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코칭 인터뷰 설문지를 우리 병원에 적용해 보니
— Claude가 마성호내과 설문지를 만들면서 느낀 점 —
2026-10-04 / 마성호내과의원 (원장 1명, 간호조무사 4명, 임상병리사 1명, EMR 의사랑)
■ 한 줄 요약
AI는 빈칸을 "그럴듯한 일반론"으로 채운다.
현장 사실은 AI가 짐작하는 게 아니라 조사해서 알아내야 한다.
■ 무엇을 했나
- AX 코칭 과정의 "인터뷰 설계 프롬프트" 3종(서비스 청사진 / 프로세스 청사진 / 지식관리)을
우리 병원에 적용할 수 있는지 분석했다.
- 의료기관 조건을 붙여 병원용 프롬프트로 고쳤다.
- 프로세스 청사진 프롬프트를 실행해 원장용·직원용 질문지와 조사 가이드를 만들었다.
■ 느낀 점 1. 원본 프롬프트의 뼈대는 작은 의원에도 맞았다
- 질문지를 직무별이 아니라 "응답자 유형"(의사결정자 / 실무자)으로 나눈다.
→ 직원 5명짜리 의원에서도 질문지 종류가 늘어나지 않는다.
- 모르는 값은 지어내지 말고 "확인 필요"로 비워 두라는 규칙이 있다.
- 응답자마다 코드를 발급해 답변과 증거를 연 결한다.
■ 느낀 점 2. 가장 큰 실수 — 순서가 거꾸로였다
- 누가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면서 "고칠 업무 후보 6개"를 먼저 넣었다.
(접수~수납, 검진 결과, 보험청구, 발주, 전화·예약, 인수인계)
- 이 후보는 우리 병원을 보고 고른 게 아니라 "동네 내과는 보통 이렇다"는 짐작이었다.
- 원장님 지적: "어떤 업무를 하는지부터 조사해야 하는 거 아니냐?"
- 그래서 맨 앞에 "0장 업무 목록 조사지"를 넣었다.
6명 전원이 하루 일과, 매일 하는 일, 가끔 하는 일, 걸리는 시간, 번거로운 점을 적는다.
→ 업무 지도로 정리 → 원장이 고칠 업무 1개 선택 → 그 업무 담당자만 상세 질문지 작성
- 교훈: 프롬프트에 "현재 상태를 먼저 확인하라"고 써 있어도,
AI는 확인할 재료가 없으면 일반론으로 빈칸을 채워 버린다.
■ 느낀 점 3. 목적에서 벗어나기 쉽다
- 목적은 "업무 개선"인데, 보험청구 이야기가 나오자 AI가 청구 데이터·코드 쪽으로 빠졌다.
- 원장님 지적: "병원 업무 개선하는데 왠 상병코드?"
- 업무 개선에 필요한 건 데이터가 아니라 업무 흐름이다.
얼마나 걸리나 / 어디서 기다리나 / 어디서 다시 하나 / 누구에게 넘길 수 있나
- 교훈: 목적을 한 줄로 고정해 두고, AI가 뭔가를 추가할 때마다 그 한 줄에 대 본다.
■ 느낀 점 4. 의료기관 제약은 오히려 조사를 단순하게 만든다
- 원칙: 진료기록·검사 결과지는 AI에 넣지 않는다. 환자 인터뷰도 하지 않는다.
- 알고 보니 업무 개선 조사에는 원래 그 자료가 필요 없었다.
"무엇이 적혀 있나"가 아니라 "언제, 누가, 어디로 넘기나"만 보 면 된다.
- AI에 넣는 것: 업무 흐름, 매뉴얼, 집계 수치(건수·평균 시간), 코드로 바꾼 인터뷰 기록
■ 느낀 점 5. 작은 병원이라 생기는 문제
- 원장이 의사결정자이면서 조사자다.
→ 원장 답변을 직원 인터뷰 전에 먼저 서면으로 확정해 둔다. (나중에 직원 답과 비교)
- 직원이 5명이라 코드를 붙여도 누가 답했는지 다 안다.
→ "익명 보장"이라고 쓰지 않는다. 대신 "개인 평가에 쓰지 않는다"고 약속한다.
- 원장이 직접 하는 업무(보험청구)가 있다.
→ 그 업무를 고르면 원장이 의사결정자 질문지와 실무자 질문지를 둘 다 쓴다.
■ 느낀 점 6. 현장 정보 한 줄이 설계를 바꾼다
- 원장님이 한 줄씩 알려 줄 때마다 설계가 바뀌었다.
"직원은 간호조무사 4명, 임상병리사 1명" → 코드 발급대장, 질문지 대상 확정
"의사랑 쓴다" → 수치는 의사랑에서 원장이 집계값만 뽑아 주기로
"청구는 내가 한다" → 원장용 추가 질문 섹션 신설
- 교훈: AI에게 일을 맡기기 전에 기본 사실 3~5개(인원, 직무, 쓰는 시스템, 누가 무엇을 하나)를
먼저 주면 헛수고가 크게 준다.
■ 느낀 점 7. 서면으로 받을 것과 말로 받을 것은 다르다
- 업무 목록·짧은 질문 → 출력해서 서면으로 받아도 된다.
- 업무 순서를 한 단계씩 따라가는 표 → 혼자 쓰라고 하면 비워 둔다.
진행자가 15~20분 물어보며 같이 채우는 게 낫다.
- 조사 가이드(코드 발급대장 포함)는 직원에게 주지 않는다.
■ 정리: 병원에서 AI로 업무 개선을 시작하는 순서
1. 누가 무슨 일을 하는지부터 조사한다 (업무 목록)
2. 시간이 많이 들고 반복이 많은 업무를 고른다 (업무 지도)
3. 그 업무 하나만 깊게 판다 (원장 질문지 → 직원 질문지)
4. 환자 정보가 필요 없는 단계에만 AI를 붙인다
5. 진단·처방·최종 판단은 끝까지 원장이 한다
■ 가장 하고 싶은 말
AI는 질문지를 빨리, 그럴듯하게 만든다.
그런데 "우리 병원에서 실제로 누가 무엇을 하는지"는 AI가 모른다.
그걸 알아내는 게 설문의 목적이고, 그 순서를 지키는 건 사람이 챙겨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