는 짧은 답변
필요한 현재 사실과 도구 결과만 확인
Tier 1 Durable Note
다시 쓸 일반 노트
7차원 축약 점검 + frontmatter·출처 추적
Tier 2 Deep Report
공개 글·강의·제안서·중요 합성
7차원 + Guidance Packet + 주요 claim spot-check
Tier 3 High-stakes
공모 제출·안전·법률·의료·계약
Tier 2 + claim ledger + source reliability + 2차 검토
이 글은 공개 사례글이므로 Tier 2입니다. 글 전체를 101개 항목으로 채점하는 대신, 독자 요구와 상태 구분을 Guidance에 고정하고, DEER·KSI·실제 사례의 중요한 claim을 원문과 운영 기록에서 다시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AKM 고유 규칙이 붙으면서 검증이 ‘운영’이 됐습니다
논문의 평가표만으로 지식 시스템이 저절로 바뀌지는 않습니다. 결과가 실패했을 때 다음 작업의 입력을 고쳐야 합니다. AKM은 이 지점을 Verify → Learn Back으로 연결합니다.
질문·자료
↓
[Graphify: 관계 지형] + [qmd: 관련 문서 후보]
↓
[원문 직접 읽기: 사실 경계]
↓
[task contract: 산출물·금지·완료 조건]
↓
[단일 canonical writer]
↓
[lint + 파일 readback + 주요 claim 확인]
↓
┌──────────── PASS ────────────┐
│ trustLevel 조정 → 재사용 │
└─────────────┬────────────────┘
│ HOLD / FAIL
↓
문장 수정·출처 보강·범위 축소
↓
Learn Back: 지식 / 맥락 / 절차 / 평가 기준 교정
└──────────────→ 다음 실행
검색은 세 층으로 나눕니다
이번 글을 준비할 때도 검색 하나에 모든 책임을 주지 않았습니다.
Graphify에서는 DEER와 KSI source·도입 노트가
evaluation · evidence관계 군집에 놓여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이것은 “어디를 함께 볼지” 알려 주는 지형 정보입니다.qmd에서는 DEER playbook, rubric, claim ledger 템플릿 과 KSI 도입 판정, pilot 보고서, 독립 acceptance를 후보로 회수했습니다.
direct read에서는 각 파일의 실제 문장과 상태를 읽었습니다. KSI의
ACCEPT가 품질 향상 승인이 아니라 제한된 인프라·역사 재생 무결성 승인이라는 사실은 여기서 확인했습니다.
검색 순위는 진실 점수가 아닙니다. 관계 그래프에서 가깝다고 같은 주장을 하는 것도 아닙니다. Graphify는 지도, qmd는 서가 검색, direct read는 책을 펼쳐 문장을 확인하는 단계입니다.
task contract는 주문서이자 검사표입니다
작업 계약에는 입력, 출력 경로, 산출물 형식, 비목표, 실패 처리, 실행할 검증 명령을 적습니다. “좋은 글을 써 주세요” 대신 “누구를 위한 어떤 파일을 만들고, 무엇을 과장하지 않으며, 어느 검사까지 통과해야 하는가”를 고정합니다.
이번 사례글도 Markdown 정본과 frontmatter 없는 TXT, 8,000자 이상, 상태표, 실제 사례, 30분 루프, 한계, Tier 2 QA를 계약에 넣었습니다. 계약이 먼저 lint를 통과한 뒤에 작성에 들어갔습니다.
최종 글은 한 명만 씁니다
검색과 검토는 나눌 수 있어도 정본 파일을 여러 writer가 동시에 고치게 하지 않습니다. 자료를 읽는 역할, 후보를 찾는 역할, frontmatter와 lint를 검사하는 역할은 지원자입니다. 최종 문장을 통합하고 수정하는 사람은 한 명입니다.
이 규칙은 문체 통일을 위한 장식이 아닙니다. 두 writer가 한 문장을 서로 다른 출처로 고치거나, Markdown과 TXT를 따로 편집해 내용이 갈리는 일을 막습니다. Markdown을 먼저 완성하고 TXT는 마지막 본문에서 기계적으로 파생합니다.
lint와 readback은 ‘실제로 존재함’을 확인합니다
lint는 YAML, 필수 필드, 링크, 탭, 비밀값, 계약 위반 같은 결정 가능한 문제를 빠르게 찾습니다. readback은 작성했다고 보고된 파일을 다시 읽어 내용과 길이, 필수 문구, 파생본 일치를 확인합니다.
여기에도 경계가 있습니다. lint exit 0은 문장이 사실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형식 검사는 원문 검증을 보조합니다. 사실은 출처를 다시 읽어 확인해야 합니다.
실제 사례 1: 출처가 충돌할 때 하나의 숫자로 봉합하지 않았습니다
2026년 7월, 백남준 초기 작품 11항목을 공모 콘셉트에 쓰기 위한 연구가 진행됐습니다. 이 결과에는 Tier 3 claim ledger가 붙었습니다. 작품 연도, 공연 행위, 기술 방식, 협업 관계, 논쟁적인 기원담처럼 잘못 쓰면 연구 전체의 신뢰를 해칠 claim을 문장 단위로 확인했습니다.
검증에서 흥미로운 장면은 “정답 숫자를 찾는 것”보다 “불일치를 남기는 것”이 더 정확했던 경우입니다.
1963년 전시에 사용된 TV와 피아노 수량은 기관 자료마다 달랐습니다. 한 자료는 TV 12대와 피아노 4대를, 다른 자료는 TV 13대 또는 피아노 3대를 제시했습니다. ledger는 하나를 골라 확정하지 않고 12/13, 3/4의 출처 차이를 그대로 보존했습니다.
교황 행렬을 촬영해 당일 상영했다는 유명한 기원담도 확정 사실로 처리하지 않았습니다. 기관 설명에 이견이 있고 기술사 자료가 촬영 기기 시점을 문제 삼았기 때문에 Partially Supported로 남겼습니다. 대신 현존하는 초기 비디오 자료와 논쟁적 기원담을 분리했습니다.
최종 판정은 PASS_WITH_NOTE였습니다. 주석이 남았다는 이유로 실패한 것이 아닙니다. 출처 충돌을 감춘 매끈한 문장보다, 충돌 지점을 다음 작업에서도 유지할 수 있게 한 결과가 더 재사용 가능했습니다.
이 사례에서 Learn Back은 이렇게 작동했습니다.
전시 수량은 다음 문서에서도 단일 값으로 확정하지 않습니다.
작품의 초기 수행, 유명한 기록, 스코어 저자를 별도 필드로 분리할 후보를 남겼습니다.
논쟁적인 기원담은 “소실 원본 복원” 같은 강한 표현으로 바꾸지 않습니다.
연구자의 AI 번역 제안과 작가의 직접 발언을 라벨로 구분합니다.
좋은 검증은 모든 문장을 확정형으로 만드는 일이 아닙니다. 어디까지 확인됐고 어디부터 해석인지 오래 유지하는 일입니다.
실제 사례 2: 계획서의 ‘52→100’과 현장에서 말한 내용은 달랐습니다
다른 사례는 한 공모전 발표입니다. 발표자료에는 같은 조건에서 관람객 QA 커버리지가 52→100, 공백이 4→0으로 바뀌는 재현 시나리오가 준비돼 있었습니다. 기존 Tier 3 claim ledger는 날짜, 도구 수, 테스트 결과, 공개 데모 상태, 수치의 의미와 안전 경계를 점검했습니다.
발표가 끝난 뒤에는 녹음과 타임스탬프 전사를 정본으로 삼아 별도 감사를 했습니다. 여기서 문서에 적힌 계획과 현장에서 실제로 발화한 내용이 갈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