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과부터
한국판 게임 스크린샷
(예시 페이지)
꽃 키우기 게임'에서 40명 규모 길드의 도우미?를 맡고 있어요. 지금 우리 길드원들은 전용 모바일 사이트에 접속해서 이런 걸 바로 확인해요.
- 이 꽃, 우리 길드에서 누가 갖고 있지? → 검색하면 3초
- 길드전 임무에 이 꽃이 떴는데 누굴 불러야 하지? → 자동 추천
- 이번 주 길드전 우리 성적은? → 회차별 자동 집계
저는 개발자가 아니에요. 전공은 생명과학이고 회사에서도 코드를 써본 적이 없어요. 이 사이트의 코드는 한 줄도 제가 짜지 않았어요. 전부 AI와의 대화로 만들었고, 지금은 거의 손을 대지 않아도 혼자 굴러가요.
## 문제 — 시트는 있는데 아무도 안 본다
길드 운영을 하다 보면 데이터가 쌓여요. 누가 어떤 꽃을 해금했는지, 길드전 점수는 어땠는지. 처음엔 구글 시트에 정리했어요.
그런데 현실은 이랬어요.
- 길드원들은 시트 사용을 어려워해요 (모바일에서 시트는 너무 불편하거든요)
- 그래서 카톡방에 같은 질문이 반복해서 올라와요 — "○○꽃 누가 있어요?"
- 결국 운영진이 시트를 열고 대신 찾아서 답해줘요
- 길드전 때는 이게 실시간으로 터져요. 임무 새로고침을 돌리다 좋은 꽃이 뜨면 "이 꽃이 누구의 최고점 꽃이지?"를 몇 초 안에 판단해야 해요
데이터는 있는데, 데이터가 일을 안 하는 상태. 여기서 시작했어요.
## 준비물
- 구글 시트 — 원본 데이터 (기존에 쓰던 그대로)
- 클로드(Claude) — 기획 대화, 코드 작성, 배포까지 전부
- Cloudflare — 무료 호스팅 (사이트 운영비 0원)
- 구글 Apps Script — 시트와 사이트를 잇는 다리
✍️ (총 제작 기간 : 이틀정도)
## 설계 원칙 하나 — 입력은 시트, 화면은 사이트
처음부터 정한 원칙이 하나 있어요.
> 운영진의 입력 창구는 구글 시트 하나. 사이트는 시트를 읽어서 보여주기만 한다.
새 도구를 만들면 보통 "이제 여기에 입력하세요"가 되는데, 그러면 운영진이 도구를 배워야 하고 결국 안 쓰게 돼요. 저희는 반대로 갔어요. 운영진은 지금까지 하던 대로 시트에만 써요. 사이트가 알아서 시트를 읽고, 예쁘게 보여주고, 계산해요.
이 원칙 덕분에 사이트를 만든 뒤에도 운영 방식이 하나도 안 바뀌었어요. 바뀐 건 길드원들이 더 이상 안 물어본다는 것뿐이에요.
## 만든 것들 — 기능은 전부 '반복되는 질문'에서 나왔어요
기능 목록을 먼저 정하고 만든 게 아니에요. 카톡방에서 반복되는 질문을 하나씩 사이트로 옮겼어요.
1) 꽃 찾기 — "이 꽃 누가 있어요?"
꽃 이름을 검색하면 보유한 길드원이 바로 나와요. 등급별로 접었다 펼 수 있어요.
2) 길드전 추천 — "누굴 불러야 해요?"
길드전에서 꽃마다 점수가 다른데, 각자 자기 최고점 꽃을 수행하는 게 이득이에요. 시트의 보유 데이터로 "이 꽃이 최고점인 사람"을 자동 계산해서, 새로고침 중에 좋은 꽃이 뜨면 바로 확인해요. 운영진용으로는 남은 임무 수를 실시간으로 같이 입력·공유하는 도우미 화면도 있어요 (여러 명이 동시에 봐도 서로 입력이 합쳐져요).
3) 길드전 기록 자동 적립
매주 길드전이 끝나면 순위표 스크린샷을 AI에게 던져요. AI가 판독해서 명단과 대조하고, 검산까지 한 뒤 시트에 회차별로 쌓아줘요.
4) 그 외 — 공지·꿀팁 게시판(운영진이 사이트에서 바로 글쓰기), 방문 로그(누가 들어왔는지 출석 도장), 길드원 소개 페이지.
## 운영 자동화 — 내가 안 해도 돌아가게
만드는 것보다 중요한 게 유지예요. 지금 구조는 이래요.
- 시트에 뭔가 쓰면 → 사이트가 자동으로 반영
- 매주 월·금 아침엔 방문 리포트가 제 메신저로 자동 도착
- 코드 수정이 필요하면 AI에게 말로 시키고, 저장 즉시 자동 배포
제가 하는 일은 시트 입력과 "이거 바꿔줘"라는 말뿐이에요.
## 실패하고 고친 것들
순탄하지만은 않았어요. 기억나는 것 몇 개만요.
- 데이터가 안 맞는 사건: 어느 날 "새 꽃이 0종"으로 나왔어요. 원인은 AI가 옛날 백업 시트를 읽고 있던 것. 이후 "진짜 원본 시트 ID 하나만 쓴다"를 규칙으로 박았어요. AI와 일할 때는 이런 '단일 출처' 규칙을 명시해주는 게 중요하다는 걸 배웠어요.
- 탈퇴자 처리 사고: 길드원이 탈퇴해서 시 트에서 지웠더니 수식이 연쇄로 깨졌어요(#REF 지옥). AI에게 상황을 설명하니 수리 함수를 만들어줬고, 지금은 탈퇴 처리 후 버튼 하나로 복구돼요.
- 디자인 피드백: 등급 색을 차분하게 뽑았더니 차이가 안 보였어요. 결국 쨍한 색으로 전부 교체했어요. 예쁜 것보다 구분되는 게 먼저였어요.
## 결과
- 카톡방의 "○○꽃 누가 있어요?" 질문이 사실상 사라졌어요
- 길드전 집계가 스크린샷 → 자동 판독·적립으로 끝나요
- 운영비 0원 (무료 호스팅 + 구글 시트)
- ✍️ (방문 데이터 숫자: 주간 방문 40명·누적 열람 817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