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경제학은 미래 예측의 학문이다
들어가기에 앞서
독자 분들께 경제학, 미래 예측, AI 사이에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드리는 게 먼저일 것 같아
이런 사례를 가져와봤습니다.
출처 : [김기천 칼럼] ‘알파고’와 경제 ‘신의 한 수’, 조선일보
참고 : 폴 크루그먼 | 카드뉴스, KDI 경제정보센터
“역사를 수학으로 서술하자 물리학이 그러했듯 인류의 미래도 완벽하게 예측 가능해졌다.”
- 아이작 아시모프, 파운데이션 (Foundation)
심리역사학은
아이작 아시모프의 SF 소설 속에 등장하는,
미래를 완벽하게 예측할 수 있게 해주는 환상의 학문입니다.
비록 이 학문을 현실에서 볼 수는 없지만,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의 사례처럼
심리역사학과 유사한 학문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바로 경제학과 데이터 사이언스입니다.
[ 참고 자료 ]
경제학자들의 미래 예측 사례
크루그먼, “심리역사학과 가장 비슷한 (미래 예측) 학문은 경제학“
케인즈, “2030년, 우리 손자 세대의 경제적 가능성 = 생활 수준 8배 향상“
(1931, Economic Possibilities for our Grandchildren)맬서스, “식량보다 인구가 빨리 증가해 인류는 영원히 빈곤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할 것“
(1798, An Essay on the Principle of Population)폴 로머, “도시화, 교육, 저작권 등 R&D 인센티브 제도로 인해 선진국의 성장이 멈추지 않는 기술 주도적 수확체증형 성장이 이어질 것“
(1986, Endogenous Technological Change)
→ 이후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이 이와 유사한 “수확가속형 기술 발전” 개념으로 계승
(2005, The Singularity is Near)
2. 경제학은 데이터 사이언스의 조상님이다(?)
많은 분들이 “생물학"인 다윈의 진화론이
“경제학"인 맬서스의 인구론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이 글을 통해 처음 접하실겁니다.
맬서스의 [인구론]에서 영감을 받아 [종의 기원]을 저술한 다윈, 차이나는 클라스 178회
경제학은 이처럼
생물학, 통계학, 데이터 사이언스, 뇌과학, 심리학, 철학, 교육학 등
굉장히 다양한 분야와 융합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학문 중 하나입니다.
일반적으로 돈에 관한 학문이라고 알려져 있는 것과는 달리
분야를 초월하는 문제인 “선택과 의사결정”이라는 주제를 연구하는 학문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경제학보다
역사학이나 통계학 등 다른 학문과 훨씬 가까운
경제학의 세부 분과도 더러 보입니다.
그 중 정보 경제학과 계량경제학은
재정학, 무역학 등의 전통적인 경제학과의 관련 못지 않게
인공지능과도 관련이 깊습니다.
이들 분과에서는 데이터 사이언스가 학문으로 자리잡기
수십 년 전부터 정보 시스템을 연구해왔기 때문입니다.
정보 경제학의 선구자라고 불리는 하이에크의 연구를 잠깐 살펴 보면
여러분도 금방 이해하실 겁니다.
돈에 관한 얘기는 하나도 없고 온통 지식, 정보 얘기 뿐이죠?
하지만, 이런 사실이
외부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보니
가끔 아래와 같이 오해를 받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출처 : Keith Lee, 데이터 사이언스랑 경제학이랑 무슨 관련이 있나요?
이처럼 경제학과 인공지능의 깊은 관련성은
저 혼자만 부르짖는 공허한 외침이 아닙니다.
아마도(?) 이 분야에 걸쳐있는 연구원이라면 누구나 아래처럼 느끼고 계실겁니다.
“경제학이 100년 넘게 쌓아온 인사이트들이 인공지능 분야에서 굉장히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인공지능만 알고 있는 사람보다 경제학을 함께 알고 있는 사람이 더 유리한 거죠.
그동안 산업 현장에서
“인문학적 소양을 가진 이공계 인재”를 눈에 불을 켜고 찾은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AI 임팩트 멤버 분들께 간접 체험을 시켜드린다고 말하기에도 뭣하지만,
만약 여러분이 보시기에 제가 인공지능에 대해
많은 인사이트를 가진 것처럼 비춰진다면
이는 경제학,
특히 정보 경제학을 베이스로
통계학과 컴퓨터 공학에 특화된 커리어를 밟아 온 덕분에
저 분야의 훌륭한(?) 구루들의 인사이트를 알아보고 이용할 수 있었던 덕분이지
제가 새로운 걸 발견할 창의력이나 대단한 지성을 갖고 있기 때문은 아닙니다.
3. 경제학과 미래 예측, 그리고 Predictive AI가 가져올 임팩트
서론이 길었는데,
지금까지 제 글이 잘 전달됐다면 여러분은 이제
“경제학이 AI를 통한 미래 예측 분야를 이해하는데 굉장한 도움을 줄 거예요!”
라는 이야기에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야?” 보다는
“그럴 수도 있겠는데?“ 라는 반응을 보이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준비가 된 것 같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미래 예측 분야의 AI 임팩트를 탐구해보겠습니다.
먼저 AI 등장 이전에는 어떻게 미래를 예측해왔는지 그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개인의 경제학적 인사이트를 통한 미래 예측
저같은 일반적인 경제학도가 학부 지식을 미래 예측에 활용하는 사례는 보통 아래와 같지 않을까? 합니다.
2017년, 미중무역 분쟁이 화웨이 제재(2019년 5월 15일)로 이어지기 2년 전
국제경영 케이스 스터디에서 징후를 포착한 사례
2010년대, 미국의 시스코가 화웨이의 네트워크 장비 시장 장악으로 커다란 위기를 느끼는 모습 포착
환경 분석 중, 이것이 한 기업의 위기에 그치지 않고 국가 안보 위기로 번질 것이라는 가설 수립
(시장 특성, 과거 데이터 참고)그 중 정치적 환경에서 미국 무역 갈등 장기화의 불똥이 이 시장으로 튈만 한 징후 포착
경제학의 게임이론에서 기업의 미래 행동 예측 가능성을 높여준다는 Commitment를 여러 건 포착
결론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서 미국 대표 시스코와 중국 대표 화웨이를 중심으로 미중무역 분쟁의 대리전이 심화되고 장기화될 것이라고 예측
이 사례는 AI의 대체재인 HI (Human Intelligence),
곧 제 뇌를 학습시켜서 얻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한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2017, 2018년 가상화폐 시장의 미래 흐름을 예측한 사례
유사한 사례로 2018년 가상화폐 규제가 나오기 전에
가상화폐 유통량이 많아지면?
각 국의 통화정책이 마비돼 국가은행의 제1 목표인 물가안정을 달성할 수가 없고실체도, 가치도 없는 자산은 가상화폐 말고도 많다는 점 (경제학의 가치론, 한계혁명) 에 근거해
“가상화폐가 지금의 화폐를 대신할 수 없고, 곧 규제 당하겠지만 ‘실체가 없으니 거래가 사라져야한다‘는 일부 의견과는 다르게 투자 상품으로는 계속 남을 가능성이 크다“
라는 시장 예측을 한 개인적인 사례가 있습니다.
이처럼 아이작 아시모프의 심리역사학과 제일 가깝다는 현실 학문인 경제학을
미래 예측과 정보 시스템에 포커싱한 커리큘럼으로 2~3년 정도 배우면
대단할 것 없는 학부 졸업생도 제한적인 분야에서 미래 예측을 할 수 있는 눈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항상 맞추는 예언자가 되는 건 아니지만요ㅎㅎ;
경제 모델을 통한 미래 예측
계량경제학에서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간단한 모델을 이용해 미래 예측
인공지능처럼 통계 기법을 이용해 현실 세계를 단순화시킨 모델을 만든건데..
이건 그만 알아봅시다.. 😵💫
회귀분석, 베이지안, 머신러닝 등 다양한 통계적 방법론들을
현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계량경제학과 인공지능, 데이터 사이언스는 만두와 딤섬 같은 관계다!
정도로만 이해하고 복잡한 내용은 건너 뛰겠습니다ㅎㅎ
그럼 인공지능이 등장한 이후 미래 예측 분야가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도 한 번 살펴봅시다.
AI 시뮬레이션을 통해 개인의 미래 행동 예측
한 사람의 목소리, 말투, 사용 어휘 데이터를 AI에게 학습시켜 미래 행동을 예측하는 개인 시뮬레이션 분야가 조금씩 발전 중
“내가 저 노래를 부르면 저런 목소리가 나올까?”
“이 사람에게 이런 질문을 하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
아직은 초기 단계에 불과하지만 미래 예측 모델의 가장 발전된 형태인 시뮬레이션이 빠르게 상용화되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의 AI는 목소리 정도를 제외하면 학습 원본 데이터를 제공한 사람의 행동을 완벽하게 따라하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이 분야가 점점 발전하면서 새로운 사회 문제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미래 행동 시뮬레이션“ 분야는 미래 예측 분야 중에서도 가짜 뉴스, AI 보이스 피싱 등 다양한 분야에서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어 학습, 심리 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좋은 일에 활용될 잠재력도 못지 않게 큽니다.
AI 시뮬레이션을 통해 개인의 인생 예측
“나의 미래를 말해줘”…인생예측 AI 나왔다, 사이언스조선
조기 사망률 예측 시 기존 모델보다 11% 이상 우수한 성능을 보임
사람들의 성격 예측 시 기존 모델보다 50% 이상 높은 정확도를 보임
AI를 계량경제학 연구에 적용해 미래 예측
원・달러 환율 전망
“AI 예측력, 기존 경제분석 모형과 비슷하거나 우월”, 조선비즈
22 ways ChatGPT could be used in economics research
마무리
위 사례에서 보듯이 AI 시뮬레이션의 미래 예측 능력은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될 수 있습니다.
물론 작년 한 해는 생성형 AI의 해라고 불러도 될만큼
생성형 AI 기술의 눈부신 발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모르는 새에
Predictive AI의 시간 또한 빠르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AI가 등장하기 이전부터 수백년에 걸쳐
정보 시스템과 미래에 대한 인사이트를 쌓아온
경제학이라는 학문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있습니다.
“왜 생성형 AI가 나왔는데 세상은 아직 그대로인가 요?“
“그건 말이야,
우리가 수백년 간 기다려온 백마 탄 초인이 생성형 AI가 아닌
예측형 AI이기 때문이란다“
#9기임팩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