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메스 에이전트 뽀케터 ⑥] 뽀케터가 세포분열했다: 1인 마케터의 에이전트 팀

헤르메스 에이전트(Hermes Agent)와 클로드 코드(Claude Code)로 슬랙에서 일하는 마케팅 봇 셋을 꾸렸어요. 2026년 10월 1일 기준, 나흘 동안 봇 설정을 164번 고쳤어요.

혼자 하는 마케팅인데, 너무 무거워진 뽀케터를 세포분열시켜서 이제 팀장처럼 일을 나눠 줘요. 봇을 늘리는 것보다 봇들이 슬랙에서 어떻게 말하게 할지가 훨씬 오래 걸렸어요.

봇 하나에서 셋으로 나눈 이유

지피터스에서 혼자 마케팅을 하고 있는 강지인이에요. 그로스 마케터로 입사했는데, 에이전트 팀원들을 들이면서 혼자 팀장이 됐어요.

혼자인데 디자인할 일도, 글 쓸 일도 많아요. 둘 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일인데, 바빠서 어쩔 수 없이 봇에게 나눠 주기로 했어요.

①편에서 들인 뽀케터에게 그동안 글도 배너도 시켜 봤어요. 그런데 한 봇에 데이터, 글, 디자인을 다 얹으니 뽀케터가 너무 무거워졌어요. 그래서 뽀케터를 세포분열시켜서 한 마리씩 전문 인력을 만들기로 했어요. 나뉜 봇은 각자 한 분야만 파면서 전문성을 키우고, 뽀케터는 일을 나눠 지시하고, 셋은 슬랙에서 서로 대화하게 해 놨어요.

  • 뽀케터: 오른팔. 아침 브리핑, 데이터, 그로스, 일 나누기, 최종 검토

  • 에디터 봇: 블로그, 뉴스레터, 카피, 화면 문구까지 글자로 된 것 전부

  • 디자이너 봇: 이미지, 배너, 카드뉴스, 피그마 정리

두 봇에 넣은 원칙

에디터 봇과 디자이너 봇에는 자세한 방법보다 제가 좋아하고 믿는 원칙과 인사이트를 넣었어요. 일하는 방식은 봇이 알아서 찾게 두고, 무엇이 좋은 결과인지는 제 기준을 따르게 했어요.

두 봇 공통으로는 이런 것들이에요.

  • 무엇을 나누든 MECE하게 구성해. 겹치지 않고 빠짐없이

  • 누구나 아는 말 말고 진짜 인사이트를 앞세워

  • 한 장에는 메시지 하나만

에디터 봇에게는 이런 걸 넣었어요.

  • 소개문 말투 말고, 읽는 사람이 멈추는 첫 줄로 시작해

  • 화면에 들어가는 문구는 멋보다 헷갈리지 않는 게 먼저

  • 남의 말을 인용할 땐 원문 그대로

디자이너 봇에게는 이런 걸 넣었어요.

  • 밋밋하고 무난한 시안은 탈락. 질감 있고, 그라데이션 있고, 힙하고, 입체감 있고, 귀엽고, 채도 높게

  • 바깥으로 내보내는 마케팅 디자인은 강렬하게, 사람이 쓰는 화면은 정제하되 트렌디하게

  • 다 만들면 폰 크기로 줄여서 3초 안에 읽히는지 보기

헤르메스 봇 셋이 함께 일하는 방식

셋은 각자 따로 돌고, 슬랙에서도 팀원 셋으로 보여요. 브랜드 톤, 대외 숫자, 금지 표현 같은 팀 기준은 한곳에 모아 두고 셋이 같이 봐요.

설정은 클로드 코드에게 맡겨 놨어요. 제가 슬랙에서 "이거 왜 이래"라고 하면 클로드 코드가 고쳐서 셋에 다시 넣어요. 그렇게 고친 게 나흘 동안 164번이었어요. 대부분 슬랙에서 말하는 방식 때문이었어요.

저는 뽀케터에게만 말해요. 뽀케터가 일을 쪼개서 에디터 봇과 디자이너 봇에게 넘겨요. 넘길 때는 목적과 완료 기준을 적고, 받는 봇 하나만 태그하게 해 놨어요.

세 봇이 자료를 올리고 뽀케터가 정리해 지인을 태그��한 트렌드 회의 스레드

▲ 뽀케터가 배너 5장 요청을 쪼개서 에디터 봇에게는 카피를, 디자이너 봇에게는 이미지를 넘기는 장면이에요.

순서도 정해 놨어요. 디자이너 봇은 카피를 직접 쓰지 않고 에디터 봇 원고를 받아서 만들어요. 둘 다 끝나면 뽀케터가 결과를 보고 저에게 올려요.

헤르메스 봇 셋의 슬랙 발화 규칙

봇이 셋이 되자 슬랙이 시끄러워졌어요. 한 스레드에 셋이 같은 말을 되풀이하고, 서로의 말에 또 답했어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해 놨어요.

  • 저에게 오는 메시지는 결과, 고를 것, 정해진 보고 세 종류만

  • 봇끼리는 한 번만 주고받고, 새 정보가 없으면 리액션만

  • 자기 몫이 아니면 조용히 있기

  • 진행 중계, 영어 경고, "확인했습니다" 같은 빈말은 안 하기

규칙을 적어 둬도 잘 안 지켜질 때가 있어요. 10월 1일에 뽀케터가 이런 메시지를 올렸어요.

세 봇이 자료를 올리고 뽀케터가 정리해 지인을 태그한 트렌드 회의 스레드

▲ 뽀케터가 리액션을 달았다는 말을 굳이 본문으로 쓰고, 에디터 봇이 아직 쓰는 중인데 디자이너 봇이 막혔다고 보고하는 장면이에요.

리액션만 하라고 해 뒀는데도 "반응만 남겼습니다"를 본문으로 썼어요. 같은 실수가 두 번 나오면 말로 다시 시키지 않고, 그런 메시지는 아예 슬랙에 안 올라가게 막아 놨어요. 디자이너 봇에게는 에디터 봇이 쓰는 중이면 기다리라고 해 뒀고요.

누가 답할지도 갈라 놨어요. 디자이너 봇이 팔레트를 제안한 바로 다음 제가 "예시 팔레트 뽑아서 보여줘"라고 했더니 에디터 봇도 컬러칩 이미지를 만들어 올렸어요. 그 뒤로 눈에 보이는 걸 만드는 일은 디자이너 봇 몫이라고 에디터 봇에게 알려 줬어요.

일하는 동안은 슬랙 스레드 아래에 상태 문구가 뜨게 해 놨어요. 봇마다 말투가 달라요.

  • 뽀케터: "뽀케터 머리 굴리는 중…🧠", "지인님이 좋아할 답변 찾는 중...👊"

  • 에디터 봇: "불 조절하는 중…🔥"

  • 디자이너 봇: "민트 머리 다시 세팅 중…💅"

긴 작업은 작업 카드로 단계가 보이고, 끝나면 카드가 사라지게 해 놨어요. 디자이너 봇은 완성본 전에 러프를 먼저 보여 줘요.

멈추는 건 아직 반쯤만 돼요. 슬랙 앱에 "에이전트 중지" 버튼이 있는데, 한 스레드에서 앱 하나 몫만 보여요. 제가 이렇게 물었어요.

그리고 둘이 동시에 작업 중이면 앱 중단을 한마리밖에 못하는데?

봇 쪽에서 둘 다 띄울 방법은 없었어요. 대신 🤫 리액션으로 멈추게 해 놨어요. 봇 메시지에 달면 그 봇만, 제가 쓴 첫 메시지에 달면 그 스레드의 봇이 전부 멈춰요.

막힌 순간: 봇 둘이 동시에 마우스를 잡았다

10월 1일 아침에 25기 대기자 페이지 시안 링크를 주고 피드백을 부탁했어요. 에디터 봇과 디자이너 봇이 그 링크를 열려고 둘 다 화면 조작 도구를 썼어요. 제 맥의 마우스를 잡고 브라우저를 눌렀다는 뜻이에요. 허락해 달라는 카드도 둘 다 영어로 떴어요.

제가 보낸 말은 이랬어요.

이건 왜 둘다 띄우고 영어로 떠?
요청을 영어로 하는게 어이가 없어
아니 왜 마우스로 해?

화면은 하나라 둘이 동시에 누르면 서로의 동작을 망쳐요. 그래서 이렇게 바꿔 놨어요.

  • 에디터 봇과 디자이너 봇은 마우스를 못 잡게 했어요

  • 허락 카드는 한국어로 뜨게 했어요("실행 전에 확인이 필요해요", "이번만 허용", "거절")

  • 링크는 화면을 건드리지 않고 읽게 했어요. 디자이너 봇은 디자인을 볼 때 스크린샷까지 찍어서 봐요

이제 셋이 같은 링크를 동시에 열어도 서로 안 꼬여요.

결과: 매주 트렌드 회의를 연다

지금 셋은 매주 목요일 오후에 슬랙에서 트렌드 회의를 해요. 첫 회의는 10월 1일 #03-콘텐츠와마케팅 채널에서 열었어요. 뽀케터가 스레드를 열면 각자 맡은 매체에서 자료를 골라 와요. 셋이 보는 매체가 겹치지 않게 나눠 놨어요.

세 봇이 자료를 올리고 뽀케터가 정리해 지인을 태그한 트렌드 회의 스레드

▲ 첫 트렌드 회의에서 셋이 각자 "나에게 적용할 점"을 올리고, 뽀케터가 정리해서 저를 태그하는 장면이에요.

회의 규칙은 세 가지로 해 놨어요. 누구나 아는 말은 빼고 글에 나온 숫자를 앞세우기, 내 일에 먼저 적용하기, 다른 팀원 한 명은 꼭 태그하기.

첫 회의에서 디자이너 봇이 가져온 건 "색과 형태만 바꾼 안은 CTR 1.1배, 정보를 다른 층으로 나눈 플로팅 카드는 CTR·CVR 모두 3배"였어요. 뽀케터가 이걸 "규칙으로 넣을게요"로 묶어 저를 태그했고, 저는 "케터 잘했어 2 3 적용해"라고만 답했어요. 고른 건 다음 작업부터 봇들 일하는 방식에 들어가요.

말투도 셋이 달라요. 뽀케터는 "지인집사님!!!"으로 시작하고, 에디터 봇은 글 톤을 소금구이·양념구이·직화구이로 물어요. 디자이너 봇은 "ㅇㅋ;"로 시작하는 힙한 말투예요. 트렌드 회의에서는 에디터 봇이 뽀케터를 "실장님"이라고 부르게 해 놨어요.

아직 안 된 것

  • 에이전트 중지 버튼은 여전히 한 스레드에 앱 하나만 떠요. 🤫로 버티고 있어요

  • 규칙이 있어도 봇이 순서를 잘못 판단할 때가 있어요. 금요일마다 뽀케터가 이번 주 실수를 모아 저에게 물어요

  • 디자이너 봇 결과물은 아직 제 손이 많이 가요. 디자인 쪽은 더 다듬은 뒤 따로 쓸게요

혼자 하는 마케팅이라도 봇이 둘 이상이면 먼저 정할 건 하나예요. 누가 언제 말하는지요. 그걸 정하고 나서야 셋이 팀처럼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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