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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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에이전트에게도 집이 필요하다 — OpenClaw와 Hermes를 24시간 일하게 만드는 환경

소개

OpenClaw나 Hermes를 처음 설치할 때는 대부분 지금 쓰는 컴퓨터에서 시작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AI 에이전트가 어떤 모델을 쓰는지, Telegram과 어떻게 연결하는지, 어떤 일을 시킬 수 있는지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정기 브리핑과 자동화 작업을 하나씩 맡기다 보니 모델보다 먼저 부딪히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에이전트가 일하려면, 에이전트가 설치된 컴퓨터가 깨어 있어야 합니다.

노트북 덮개를 닫으면 에이전트도 잠듭니다. 컴퓨터를 들고 외출하면 집에서 돌아가야 할 작업도 함께 이동합니다. PC가 꺼져 있으면 예약한 cron도, Telegram 메시지 응답도, 데이터 수집도 실행되지 않습니다.

ChatGPT처럼 필요할 때 열어서 질문하는 도구라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OpenClaw와 Hermes를 ‘24시간 근무하는 비서’로 쓰고 싶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 정해진 시간에 브리핑을 보낸다.

• 사람이 자는 동안 자료를 수집한다.

• Telegram이나 Slack에서 언제든 요청을 받는다.

• 웹사이트와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한다.

• 다른 에이전트나 장비와 작업을 주고받는다.

• 문제가 생기면 상태를 확인하고 복구한다.

이런 일을 맡기는 순간 에이전트에게는 좋은 두뇌뿐 아니라, 24시간 머물며 일할 수 있는 집이 필요합니다.

꼭 맥미니를 사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처음부터 맥미니를 살 필요는 없습니다. 각자 이미 가진 장비와 맡기려는 일에 따라 선택지가 다릅니다.

1. 지금 쓰는 데스크탑

가장 쉬운 시작입니다. 추가 비용이 없고, 설치와 오류 해결도 익숙한 환경에서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데스크탑은 보통 전력 소모가 크고, 소음과 발열도 있습니다. 평소 작업과 에이전트 운영이 한 기기에서 겹치면 재부팅이나 프로그램 충돌 때문에 자동화가 끊길 수도 있습니다.

https://www.gpters.org/nocode/post/desktop-backsmashing-ending-mini-37JRDgf5SnFpmG2

이 글에서도 Windows 데스크탑에서 Hermes를 돌리다가, 24시간 켜둘 때의 전기료와 장비 부담을 고민한 끝에 전용 미니PC를 선택했습니다.

따라서 데스크탑은 먼저 설치해 가능성을 시험하는 장비로는 좋지만, 자동화가 늘어나면 전용 장비를 고민하게 됩니다.

2. 맥북이나 Windows 노트북

노트북도 시작하기에는 좋습니다. 이미 사용 중인 개발환경과 파일이 있고, 별도 장비를 살 필요가 없습니다.

문제는 노트북이 원래 이동하는 작업기라는 점입니다. 덮개를 닫거나 외출할 때 가져가면 집에서 돌아가야 할 에이전트도 함께 멈추거나 이동합니다.

https://www.gpters.org/nocode/post/beyond-telegram-assistant-story-3tMKW8CByNHpEEw

이 글에는 이 차이를 아주 잘 보여주는 비유가 나옵니다.

맥북은 사람이 앉아 일하는 책상이고, 맥미니는 사람이 없어도 돌아가는 공장 라인이다.

노트북 한 대에 사람의 작업과 24시간 워커를 모두 넣으면, 책상을 옮길 때마다 공장도 멈춥니다.

3. 미니PC

가격과 전기료를 줄이면서 전용 장비를 두고 싶다면 미니PC가 현실적인 선택입니다.

Windows에 익숙한 사람은 Windows 미니PC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고, Linux 서버로 구성할 수도 있습니다. 모니터와 키보드를 별도로 두기 어렵다면 KVM 스위치로 기존 데스크탑과 공유할 수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미니PC 사례에서는 20만원대 GMKtec M8을 선택해 메인 데스크탑은 일반 작업용으로, 미니PC는 Hermes와 Telegram 자동화 전용으로 역할을 나눴습니다.

고성능 로컬 모델을 직접 돌리는 것이 아니라 외부의 Claude·Codex·Gemini 등을 두뇌로 연결한다면, 에이전트의 몸이 되는 컴퓨터가 반드시 고성능일 필요는 없습니다.

4. Mac mini

Mac mini는 조용하고 전력 소모가 적으며, 24시간 켜두기 좋다는 점 때문에 에이전트 전용 서버로 많이 선택됩니다. MacBook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파일과 터미널 환경도 비교적 익숙합니다.

https://www.gpters.org/nocode/post/bought-mac-mini-pro-mWEb152uzL54jLF

이 글에서는 맥북에서 돌던 Hermes의 설정, 기억, 세션과 스킬을 맥미니로 옮겼습니다. 최초 설정에는 TV를 HDMI로 연결하고, 이후에는 SSH로 원격 관리했습니다. 공유기에서 고정 IP를 지정하고, 기존 맥북에 남아 있던 Hermes 프로세스를 종료해 두 기기의 충돌도 해결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장비를 사는 것보다 그 장비를 화면 없이 관리하고, 재부팅 후에도 다시 실행되게 만드는 것입니다.

5. VPS

집에 장비를 두고 싶지 않다면 VPS라는 선택지도 있습니다. 인터넷 데이터센터에 있는 작은 컴퓨터를 월 단위로 빌리는 방식입니다.

https://www.gpters.org/nocode/post/my-agent-chief-kim-ikPmvqVqmKx4C3q

이 글에서는 월 약 7달러의 Contabo VPS에 Hermes를 설치했습니다.

https://www.gpters.org/nocode/post/creating-24hour-ai-assistant-eqyBIQASe0iL3h0

이 글에서는 DigitalOcean의 싱가포르 리전을 사용했습니다.

VPS는 집의 정전이나 노트북 상태에 영향을 받지 않고, 외부에서 접속하기도 쉽습니다. 반면 매달 비용이 들고 Linux, SSH, 방화벽, 업데이트와 같은 서버 관리가 필요합니다. 집에 있는 대용량 파일이나 NAS를 자주 사용한다면 연결 구조도 따로 만들어야 합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일단 시험해보기: 지금 쓰는 데스크탑·노트북

• 저렴한 전용 장비: 미니PC

• 조용한 macOS 상시 서버: Mac mini

• 집에 장비를 두지 않는 방식: VPS

• 로컬 모델까지 직접 구동: 고성능 PC·GPU 장비

장비가 여러 대가 되자 Tailscale이 필요해졌다

24시간 운영을 시작하면 장비는 자연스럽게 역할별로 나뉩니다.

제 경우에도 사람이 직접 사용하는 MacBook, 에이전트가 상시 일하는 Mac, 파일과 데이터베이스를 보관하는 NAS, 장소별 PC가 따로 있습니다.

같은 집 안에서는 내부 IP로 접속할 수 있지만, 외부에 나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장비마다 인터넷 공유기의 포트를 열고 주소를 기억하는 방식은 번거롭고 보안상 주의할 점도 많습니다.

이때 Tailscale을 사용하면 떨어져 있는 장비들을 하나의 사설망처럼 연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외부의 MacBook에서 집에 있는 Mac mini에 SSH로 접속하고, NAS 관리화면을 열거나, 에이전트가 다른 장비의 파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모든 서비스를 인터넷 전체에 공개하지 않고, 허용된 내 장비 사이에서 먼저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 편리합니다.

다만 Tailscale만 연결하면 모든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사용하는 노트북이 NAS에 접속하는 것과, Vercel에 배포된 공개 웹서비스가 NAS의 데이터베이스에 접속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공개 서비스에는 별도의 인증과 암호화된 통로가 필요하고, DB 포트를 인터넷에 무작정 공개해서는 안 됩니다.

NAS는 백업 장치에서 에이전트의 창고로

NAS는 보통 사진이나 문서를 백업하는 저장 장치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종과 구성에 따라 Docker 컨테이너, 웹서비스, PostgreSQL 같은 데이터베이스도 운영할 수 있습니다.

에이전트를 오래 사용하면 저장할 것이 계속 늘어납니다.

• 에이전트의 설정과 기억

• 수집한 자료와 작업 결과

• 웹서비스의 사용자 데이터

• 실행 로그

• 장애에 대비한 백업

이런 자료를 여러 컴퓨터에 흩어 놓기보다 NAS를 공용 창고로 사용하면, 작업 장비가 바뀌어도 같은 데이터를 이어서 쓸 수 있습니다. 저도 이번에 NAS를 단순 백업 장치가 아니라, 실제 서비스를 오래 유지하기 위한 데이터베이스 운영 장비로 사용하게 됐습니다.

챌린지보드 DB를 Supabase에서 NAS로 옮기게 된 이유

제가 운영한 챌린지보드는 Vercel에 웹페이지를 배포하고, 데이터는 Supabase에 저장하는 구조였습니다.

Supabase는 정말 편했습니다. 서버를 직접 만들지 않아도 데이터베이스를 빠르게 준비할 수 있고, 웹서비스와 연결하기도 쉽습니다. 스터디 기간 안에 결과물을 빨리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는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하지만 무료 플랜에서는 제가 사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 수에 제한이 있었습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려면 기존 프로젝트 하나를 멈추거나 지워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스터디가 끝나고 시간이 지나면 챌린지보드는 아카이빙한 뒤 닫을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챌린지보드를 계속 사용하고 싶어 하는 분이 있었고, 스터디가 끝났다는 이유만으로 작동하는 서비스를 없애는 것도 아쉬웠습니다.

NAS에 직접 데이터베이스를 두면 Supabase의 무료 프로젝트 수를 차지하지 않습니다. 이미 가지고 있는 장비를 활용하므로, 챌린지보드를 더 오래 유지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기수가 끝난 뒤 순위 경쟁보다는 사용자가 직접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등록하고 계속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확장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NAS로 옮길 수 있다는 것은 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가능성이 아니라 귀찮음이었습니다.

DB를 만들고, 기존 데이터를 옮기고, 웹서비스의 연결 설정을 바꾸고, 정상 작동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중요하지만 당장 급하지 않은 인프라 작업이라 계속 미뤘습니다.

이번에는 그 이전 작업을 제 Hermes 에이전트에게 맡겼습니다.

이 경험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에이전트가 새로운 기술을 알려준 것이 아닙니다. 제가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미루고 있던 일을 실제로 시작하게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Supabase가 나쁘기 때문에 NAS로 옮긴 것도 아닙니다.

• Supabase는 빠르게 시작하고 운영 부담을 줄이는 데 유리합니다.

• NAS의 self-hosted DB는 프로젝트 수를 직접 정하고 오래 보존하는 데 유리합니다.

• 대신 NAS를 선택하면 보안, 업데이트, 백업, 장애 복구도 직접 책임져야 합니다.

클라우드의 편리함을 포기하고 무료만 좇은 것이 아니라, 짧은 스터디 프로젝트에 적합했던 구조를 장기 보존에 적합한 구조로 바꾼 것에 가깝습니다.

24시간 운영은 ‘계속 켜두기’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컴퓨터를 24시간 켜놓았다고 해서 안정적인 에이전트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게이트웨이나 프로세스가 죽으면 다시 시작해야 하고, 재부팅 뒤에는 자동으로 올라와야 합니다. 로그가 있어야 원인을 찾을 수 있고, 데이터베이스는 별도로 백업해야 합니다.

「헤르메스 OpenClaw 상호 watchdog」에서는 한 PC에서 돌아가는 Hermes와 OpenClaw가 서로의 상태를 확인하고, 한쪽이 죽으면 다른 쪽이 다시 살리도록 구성했습니다.

이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명확합니다.

24시간 전원이 켜져 있는 것과 24시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다릅니다.

장기 운영에는 다음이 함께 필요합니다.

• 부팅 후 자동 실행

• 상태 확인과 장애 알림

• 자동 재시작

• 외부에서 안전하게 접속할 방법

• 데이터 백업과 복구 절차

• API key와 비밀번호 관리

• 정기 업데이트

결과와 배운 점

처음에는 어떤 모델이 더 똑똑한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에이전트를 실제 생활과 업무에 넣으면 다른 요소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 모델은 에이전트의 두뇌입니다.

• Mac mini·미니PC·데스크탑·VPS는 몸이자 집입니다.

• Tailscale은 여러 장비가 만나는 전용 통로입니다.

• NAS와 데이터베이스는 기억을 보관하는 창고입니다.

• watchdog과 백업은 쓰러졌을 때 다시 일어나게 하는 안전장치입니다.

처음부터 이 모든 것을 갖출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쓰는 컴퓨터에 OpenClaw나 Hermes를 설치해 먼저 경험해보면 됩니다. 그러다 노트북 덮개를 닫았을 때 아침 브리핑이 오지 않고, 외출 중에 에이전트가 대답하지 않으며, 계속 남겨두고 싶은 데이터가 쌓이기 시작한다면 그때가 다음 환경을 고민할 시점입니다.

저에게 챌린지보드의 NAS 이전은 단순한 DB 이동이 아니었습니다. 스터디 기간에만 쓰고 닫을 수도 있었던 결과물을, 더 오래 살아 있는 서비스로 바꾸는 일이었습니다.

에이전트의 성능은 어떤 모델을 쓰느냐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언제든 일할 수 있는 몸, 장비를 연결하는 네트워크, 기억을 보존할 저장소, 죽었을 때 다시 살아나는 운영체계까지 갖춰질 때 비로소 ‘24시간 일하는 동료’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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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한 사례글

• 맥미니 없이 24시간 AI 비서 만들기

• 데스크탑 등짝 스매싱 엔딩, 미니PC 입양과정

• 맥미니 프로를 질렀습니다 — AI 에이전트 이사 프로젝트

• 헤르메스로 시작하는 나의 에이전트 김실장

• 텔레그램 비서를 넘어서 — AI 회사를 차리고, 일터를 둘로 나눈 이야기

• 헤르메스 OpenClaw 상호 watchd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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