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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 데이터로 ICP를 거꾸로 설계하고, 아웃바운드 타깃을 하루 만에 뽑은 이야기

지피터스 김현철 · AI 실무 적용 사례 (공개용)

왜 시작했나

우리 B2B 교육 사업엔 조용한 고민이 하나 있었다. 대형 기업 고객들이 사업을 든든하게 받쳐주는 건 감사한 일이지만, 담당자로서는 고객 기반이 좁다고 느껴져서 새로운 고객의 폭을 의도적으로 넓히고 싶었다.

그러려면 "우리의 이상적 고객이 누구인가(ICP)"부터 다시 그려야 했다. 그런데 흔한 실수가 하나 있다. ICP를 희망사항으로 쓰는 것. "우리는 대기업 HR을 타깃으로 한다" 같은 문장은 예쁘지만, 실제로 돈을 낸 고객과 무관한 경우가 많다.

나는 반대로 가기로 했다. 이미 지피터스 기업 AX/AI 교육을 집행한 회사들에서 거꾸로 조건을 뽑아내는 것. 마침 우리 회사가 바이브코딩으로 제작한 세일즈 관리 시스템(ERP)이 있고, AI 도구에서 바로 조회가 된다.

어떻게 했나

이 작업은 로나(Rona)가 내 업무에 맞춰 만들어준 맞춤 실습을 따라 진행했다. "자사 데이터로 기업 고객 ICP를 역설계한다"는 주제를 주자, Rona가 단계별 실습(데이터 접근 → 고객 추출 → 이력 집계 → 분류 → 구매신호 → ICP 조건 → 근거 정리)을 만들어줬고, 나는 그 흐름을 따라가며 필요한 판단만 얹었다. 전 과정은 AI 코딩 도구 안에서 대화하듯 이뤄졌다.

한국어 단어가 적힌 다채로운 책갈피 세트

1. 데이터부터 열어봤다. 완료된 교육 프로젝트 수십 건을 뽑았다. 그런데 회사 단위로 세니 실제 고객사는 생각보다 적었고, 그마저 소수의 대기업들에 몰려 있었다. 숫자로 보니 "고객 폭을 넓혀야 한다"는 감이 사실로 확인됐다.

2. 진단에서 예상 못 한 걸 봤다. 처음엔 "우리 데이터엔 산업·규모 같은 정보가 없을 것"이라 걱정했는데, 열어보니 대부분 채워져 있었다. 진짜 문제는 데이터 부족이 아니라 표본이 적고 소수 고객에 쏠렸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ICP를 하나로 뭉치지 않고 두 층으로 나눴다 — 대기업 사내 AI교육 조직과의 대형 반복 계약형, 그리고 중소·중견을 소규모 핸즈온 워크샵으로 진입시키는 롱테일형.

3. 여기서 핵심 인사이트가 나왔다. 큰 고객들이 우리 교육을 산 이유는 '특정 산업이라서'가 아니었다. 사내 기업대학, AI 전환(AX) 전담 조직이 있어서 반복 발주가 가능했던 거다. 즉 진짜 예측 변수는 산업이 아니라 "사내에 AI교육을 돌리는 조직이 있느냐"였다. ICP의 축을 산업에서 이걸로 바꿨다.

4. 이걸 점수표로 만들었다. 아웃바운드에 쓰려면 콜드 상태의 회사도 밖에서 채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기준을 전부 "채용공고·뉴스·회사 사이트로 확인 가능한 신호"로 잡았다. 사내 AI교육 조직, 규모, AI 전환 모멘텀, 확장 가능성, 접근성. 현재 고객들로 역채점해보니 대형 반복 고객은 높은 점수, 소규모 단발 고객은 낮은 점수로 실제 행동과 뚜렷이 갈렸다. 모델이 현실을 재현한다는 뜻이었다.

5. 서브에이전트를 병렬로 풀어 후보를 대량 채점했다. 여기서부턴 실습을 넘어선 내 판단이었다 — 산업·그룹별로 버킷을 나눠 여러 에이전트가 동시에 닮은꼴 후보를 발굴하고, 다시 리서치 에이전트들이 회사별로 점수를 매기게 했다. 손으로 하면 며칠 걸릴 발굴·채점이 하루 만에 끝났다.

결과, 그리고 두 번째로 놀란 지점

채점을 돌려보니 후보 상당수가 상위 등급으로 몰렸다. 기뻐할 일 같지만, 뒤집으면 "1순위가 너무 많으면 1순위가 없는 것"이다. 알고 보니 요즘 한국 대기업은 거의 다 기업대학과 AI 이니셔티브를 갖췄다. 그래서 점수만으론 안 갈렸다.

그래서 축을 하나 더 넣었다. "직접 안 짓고 외부에서 사는 성향". 스스로 AI교육을 만들 수 있는 회사는 감점, 우리 검증 포맷을 그대로 복제할 수 있는 곳은 가점. 이 보정으로 진짜 1순위가 추려졌다. 우리 기존 주요 고객들과 인접한 영역에 있으면서, 검증된 포맷을 거의 그대로 제안할 수 있는 곳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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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상위 후보들은 리서치 에이전트로 담당자·최근 신호까지 파고, 회사별 아웃리치 시퀀스(연결요청부터 브레이크업까지 5단계)를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에이전트가 뽑은 담당자 실명을 웹으로 검증했다. 이 단계가 중요했다 — AI가 그럴듯하게 지어낸 이름으로 메일을 보내면 신뢰가 한 번에 깨진다. 출처로 확인된 이름만 실명으로 쓰고, 확인 안 되는 곳은 직책 호칭으로 안전하게 남겼다. 실명까지 완전히 검증된 곳들은 발송 순서·일정까지 캘린더로 짰다.

Lesson

  • ICP는 상상이 아니라 계산이다. - 이미 돈 낸 고객에서 거꾸로 뽑으면 "희망 고객"이 아니라 "진짜 패턴"이 나온다.

  • 점수표만으로는 부족하다. - 대기업들이 다 비슷해 보일 때, 진짜 변별은 "우리가 파는 걸 자기들이 직접 만들 수 있느냐"에서 갈렸다.

  • AI가 준 실명은 반드시 검증한다. - 리서치는 AI에 맡기되, 사람 이름·발송 직전은 사람이 확인해야 한다.

  • 위임의 힘. - 며칠 걸릴 발굴·채점을 병렬 에이전트로 하루에 끝냈다. 대신 내가 한 일은 "무엇을, 어떤 기준으로"를 정하는 것이었다.

이걸 따라 하려면

  1. 완료된 거래(closed-won) 데이터부터 연다. CRM이든 자체 시스템이든 "실제로 산 고객"만.

  2. 공통점을 산업이 아니라 구매를 반복하게 만든 구조에서 찾는다.

  3. 그 구조를 밖에서 관측 가능한 점수표로 바꾼다.

  4. 현재 고객으로 역채점해 모델이 현실을 재현하는지 검증한다.

  5. 그 다음에야 신규 타깃을 채점하고, 실명·연락처는 사람이 최종 확인한다.

숫자가 있는데 방향이 없다면, ICP 역설계부터 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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