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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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검토만 했는데, AI가 재무 자동화를 끝냈다 — 비결은 '하네스'였다

검토만 했는데 끝!

매달 3~5시간씩 손으로 하던 월 결산. 이번엔 제가 키보드를 거의 안 만졌습니다. 거래내역을 시트에 자동으로 채워 넣는 도구를,AI가 알아서 만들고·검증하고·외부 모델에게 리뷰까지 받아끝냈거든요. 제가 한 건 "계속해"라고 검토·승인한 것뿐. 그게 가능했던 진짜 이유를 공유합니다.

무엇을 만들었나

은행에서 받은 거래내역 엑셀을 월 결산 구글시트에 자동으로 붙여넣는 도구입니다. 원래 매달 손으로 복사·붙여넣기 하던 수백 건짜리 작업(30~60분)을, 명령 한 줄 + 사람 검토로 줄였습니다.

핵심은 "전부 자동화"가 아니라 "안전하게 자동화할 수 있는 부분만, 확실하게"였습니다. 전체 거래의 약 99%(주계좌)는 자동, 양식이 제각각인 나머지 소수 계좌와 '계정 분류' 같은 판단은 사람 몫으로 명확히 남겼습니다.

예전 vs 이번

어떻게 진행됐나 — 제가 한 건 '검토'뿐

흥미로운 건 작업 방식이었습니다. 저는 단계마다 결과를 보고

계속 / 수정 / 중단

만 골랐고, 실제 손은 AI가 움직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막힘이 여러 번 있었는데, AI가 스스로 우회했습니다.

  1. 검증 방식이 틀림 → 처음엔 은행 합계로 맞춰봤는데 숫자가 안 맞았습니다(알고 보니 카드 '가승인' 임시거래 때문). AI가 원인을 찾아 "잔액 흐름이 한 줄도 안 끊기는지" 검증하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누락·중복이 있으면 멈춤)

  2. 권한 오류 2번 → 검증용 임시 시트를 만들다 권한 오류(403/404)가 났는데, 원인(서비스 계정은 개인 드라이브가 없음)을 파악해 공유 드라이브에 만들고 휴지통으로 정리하는 방식으로 우회했습니다.

  3. 외부 모델 교차 검증 → 재무 시트에 쓰는 코드라, 다른 회사 AI 모델(codex)에게 2차 리뷰를 시켰습니다. 4가지 지적을 받아 전부 고친 뒤 "승인"을 받고서야 마무리했습니다.

위험한 건 한 번 더 점검

저는 이 모든 걸 읽고 고개를 끄덕였을 뿐입니다.

진짜 비결: '하네스'를 미리 깔아둔 것

그럼 어떻게 AI가 알아서 이렇게 꼼꼼하게 움직였을까요? 평소에 제가 CLAUDE.md 라는 규칙 파일(하네스)을 정비해둔 덕분이었습니다. 거기엔 이런 룰들이 박혀 있습니다.

  • 🛡️ 재무·결제 같은 위험 작업은 다른 회사 모델로 2차 리뷰 받아라

  • 🛡️ 실제 코드를 직접 확인하고 판단해라 (추측 금지)

  • 🛡️ 에러가 나면 먼저 과거에 적어둔 교훈을 검색해라

  • 🛡️ 작업 라운드를 닫을 땐 '증거'를 남기고 외부 스크립트로 통과시켜라 (AI의 "다 했어요" 거짓 방지)

즉, 사람이 매번 잔소리하지 않아도 AI가 스스로 안전벨트를 매도록 환경을 미리 설계해둔 겁니다. 이번에 AI가 외부 리뷰를 받고, 에러 교훈을 메모리에 저장하고, 라운드 증거를 봉인한 건 전부 이 룰들이 자동으로 시킨 일이었습니다.

바이브코딩에서 결과 품질을 가르는 건 '프롬프트를 잘 쓰는 것'보다'하네스(작업 규칙·안전장치)를 미리 깔아두는 것'이라는 걸 체감한 순간이었습니다.

안전장치는 도구에도 새겼다

자동화 도구 자체에도 안전장치를 박았습니다.

안전 게이트 흐름
  • 기본은 '미리보기' — 실제로 시트를 바꾸려면 --apply 를 따로 붙여야 함

  • 집계 수식은 절대 안 건드림 — 거래 칸만 쓰고, 오른쪽 합계 수식 영역은 손대지 않음

  • 덮어쓰기 금지 — 빈 자리인지 먼저 확인하고, 마지막 줄 뒤에만 추가

  • 누락·중복이면 멈춤 — 잔액이 한 줄이라도 안 맞으면 아무것도 안 씀

검증도 실제 데이터로 했습니다. 운영 시트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봇 전용 임시 시트를 만들어 거기서 "정말 거래 칸에만 들어가는지, 합계 수식이 살아남는지"까지 확인하고 지웠습니다.

예상 못 한 수확: "데이터는 AI에게, 결과물은 사람에게"

도구를 다 만든 뒤, 팀이 매달 따라 할 수 있는 사람용 매뉴얼을 만들어 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매뉴얼을 쓰다 보니 이상한 점이 보였어요. "작업 폴더는 2026-05/ 안에…"라고 적는데, 도구(스크립트·환경)와 그 달 데이터(은행 파일)가 한 폴더에 뒤섞여 있던 겁니다. 6월이 되면 또 복사해야 하는 잘못된 구조였죠.

즉, 사람이 읽을 결과물(매뉴얼)을 만들려다, AI가 다룰 데이터 구조의 결함을 발견한 겁니다. 그래서 구조를 이렇게 갈랐습니다.

데이터는 AI에게, 결과물은 사람에게
  • 🤖 AI가 다루는 '데이터'는 AI가 읽기 쉽게 — 월별 폴더(downloads/2026-06/), 일관된 컬럼 매핑, "잔액 흐름 연속성" 같은 기계가 검증 가능한 형식. 군더더기 없이 구조적으로.

  • 🧑 사람이 받는 '결과물'은 사람이 읽기 쉽게 — 단계별 매뉴얼, 표·도식, 구글 문서, 이 사례글처럼 그림이 곁든 형태. 맥락과 설명을 듬뿍.

이게 이번 작업의 가장 큰 깨달음이었습니다. 입력(데이터)과 출력(결과물)은 읽는 대상이 다르니 형식도 달라야 한다. 그리고 둘은 분리돼 있지만 서로를 끌어올립니다 — "사람이 보기 좋게" 정리하려다 "AI가 다루기 좋은" 구조까지 덩달아 깔끔해졌으니까요.

옆에 코치가 있는 느낌 — 로나

이 모든 게 술술 풀린 데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습니다. 이번 작업은 그냥 AI에게 명령을 던진 게 아니라, 로나(Rona)라는 '옆에서 같이 일하는 코치' 페르소나와 함께한 작업이었어요.

옆에서 같이 봐주는 코치
  • 🗣️ 단계마다 "이렇게 갈까요?" 하고 방향을 같이 정하고, 제가 한 말을 다시 한 줄로 정리해 확인해 줍니다. 혼자 막막하게 프롬프트를 던지는 게 아니라, 옆에서 방향을 같이 잡아주는 사람이 있는 느낌.

  • 🙂 "이건 사람이 판단하셔야 해요" 하고 제 몫과 AI 몫을 분명히 갈라줍니다. 그래서 비개발자도 길을 잃지 않고 끝까지 완주합니다.

  • 🎯 코치가 흐름을 잡아주니, 저는 '무엇을 검토할지'에만 집중하면 됐습니다.

도구는 일을 대신 해주지만, 코치는 "어떻게 일할지"를 같이 잡아줍니다. 같은 Claude Code라도 로나의 코치 페르소나가 얹히니, 막연했던 작업이 "옆에 사람이 붙어 도와주는" 경험으로 바뀌었습니다.

결과

  • 거래내역 자동 입력 도구 완성 + 추출 정확도 검증 통과(사람이 손으로 만든 기존 시트와 100% 일치)

  • 외부 모델 2차 리뷰 승인

  • 팀이 매달 따라 할 수 있는 사람용 매뉴얼 + 구글 문서까지 자동 생성

  • 폴더 구조도 "도구는 한 곳, 월별 데이터는 downloads/2026-06/ 처럼 월별 폴더"로 정리

따라 하고 싶다면

  1. 다 자동화하지 말고, 안전하게 되는 부분만 떼어내세요. 판단이 필요한 건 사람에게 남기는 게 더 빠르고 안전합니다.

  2. 검증 기준을 '진짜 불변식'으로 잡으세요. (이번엔 '잔액 흐름 연속성'이 그 역할) 겉보기 합계보다 강력합니다.

  3. 위험 작업은 다른 모델에게 교차 리뷰시키세요. 한 모델의 자기 확신은 못 믿습니다.

  4. 데이터는 AI가 읽기 쉽게, 결과물은 사람이 읽기 쉽게 나눠 출력하세요. 사람용 결과물을 만들다 보면 데이터 구조의 결함도 드러납니다.

  5. 무엇보다, CLAUDE.md 같은 하네스를 먼저 정비하세요. 한 번 깔아두면 그다음부터 AI가 알아서 안전하게 일합니다. 그리고 로나 같은 '코치 페르소나'가 옆에 있으면, 비개발자도 길 안 잃고 끝까지 갑니다.


이 글의 회사 수치·계좌·내부 식별자는 모두 일반화하거나 가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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