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기 연구지식관리] 개인 연구 프로세스 시각화

안녕하세요. 바호입니다.

이번 주에는 저의 연구 프로세스를 정리해보았습니다.

그동안 ‘세컨드브레인’의 개념을 접하고, 이를 위해 노트 테이킹 습관을 들이고(9기 브라이언x무니 파트너님의 AI와 기록하기 수업!!), 옵시디언을 깔고 이것저것 시도하며 고군분투하고(구요한 파트너님의 어벤져스 2기!!), 연구 프로세스의 일부를 자동화하기 위해 문과생으로서 개발을 시도해왔습니다(10기 박정기 파트너님의 문과생도 AI 수업!!). 그 외에도 여러 사례들을 보고 또 이런저런 시도를 하며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해 왔는데요.

11기 캠프에서는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저의 연구/지식관리 프로세스를 한 번 정비하고 향후 과제들을 점검해보려 합니다.

이에 이번주에는 먼저, 제가 어떤 식으로 연구를 하는지 한번 꼼꼼히 돌아보며 그 과정을 나름대로 시각화해보았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각 과정의 단계별로 어떤 부분들을 개선할 수 있을지, 무엇을 더 공부하고 시도해보면 좋을지 고민해나가려고 합니다. 관련해서 경험이나 조언 나누어주신다면 매우 감개무량하겠습니다!!


Workflow 시각화

  • 우선 제가 어떤 인풋들을 바탕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서, 어떤 아웃풋을 내는지 workflow를 5단계로 나누어보았습니다: Collect / Curate / Process / Build / Produce

  • 그리고 각 단계마다 제가 얻게 되는 결과물의 형태가 무엇인지 Product의 종류를 구분해보았습니다: Resources / Data / Notes / Products(원고, 강의 등 실제 아웃풋)

  • 각 단계별로 제가 사용하는 도구나 앱들을 정리하고, 각 단계별 결과물을 제가 어디에 보관하는지도 정리해보았어요. 예컨대, 저는 레퍼런스 관리와 타인의 연구물(?) 관리를 위해서는 Bookends를 활용하고(Zotero 쓰다가 최근에 갈아탔어요), pdf를 읽을 때는 Highlights를 활용하고, 간단한 아이디어 메모하거나 폰에서 웹스크래핑 할 때는 아이폰 ‘메모앱’을 활용합니다. 자료와 노트를 관리할 때는 Devonthink와 Obsidian을 활용합니다.

시각화를 하기 위해 Excalidraw 플러그인을 설치하고 사용해보았습니다. (브라이언 님의 강의를 시청하며 공부했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u2UfMCH42Tk&t=3s)


특별히 고민했던 점들

Collect와 Curate 단계의 분리

자료를 수집하는 단계와 나름대로 큐레이션하는 단계를 구분해보았습니다. 직업병(?)으로 인한 자료 욕심이 불러온 자료의 바다.. 노트 테이킹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해서 열심히 끄적인 노트들.. 연구 관심에 따라 수집하는 것임에도 수집 이후 별도의 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수집한 자료들이 컴퓨터 여기저기에, 여러 클라우드의 이곳저곳에 걍 흩어진 상태로 장기 숙면하시다가, 결과적으로 무용한 자료가 되더라구요.

그래서 아예 인풋 단계를 이원화 해보았습니다. 수집하는 단계와 그걸 간단하게라도 태깅하고, 분류하는 단계로요. 그리고 원칙을 세웠습니다. Bookends와 Devonthink에서 Inbox와 Library를 보다 적극적으로 구분해서, 제가 ‘큐레이션한 자료들만!!!’ Library에 배치하겠다는 원칙을 세워보았습니다. (이제 Inbox 제때제때 안비우면 수집한 자료들은 Inbox에서 장기 수면…….)

특히 유용한 건 데본씽크에서 Inbox 내에 하위폴더로 만들어져있는 ‘데이터베이스별 Inbox’였어요. 제가 수집한 자료를 ‘데이터베이스별 Inbox’에만 분류해서 넣어두어도 나름대로 해당 자료를 ‘큐레이션’ 한 거니까요. 이렇게만 분류해두어도 최소한 제가 해당 자료를 수집했다는 사실 자체를 까먹어서 그 자료가 어딘가에서 썩는 상황은 방지할 수 있더라구요. 조금 더 시간이 나면, 데이터베이스 내에 특정 그룹 내에 해당 자료를 배치해두고, 미래의 저에게 검토하라고 ‘Unread’로 표시해둡니다.

정리하면, 수집된 자료는 일단 Inbox에 모아두고 → 1차적으로 큐레이션 한 자료는 특정 Database의 Inbox에 넣어두고 → 2차로 큐레이션 한 자료는 특정 Database 내의 특정 Group에 넣고 ‘Unread’ 표시해두기. (참고로 Devonthink의 구조는 Database > Group > (Sub-groups) > Items 로 되어 있습니다.)


Data와 Notes의 구분

약 1년 간 옵시디언을 활용해서 연구 아이디어들을 적고, 발전시키고, 초고도 작성해보고 그랬는데요. 여러 연구물에 대한 인용 노트, 리딩 노트, 사료들을 모아둔 노트, 사료들을 읽고 분석한 노트, 설익은 아이디어만 끄적인 노트, 초고 수준으로 완성된 문장들로 채운 노트…. 이런 것들이 다 하나의 볼트 내에 쌓이다보니, 옵시디언의 연결 기능을 활용해서 아이디어를 발전시켜나가기엔 제 볼트가 너무 지저분하더라구요. 영양가 없는 노트들도 너무 많이 쌓이구요… 연결도 중구난방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렇다고 속성/태깅/MOC 등을 활용해서 정리해나가자니, 아직 체계화시키기에 이른 연구를 붙잡고 설계도를 그리는 느낌이라 여러번 한계에 봉착했습니다.

이에 제가 만들어내는 노트들을 크게 두 종류로 구분하기로 했습니다: Data와 Notes.

Data는 무언가를 읽으면서 친 밑줄, 인용 구문들 모음, 밑줄 옆에 끄적여 놓은 생각들, 아이디어 메모해둔 거에서 쓸만한 문장 하이라이트 한 것들, 수집한 사료 중에서 다시 한 번 셀렉해서 묶어놓은 것들… 즉, 수집하고 큐레이션 한 자료들(Resources)을 제가 읽으면서 향후 참고할 수 있는 형태로 모종의 ‘처리(process)’를 해 둔 모든 형태의 결과물입니다. 자료에 대한 저의 일차적인 반응을 담은 노트, 즉 ‘Fleeting Notes’ 혹은 ‘Literature Notes’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반면, Notes는 무!조!건! 제가 정제된 문장(최소한 불렛포인트)으로 적어놓은 생각들을 담은 노트입니다. Data를 바탕으로 제가 더 생각하고, 자료들을 적절히 배치해서 일종의 ‘아이디어 블록’을 만드는 작업이 저에게는 ‘노트 테이킹’입니다. 이 노트들은 주기적으로 업데이트 해나가는 것들이라서, ‘Permanent Notes’에 해당한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요컨대, 저는 Fleeting Notes, Literature Notes와 여타의 처리된 자료들을 ‘Data’로 묶고, 그것들은 옵시디언에 보관하는 대신 Devonthink에 저장해두기로 했습니다. 옵시디언 내에는 오직 제가 고유하게 정리하고 생각한 내용들만 담길 수 있게요.

덧. Notes와 그것이 참고한 Data는 ‘Hookmark’ 앱을 통해 연결해두고 있습니다. (맥 전용 앱인데 강추합니다: https://hookproductivity.com/, 구요한님의 안내영상 참고하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OiHpZTs1H2c)


Build와 Produce의 구분

가장 대표적으로는 Notes를 만드는 일과 원고를 쓰는 작업을 구분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원고는 목적에 따라, 청중에 따라 나름의 호흡을 가지고 나름의 완결성을 갖추게 쓰게 되는데, 그러다보니 한 원고에 담긴 내용들을 다른 원고에 재활용하고자 할 때 좀 어려움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옵시디언 내에는 어떤 원고에도 가져다 낄 수 있는 정도의 ‘아이디어 블록’들을 정리해두고, 개별 원고는 word나 pages 등을 이용해서 별도로 작성하고 있습니다. 어쩌다가 특정 원고를 급하게 먼저 쓰게 된다면, 해당 원고에 쓰인 아이디어들을 다 분해해서 각기 옵시디언 노트로 정리해두고 있습니다(나름의 parsing?).

[Update] 어제 구요한님께서 AI 연구관리 카톡방에 공유해주신 ‘Note Refactor’ 플러그인을 활용하면, 원고를 parsing하는 작업이 훨씬 수월해질 것 같아요!


다음 과제

각 단계별로 제가 더 공부해야 하는 것들, 자동화시키면 좋을 것들, 혹은 효율성 개선을 위해 고민하면 좋을 것들을 생각해보는 게 저의 개인적인 다음 과제입니다!

  • 옵시디언과 데본씽크, 그리고 북엔즈의 기능들을 더 학습해서, 저의 연구의 각 단계에 어떤 식으로 활용할지 고민해보기

  • AI를 어떤어떤 국면들에 어떻게 탑재(?)시킬지도 고민하기.

  • 간단한 코딩을 통해 자료 수집 및 처리의 과정을 자동화할 수 있는 방법 고민하기.


함께 각자의 연구 프로세스를 나누고 또 고민들도 나누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1기연구지식관리 #옵시디언 #Hook #Devonth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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