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뎅: 조용한 혁신가, 제품 성장의 숨겨진 설계자

제품 전략과 팀 리더십에 관한 인사이트를 찾고 있다면, Lenny’s Podcast는 최고의 채널 중 하나입니다.

이 팟캐스트는 Airbnb 출신의 PM이자 실리콘밸리 인사이트 큐레이터인 Lenny Rachitsky가 운영하며, 세계적인 제품 리더들을 초대해 실제 사례 중심의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눕니다. 유튜브와 뉴스레터를 통해 매주 업데이트되며, 특히 PM(Product Manager), PO(Product Owner), 혹은 스타트업 창업자에게 강력히 추천할 만한 콘텐츠가 많습니다.

이번 글은 ‘Lenny’s Podcast 인사이트 요약 시리즈’의 첫 번째 편으로 유명한 제품 리더인 Peter Deng의 인터뷰에서 다룬 내용을 요약합니다.


Peter Deng은 Facebook, Instagram, Uber, OpenAI, Airtable, Oculus 등 실리콘밸리의 상징적인 제품을 탄생시킨 인물입니다. Facebook 뉴스피드, 독립형 메신저, 인스타그램 콘텐츠 공유, 우버 리저브, 그리고 ChatGPT Enterprise까지 그는 수많은 핵심 제품들을 0에서 1, 1에서 100으로 키워내며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8TpakBfsmcQ&t=1244s

현재 그는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펠리시스(Felicis)의 제너럴 파트너로 활동하며, 자신이 배운 모든 것을 창업자들에게 전수하고 있습니다. 이번 팟캐스트에서 그는 그간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제품, 팀, AI, 교육, 리더십에 대해 우리가 다시 생각해봐야 할 통찰을 나누었습니다. 핵심 내용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6개월 뒤에도 내가 뭘 해야 할지 알려줘야 한다면, 잘못 뽑은 사람이다”

피터 뎅이 말한 “6개월 후에도 내가 지시하고 있다면, 그건 잘못된 채용이다”라는 원칙은 리더십과 인재 채용에 대한 그의 철학을 잘 보여줍니다. 그는 뛰어난 PM(프로덕트 매니저)나 팀원을 채용할 때, 단순히 주어진 일만 잘 수행하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주도적으로 방향을 설정하며, 리더 없이도 자율적으로 성장하는 인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만약 6개월이 지나도 리더가 세세하게 지시를 내려야만 일이 진행된다면, 그 인재는 자율성과 주도성이 부족하다는 뜻이며, 이는 조직의 장기적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피터 뎅은 진정한 ‘어벤져스 팀’이란 각자가 자신의 영역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며, 리더가 없어도 스스로 동기부여와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집단이라고 말합니다.

이 원칙은 조직의 효율성과 혁신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초기에는 신입 팀원이 적응하도록 가이드와 지원이 필요하지만, 6개월이 지난 후에도 계속해서 리더가 일일이 지시해야 한다면, 리더의 시간과 에너지가 소모될 뿐 아니라, 팀원은 성장할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반대로, 뛰어난 인재는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며, 필요한 경우 리더와 동료를 적극적으로 설득하거나 협업을 이끌어냅니다. 피터 뎅은 이런 인재를 채용하고, 6개월 내에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리더의 진짜 역할이라고 강조합니다. 이는 단순히 인센티브나 평가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처음부터 ‘스스로 움직이는 사람’을 뽑는 채용의 중요성을 일깨워줍니다.






2. 다섯 가지 PM 유형과 어벤져스 팀

피터 뎅은 제품 조직을 이끌 때 ‘슈퍼스타 한 명’이 아닌, 다양한 관점을 가진 팀을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그는 PM을 다섯 가지 유형으로 나누며, 이들을 조합한 ‘어벤져스 팀’이 최고의 결과를 만든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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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소비자 PM (Consumer PM)

특징: 소비자 PM은 디자이너와 프로덕트 전문가의 중간자에 가까우며, 제품의 세부 사항과 사용자 경험, 장인정신, 그리고 ‘깔끔함(craft)’에 극도로 집착합니다. “이거 3픽셀이나 어긋났잖아. 못 참겠어!”처럼 디테일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때로는 비판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는 그만큼 사용자의 즐거움과 완성도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제품의 작은 부분까지 신경 쓰며, 사용자가 느끼는 감정과 만족감을 최우선으로 여깁니다.

예시: 피터 뎅 본인 역시 소비자 PM에 가깝다고 밝히며, Uber Reserve 같은 제품에서 ‘마음의 평화’라는 핵심 가치를 위해 세밀한 UX를 다듬었다고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예약한 차량이 정확히 도착하고, 과정이 매끄럽게 느껴지도록 픽업 위치 안내, 버튼 위치, 알림 메시지 등 세부적인 요소 하나하나를 집요하게 개선한 사례가 이에 해당합니다.

2.2 성장 PM (Growth PM)

특징: 성장 PM은 데이터 과학자와 프로덕트 전문가의 중간자에 위치합니다. 이들은 모든 의사결정에 앞서 데이터를 요구하고, 실험과 테스트를 통해 가설을 검증하며, 숫자와 지표에 기반해 제품을 성장시키는 데 집중합니다. “나는 회의적이야. 데이터를 보여줘. 테스트로 증명하자.”와 같은 태도를 가지고 있어, 감각과 직관에 의존하는 소비자 PM과 건강한 긴장 관계를 형성합니다.

예시: 피터 뎅은 인스타그램, 우버, 에어테이블, ChatGPT 등에서 가장 먼저 ‘성장팀’을 만들었다고 말합니다. 이 팀은 데이터 로그를 구축하고, 실험을 통해 가입자 증가, 전환율 개선, 리텐션 향상 등 구체적인 성장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에서 ‘친구 추천’ 기능을 실험하며 A/B 테스트를 반복해 최적의 성장 전략을 찾아낸 것이 대표적입니다.

2.3 GM PM/비즈니스 PM (GM PM or Business PM)

특징: GM PM은 MBA와 프로덕트 전문가의 중간자에 가까우며,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성, 마진, 시장 기회 등 사업적 관점에서 제품을 바라봅니다. 이들은 제품의 기능뿐만 아니라, 어떻게 돈을 벌고, 어떤 가치가 창출되는지 항상 고민합니다.

예시: 우버에는 이런 유형의 PM이 많았으며, ‘마켓플레이스 PM’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드라이버와 승객 모두에게 적절한 인센티브를 설계해 양쪽의 만족도를 높이고, 동시에 회사의 수익성도 극대화하는 전략을 고민합니다. 우버의 요금 정책, 프로모션 설계, 수수료 구조 등이 이들의 대표적인 업무 영역입니다.

2.4 플랫폼 PM (Platform PM)

특징: 플랫폼 PM은 다른 팀이나 외부 개발자를 위한 도구와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집중합니다. 이들은 종종 회사 내부에서 조용히 일하지만, 전체 조직이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핵심 인프라를 만듭니다. 플랫폼의 안정성, 확장성, 재사용성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예시: 우버에서는 내부 메시징 시스템이나 데이터 파이프라인, 개발자 도구 등 ‘플랫폼’ 역할을 하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예를 들어, 여러 팀이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결제 시스템이나 알림 인프라를 만들어, 각 팀이 반복적으로 같은 문제를 해결하지 않도록 지원하는 것이 플랫폼 PM의 대표적 역할입니다.

2.5 리서치 PM / AI PM (Research PM / AI PM)

특징: 리서치 PM은 연구자, 엔지니어, 프로덕트 전문가의 중간자입니다. AI 시대에는 알고리즘과 모델의 훈련, 미세 조정 등 기술적 깊이와 프로덕트 감각을 동시에 요구받습니다. 이들은 ‘모델이 어떻게 학습되고, 어떤 경험을 제공하는지’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혁신적인 제품을 만듭니다.

예시: OpenAI의 ChatGPT, DALL-E 등에서 리서치 PM은 모델의 미세 조정, 사용자 피드백 반영, 제품 방향성 결정에 핵심 역할을 합니다. 피터 뎅은 조안 장(Joanne Jang)을 예로 들며, 그녀가 ‘모델 디자이너’로서 기술적 깊이와 사용자 경험을 모두 고려해 ChatGPT의 ‘바이브’를 설계했다고 설명합니다. 즉, 단순히 모델의 정확도만이 아니라, 사용자가 AI와 대화할 때 느끼는 감정과 자연스러움까지 설계하는 것이 이들의 역할입니다.

피터 뎅은 이 다섯 가지 유형의 PM이 서로의 강점을 보완하며, ‘어벤져스 팀’처럼 건강한 긴장과 균형을 이룰 때 최고의 제품이 탄생한다고 강조합니다.



3. 0에서 1, 그리고 1에서 100: 제품 성장의 두 단계

피터 뎅은 제품 성장을 크게 두 단계로 나눕니다.

(1) 0 → 1: 제품-시장 적합성을 찾고, MVP를 검증하는 실험 단계

(2) 1 → 100: 확장성과 속도를 고려한 시스템 중심의 하이퍼 성장 단계

제품 성장의 두 단계, 즉 ‘0에서 1’‘1에서 100’은 각각 완전히 다른 접근과 역량을 요구합니다. ‘0에서 1’ 단계는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 세상에 처음 선보이는 시기로,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 정의’와 ‘핵심 가치 제안’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시장의 빈틈을 찾아내고, 사용자가 정말로 필요로 하는 문제를 정확히 파악해 아주 작은 단위의 제품(MVP, Minimum Viable Product)을 빠르게 만들어냅니다. 피터 뎅은 “이 시기에는 기술적 혁신이 없어도 되며, 오히려 집요하게 사용자의 피드백을 듣고, 반복적으로 제품을 다듬는 실행력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실제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우버 등 성공한 제품들도 처음에는 단순한 기능과 명확한 사용자 가치를 중심으로 출발해, 기술적 돌파구보다는 ‘사람들이 진짜로 원하는 것’을 집요하게 찾아내는 데 집중했습니다.

반면 ‘1에서 100’ 단계는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제품을 ‘확장’하는 시기입니다. 이때는 제품의 완성도와 사용자 경험뿐 아니라, 데이터 기반의 성장 전략, 운영 효율화, 그리고 조직적 시스템 구축이 핵심이 됩니다. 피터 뎅은 “이 단계에서는 제품의 세부적인 ‘픽셀’보다 가격, 도달 시간(ETA), 서비스 품질 등 사용자가 실제로 체감하는 가치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우버에서는 앱의 디자인이나 기능 개선보다 실제로 ‘차가 빨리 오고, 가격이 합리적인가’가 제품 성공의 핵심이었습니다. 또한 이 시기에는 ‘데이터 플라이휠’(데이터가 쌓일수록 제품이 더 좋아지고, 더 많은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선순환 구조)과 ‘워크플로우’(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사용 경험) 구축이 매우 중요해집니다. 즉, 1에서 100은 단순한 성장 이상의 조직적 역량과 운영 체계, 그리고 지속적인 개선이 요구되는 단계입니다.



4. 데이터 플라이휠의 중요성

피터 뎅은 데이터 플라이휠을 AI 제품과 현대 비즈니스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강조합니다. 데이터 플라이휠이란 사용자가 제품을 사용할수록 더 많은 데이터가 쌓이고,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품이나 인공지능이 더욱 정교해지며, 그 결과 사용자 경험이 개선되어 다시 더 많은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선순환 구조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는 시청 데이터를 수집해 추천 알고리즘을 개선하고, 이를 통해 사용자가 더 오래 머물며 더 많은 영상을 시청하게 만듭니다. 이처럼 데이터 플라이휠이 작동하면 제품의 품질과 경쟁력이 자연스럽게 강화되어, 외부 마케팅이나 인위적인 성장 전략보다 훨씬 빠르고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데이터 플라이휠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입력과 출력, 메타데이터, 피드백까지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활용해야 합니다. 피터 뎅은 “모든 데이터를 기록하고, 실제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며, 반복적으로 실험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실제로 유튜브 구독자 증가 사례처럼, 더 많은 사용자가 더 많은 데이터를 남기고, 이를 바탕으로 콘텐츠와 추천 시스템이 개선되면서 구독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플라이휠’ 효과가 나타납니다. 이런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 기업은 빠른 학습과 개선, 그리고 시장 내 우위를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습니다.



5. AGI 시대 인간의 중요성

피터 뎅은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범용 인공지능)에 대해 “AGI가 도래하더라도 모든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합니다. 그는 AGI가 강력한 도구가 되겠지만, 여전히 인간이 그 지능을 어떻게 활용할지, 어떤 문제에 적용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즉, AGI가 등장해도 제품을 만드는 ‘빌더’들의 역할은 사라지지 않으며, 오히려 인간의 집요함과 장인정신, 그리고 사용자가 진짜 원하는 것을 찾아내는 노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봅니다. 피터 뎅은 “AGI 시대에도 제품의 방향성과 사용자 경험을 설계하는 능력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기술 자체보다 그것을 ‘어떻게 구현하고, 어떤 가치를 만들어낼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한 그는 AGI가 인간의 역할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인간의 역량을 증폭시키는 ‘가속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복잡한 서버 관리나 소프트웨어 개발에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ChatGPT 같은 AI 도구를 활용해 비전문가도 손쉽게 문제를 해결하거나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AGI와 AI의 발전은 더 많은 사람들이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활동에 뛰어들 수 있게 만들며, 각자가 자신의 에너지와 역량을 어디에 쏟을지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넓혀줍니다. 피터 뎅은 “AI와 AGI는 우리 각자가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라고 정의하며, 앞으로도 인간의 주도성과 창의성이 중심이 되는 시대가 계속될 것임을 시사합니다



함께 논의하고 싶은 주제 😀

  1. “6개월 후에도 내가 시키고 있다면 잘못 뽑은 사람?”
    → 여러분은 팀원을 채용할 때 어떤 기준을 가장 중요하게 보시나요?

  2. “PM도 어벤져스처럼 조합해야 한다?”
    → 여러분은 어떤 유형의 PM에 가까운 것 같나요? 혹은 어떤 유형의 PM과 함께 일을하고 있나요? 팀 내 균형은 잘 맞고 있나요?

  3. “AI 시대, 질문하는 힘이 경쟁력이다?”
    → 최근 ChatGPT에게 했던 질문 중, 스스로 만족스러웠던 건 어떤 것이었나요?

  4. “PM도 AI 툴을 일 잘하는 팀원처럼 써야 한다?”
    → 요즘 가장 자주 쓰는 생산성 도구나 AI 툴은 무엇인가요? 어떻게 쓰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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